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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복지부의 제주영리병원 조건부 수용 관련 성명(10.1)



‘복지’는 안중에도 없는 보건‘복지’부?
― 보건복지가족부의 제주 영리병원 조건부 수용, 스스로 발등 찍는 격  ―



  보건복지가족부가 제주 내국인영리법인병원 설립에 대해 조건부로 수용하겠다는 최종 입장을 국무총리실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유지, 기존 비영리법인의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전환 금지, 법인 허가제 및 복지부 장관의 사전승인 등의 조건을 전제로 수용하겠다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또한, 복지부가 밝힌 바 있던 절차를 스스로 어기는 꼴이기도 하다.


  도민 동의 없이는 추진하지 않겠다던 제주도의 입장이 아무런 근거 없이 번복된 것에 대한 문제는 수차례 제기되어 왔다. 게다가 명확한 조항 없이 단지 ‘핵심과제’라 호도되며 도의회에 제출된 ‘안’이 처리되는 과정이 합리적이지 못했음은 잘 알려진 바와 같다.


  제주도정의 이러한 밀어붙이기식 처리과정과 맞물려 복지부는 11월경 도출될 예정인 정부용역의 결과와 찬반의견 등을 수렴하여 영리병원도입 수용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각종 공기업의 민영화를 추진하려 한다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정부 입장에서도, 영리병원 문제가 그만큼 신중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제주지역의 시민사회를 비롯한 전국의 많은 국민들은, 복지부가 제주도정의 절차적 하자 문제에 대한 조정자이자, 나아가 국민건강권을 사수할 수호자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스스로 정한 최소한의 절차조차 지키지 못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정부기관으로서의 신뢰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조정자와 수호자의 역할을 사실상 폐기하였다. 또한 향후 법리싸움과 현실여건 등에 의해 유명무실해질 것이 극명한 조항들을 조건으로 내세움으로써 안일한 현실인식 능력을 스스로 보여주었다.
 
물론 복지부가 여러가지 조건들을 전제한 것으로 보아, 의료민영화의 폐해에 대비한 나름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자평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주도에 한해 영리병원을 조건부 설립하겠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마땅히 보장받아야 할 사회적 안전망으로부터 제주도민을 배제하겠다는 위험한 발상이며 △제주영리병원이 향후 전국적 의료민영화의 불씨가 되는 것을 수수방관하겠다는 무책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2009.  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