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집행중단'을 요구받은 선심성예산을 즉각 폐지하고, 이번 기회에 관련제도의 개선에 나서길 바란다.
▲사진은 2003년 11월 28일 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열린 참여환경연대 2004도예산관련 기자회견 장면입니다.
1.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가 2005년도 제주도 편성예산 중 19가지 항목에 대해 선거법 위반 이유를 들어 이의 집행중단을 요구하였다.
2. 우리는 과거 몇 년 동안 해마다 도의 예산편성과 관련하여 선심성, 낭비성 항목의 삭감을 요구하여 왔다. 그럼에도 관행적으로 반복돼 온 선심성 예산편성의 문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공교롭게도(?) '선거법 위반'을 이유로 선관위에 의해 이 문제가 제동이 걸리게 된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3. 우리는 이번 선관위의 선심성 예산항목에 대한 '집행중단' 요구는 다름 아닌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일부가 사실상 정치적 동원수단으로 전락했음을 증명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밀실편성 관행이 법률적인 이유로도 더 이상 용납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 생각한다.
4. 하지만, 확인한 바에 따르면 선관위의 도예산 일부항목에 대한 선거법 위반소지 '안내'는 이미 작년 12월 도의회 예산편성안 심의 이전에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도는 이 항목을 그대로 도의회 심의안에 반영시켰고, 이에 따라 이번에 재차 선관위의 요청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황이라면 선관위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문제항목으로 지적된 예산항목에 대해 도가 이를 그대로 집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문제가 된 항목 대부분이 이미 오래전부터 관행적으로 계속돼 오던 지원항목이라는 점이 이런 개연성을 부추긴다.
5. 따라서 우리는 선관위에 의해 사실상 '집행중단'을 요구받은 예산항목에 대해 도는 즉각 이의 폐지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이번 사례가 '일부'에 불과할 수 있다는 선관위의 지적처럼 선관위가 제기한 항목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제주도와 각 시군은 다른 지원항목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파헤쳐, 이번 기회에 자치단체의 예산지원 관행을 청산하고 선심성 논란을 매듭짓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관련제도의 개선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에 나서길 바란다.
2005. 1. 21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고호성·이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