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감사위원회 독립, 시기상조?
감사위원회의 독립을 둘러싼 논란이 작년부터 지속되어 오고 있다. 제주지역시민사회단체와 학계를 비롯, 제주도의회 등은 현재 제주도 소속으로 되어 있는 감사위원회를 의회 산하로 두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 여건에서 감사위원회의 기능과 위상, 독립성 강화를 위해 필요한 대안임을 주장해 왔다.
출범 3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감사위원회는 수많은 성과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에 대해 불편부당한 감사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는 감사위원회의 상위기관이 제주자치도라는 현실적 물리적 구조에 기인한다. 더욱이 최근 법제처에서 제주도지사에게 별도의 감사권한이 있다는 내용의 유권해석을 함으로써, 감사권한과 더불어 감사기관(감사위원회)까지 거느리게 된 제주도지사의 권한은 실로 막강해진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주도의회가 감사위원회의 독립성 확보방안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김태환 지사는 ‘출범 3년만에 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시기상조론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 해부터 시민사회단체와 학계, 제주도의회, 다수의 국회의원까지 나서서 감사위원회의 독립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유독 지사만 시기상조론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감사위원회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기를 요구해 온 그간의 제주지역의 여론에 대해 애써 귀를 닫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향후 4단계 제도개선과제 발굴을 위한 연구용역이 추진될 예정이다. 제주의 미래를 위한 여러 가지 요구와 대안이 제시되고 있으나 제주도정은 이에 귀를 기울여 제도개선 과제를 스스로 발굴하려는 노력보다는, 형식적이고 일방적인 법률개정과 권한이양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제주도정이 제주특별‘자치’도의 실현을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면 민의(民意)에 귀를 기울이고 의견을 수렴하는 진정성과 더불어 최소한의 절차적 민주성이나마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2009.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