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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국토부는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 중단하고 공개검증에 즉각 나서라!





지난주 목요일 국토부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가능성 검토용역 결과 공개를 생략하고 기습적으로 환경부에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를 제출하면서 제주도가 발칵 뒤집혔다. 수면 아래 잠재해 있던 사회갈등이 다시금 폭발하며 대혼란으로 빠져든 상황이다. 더군다나 국민의힘이 제2공항을 핵군사전략기지화 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한 뒤, 이어서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재개를 선언한 것이기에 제2공항의 군사기지화에는 더더욱 짙은 의혹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게 되었다.

이런 가운데 국토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재개에 나서겠다며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 작성에 근거가 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가능성 검토 용역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전략환경영향평가의 절차와 무관하게 진행된 용역이기 때문에 법상 비공개할 어떠한 이유도 없는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국정감사에서 본인들이 제주도가 원한다면 공개하겠다고 했던 그 보고서임에도 제주도의 공개 요구를 철저히 묵살하며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

국토부가 보고서 내용을 꽁꽁 싸맨 이유는 결과적으로 자신들이 만든 보고서가 엉터리이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반려 사항을 검토하겠다며 업체에 용역을 맡긴 기간은 고작 6개월이다. 방대한 문헌조사, 현장조사, 보고서 정리를 포함해 고작 6개월의 짧은 시간 동안 보완 가능성을 검토했다는 말이다.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는 수년간의 보완에도 불구하고 반려 처분을 받은 엉터리 사업이다. 고작 6개월 만에 그 모든 하자를 극복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사기다. 실제 국토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공개한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요지를 보면 이런 의혹은 더욱 깊어진다.

환경부가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한 사유는 크게 4가지다. ▲조류 및 그 서식지 보호 방안에 대한 검토 미흡 ▲항공기 소음 영향 재평가 시 최악 조건 고려 미흡 및 모의 예측 오류 ▲다수의 맹꽁이(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 서식 확인에 따른 영향 예측 결과 미제시 ▲조사된 숨골에 대한 보전 가치 미제시 등이다. 이에 국토부가 제시한 보완 요지를 보면 환경을 파괴하겠다는 내용으로 점철되어 있다.

먼저 철새와 관련해서 철새를 보호하겠다면서 대체 서식지를 만들어 기존 서식지에서 철새를 내쫓는 내용이 버젓이 들어가 있다. 철새의 서식지와 관련하여 기존 서식지를 이전해서 성공했다는 내용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그리고 그 서식지에 수천 마리의 철새를 유인할 방법도 존재하지 않는다. 말이 좋아 서식지 이전이지 쉽게 얘기해서 서식지를 파괴해서 철새를 내쫓겠다는 말이다.

또한, 조류충돌 문제와 관련하여 국토부는 철새의 이동 고도를 철새에 GPS 신호장치를 부착해서 확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2공항 예정지에 인접한 철새도래지를 찾는 철새만 200여 종에 달하고 종마다 비행고도가 상이하다. 그 짧은 시간에 도대체 어떻게 철새별 비행고도를 조사하고 반영한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용역 보고서는 비공개하면서 단시간 내에 이런 모든 내용을 보완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맹꽁이 서식지 보호와 관련해서도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 많다. 사업부지 내 맹꽁이 밀도가 도내 맹꽁이 서식밀도와 차이가 없다는 궤변으로 사업부지 내 맹꽁이를 강제적으로 이주해 서식지를 파괴해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지역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아니라 제주도 전체의 맹꽁이 서식밀도로 문제를 희석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맹꽁이의 경우 서식반경 자체가 매우 협소해 바뀐 서식지에서 제대로 된 생존이 가능한지에 대한 연구도 없다. 게다가 현 서식지를 보전하면 조류를 유인하게 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있다. 결국, 현재의 맹꽁이 서식지를 보전할 수 없다는 것인데 이는 곧 현 제2공항 입지가 생태적으로 매우 부적정함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숨골에 대한 부분은 더욱 기가 찰 노릇이다. 맹꽁이와 마찬가지로 성산읍의 숨골 빈도와 분포가 제주도의 다른 지역과 비교해 유의미하지 않다는 주장을 한다. 6개월의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제주도 전역에 대한 숨골의 빈도와 분포를 알아낸 것인가? 제주도 전역의 숨골분포를 정밀조사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고 일부 공간을 대상으로 지엽적인 조사만 이뤄진 상황에서 도대체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성산읍 지역은 하천이 발달하지 않은 곳이지만 곳곳에 분포하는 많은 숨골과 화산지질, 지형의 특성상 빗물이 지하로 빠르게 유입되어 지표면 유출이 많지 않은 특성을 갖는다. 그런데 성산읍 지역에 숨골이 제주도 다른 지역에 비해 빈도와 분포에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이번 보완 가능성 검토용역의 전문성이 얼마나 결여되어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보전 가능한 숨골만 보전하겠다는 국토부의 태도다. 도민사회와 숨골 보전에 대한 그 어떠한 공론절차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보전 가능한 숨골과 아닌 숨골을 나눴다는 말인가? 국토부가 무슨 근거와 논리로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항공기 소음 예측 미흡 문제도 가관이다. 소음문제는 공항 인근 주민들의 건강에 직접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매우 치밀하게 검토되고 다뤄져야 할 문제다. 그런데도 국토부는 이 내용마저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국토부가 공개한 내용을 보면 도대체 어떤 문제를 어떻게 보완했는지 확인이 안 된다. 그만큼 이번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얼마나 불투명한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근본적으로는 이런 보완 내용을 모두 떠나서 제주도에 두 개의 공항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가? 이미 1,400만 명 전후의 관광객으로도 제주도의 생활환경의 수용력은 포화상태에 놓여 있다. 생활환경과 밀접히 관련된 생활쓰레기, 생활하수, 대기질, 상수도공급, 교통체증 모든 면에서 제주도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지금의 관광객도 버거운 마당에 관광객을 더 많이 받자는 제2공항 계획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이란 말인가? 제주도내 발생 생활쓰레기 처리를 위한 500톤 규모의 소각장도 운영 2년 만에 추가 소각장을 신축하는 제주도에서, 하수처리도 버거워 증설 논란을 반복하며 사회갈등이 첨예한 제주도에서, 미세먼지가 최악인 상황에 서울보다 체증이 심한 교통환경을 가진 제주도에서, 삶의 가장 기본이 되는 상수도 공급도 힘들어하는 제주도에서 어떻게 더 많은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인지 국토부는 분명히 답해야 한다.
그리고 제2공항 건설이 마치 항공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국토부의 거짓선동도 묵과할 수 없다. 국토부가 보도자료에서 제2공항의 건설 명분으로 내세운 지난해 12월 22일부터 24일까지의 기상악화 관련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제주공항에서는 지난해 12월 22일부터 24일까지 많은 눈으로 다수의 항공편이 결항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런데 이는 제주공항 주변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니다. 제2공항 입지인 성산지역은 오히려 제주공항에 몇 배에 이르는 적설량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런 내용은 쏙 빼놓고 결항과 크게 연관이 없는 풍속자료만을 공개해 마치 또 다른 공항이 있었다면 결항이 없었을 것처럼 선동하고 있다.

이에 더해 국토부는 보도자료에서 착륙 중 활주로 이탈사고를 낸 항공기를 지목하며 제주공항이 매우 위험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사고를 낸 항공기는 다른 항공사가 안전을 고려해 사전결항 조치를 내린 것과 달리 유일하게 제주공항에 무리하게 착륙한 항공기다. 제주공항의 기상 문제로 발생한 항공기 이탈사고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항공사가 무리하게 운항을 결정해 낸 인위적인 사고였다. 게다가 이 항공기는 사고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날에도 승객을 태우고 운항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국토부가 무리하게 운항을 한 배경과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그런데 이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한 이유가 제주공항의 기상악화 때문이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두 개의 공항이 필요하다는 식의 논리 전개는 그 자체로 비약이자 사기이며 선동이다.

설령 국토부의 주장대로 안전을 위해서 제2공항이 필요하다면 왜 지금의 위험한 제주공항은 아무런 조치 없이 운영하고 있는가? 그렇게 위험하다면 당장 운항횟수를 줄이고 취항 가능한 항공사도 제한해야 마땅하다. 또한, 제주공항의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안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런데 국토부는 안전 문제가 최우선이라면서 제주공항에 대한 개선에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가장 중요한 관제탑에 대한 신축도 겨우 이제야 시작하는 단계다. 국민 안전을 최우선한다는 국토부가 정작 제주공항의 개선을 외면하면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소홀히 하고 있다.

결국, 제2공항은 제주도민의 삶과는 전혀 무관하게 오로지 토건세력의 배를 불리고 부동산 투기꾼의 이익을 보장하고 국토부의 기득권을 보호하고 확장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사업이다. 그리고 제주도 군사기지화를 통해 동북아의 평화를 깨고 군국주의의 망령을 되살리려는 극우 포퓰리즘의 전형일 뿐이다. 국토부가 존중하겠다던 제2공항에 대한 도민사회의 반대결정도 짓밟고 오로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정치적 이익에만 몰두하여 대국민 약속을 어기고,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를 역행하는 제2공항 추진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그리고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국토부가 그렇게 자신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공개검증의 자리로 당장 나서길 바란다. 전략환경영향평가 자료의 공개는 국토부 장관의 정무적 판단으로 가능한 사항이다. 법상에도 반드시 비공개하라는 조항은 존재하지 않는다. 정말 제2공항이 환경적으로 가능한 사업임을 국토부가 증명할 수 있다면 이번 사업을 반대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 정말 국토부가 사회갈등을 종식시키고 봉합하고자 한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를 공개하고 공개검증의 장으로 나서라.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제주지역 국회의원들에게도 분명히 요구한다. 제2공항은 이미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핵전력 운용이 가능한 군사기지로 추진하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게다가 사업의 추진에 제주도와 도민사회를 철저히 배제하고 있음이 명확해졌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의 제2공항 강행추진에 분명한 반대입장과 함께 국토부가 작성한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의 공개 및 그에 따른 검증을 강력히 요구하라.

오늘 이 기자회견은 제2공항의 강행추진을 막아내는 첫 시작점일 뿐이다. 우리는 가능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제2공항의 강행을 막아내고 백지화시켜낼 것이다. 우리는 도민사회와 함께, 제2공항을 반대하는 국민과 함께 강력히 연대하여 더욱 힘찬 투쟁을 이어갈 것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선언한다.


2023년 01월 10일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