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상 해외 출장 관련 정부 권고안 무시한 제주도의회, 부끄러움은 도민의 몫인가?
오늘(4월 29일)자 한라일보 기사에 따르면, 제주도의회는 불투명한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 출장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권고한 조례 개정 요구를 1년 넘게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전국 광역의회 해외출장 실태조사 결과, 의원 1인당 해외 출장을 가장 많이 다녀온 곳이 제주도의회였다. 횟수가 많은 것도 문제이지만, 해외 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정부 권고안이 1년 넘게 무시되었다는 사실은 제주도의회가 그동안 해외 출장을 외유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 일으킬 수밖에 없으며, 분노와 더불어 제주도민으로서 부끄러움까지 느끼게 하고 있다.
작년 1월, 행정안전부는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출장 관련 개선을 위한 표준안을 만들어 조례 개정을 요구하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제주도의회 사무처는 ‘제주도 의회의원 공무국외출장 조례 전부 개정안’을 마련해 소관 상임위인 의회운영위에 제안했지만,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의회 운영위는 “당시 간담회에서 다른 시도의회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이 많아 개정을 보류했다”라고 밝혔다. 자치의 모범이 되어야 할 대한민국 1호 특별자치도의회가 이러한 태도를 가진 것은 필요할 때만 ‘특별자치’를 가져다 붙이는 제주도의회의 본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 결과라고 평가한다.
행안부가 표준안 반영을 요구한 내용에는 출장계획서를 공무국외출장심사위원회 심의·의결을 마친 후, 3일 이내 누리집에 게시하도록 하고, 출국 45일 전에 누리집에 올려 주민 의견을 수렴하도록 한 것과 기존에는 출장 후 15일 이내 허가권자(지방의회 의장)에게 제출하고 60일 이내 의회에 보고만 하면 됐지만, 표준안은 심사위가 출장 결과의 적법·적정성도 심의하도록 해서 사후관리를 강화하도록 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를 반영해서 울산·인천·전남 등 시도의회는 지난해 이미 조례 개정을 마쳤다. 그럼에도 일부 시도의회가 개선에 나서지 않자 행안부는 작년 11월말 2차 표준안을 마련해 다시 전국 의회에 개정할 것을 권고한 상황이다. 2차 표준안에는 1차 권고안에 더해 임기 만료 1년전에는 의원들의 일반 국외출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외국정부 초청·국제행사 참석·자매결연 체결 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이밖에 심사위원에 주민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1개 이상의 시민단체 대표 또는 임원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했다. 행안부는 2차 표준안을 발표하면서 부당한 해외 출장이 적발될 경우 재정상의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상황이 여기에까지 이르자, 제주도의회 사무처는 다시 조례 개정을 시도 중이다. 작년 11월에 2차 표준안이 발표되었지만 오는 4월 30일(내일)에야 운영위 소속 위원들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연다고 한다. 뒤늦게 다시 사무처에 의해 조례 개정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 현 제주도의회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한다. 이 한가지로 12대 제주도의회에 대한 도민의 평가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특별자치도’의 완성을 이야기하려면 특별자치도다운 면모를 만들어가고 있는가를 돌아봐야 한다. 제주도의회는 원포인트 임시회를 편성해서라도 조례 개정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생각하고 각성하기를 바란다.
2026. 4. 29.
(사)제주참여환경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