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스로 정치인 아닌 행정가라 공언, 도민은 왜 그를 선출했나? -
- 8년간 겪어온 제2공항 도민 고통 외면, 환경영향평가 절차로 도의회에 공 떠넘기기 -
- 제2공항 고시절차 용인은 제2공항 사업의 필요성에 대한 암묵적 동의, 돌이킬 수 없어 -
- 도민이 준 도지사의 권한 행사해 마땅히 제2공항 문제 검증에 나서야 -
7월 1일은 오영훈 도정 출범 1년이 되는 날이다.
‘도민이 주인이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영리병원과 제2공항에서 도민의 주권을 짓밟았던 원희룡 전지사와 대비를 꾀했던 오영훈 제주도지사 후보는 당선 후, ‘다함께 미래로’, ‘빛나는 제주’라는,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를 모호한 말로 모습을 바꾸었다. 행보도 달라졌다. 각종 행사에서 보기 좋은 사진을 찍어 올리는 모습만이 등장하고, 제주 현안에 대해서는 지극히 말을 아낀다.
출범 1년이 되는 지금, 도민들은 오영훈 도지사가 앞으로 임기 내내 이런 모습을 유지할 지에 대하여 걱정하기 시작했다. 특히, 제주의 최대 갈등 사안인 제2공항 문제에 대한 대처는 도민이 겪는 고통을 공감은 하고 있는 것인지 심각한 의문을 갖게 한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제2공항 기본계획이 고시되었다고 해서 절차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제주도 동의 절차가 중요 분기점이 될 것이라 발언했다.
오영훈 도지사는 이런식으로 결국, 제주도의회에 공을 넘겼다. 지금까지 8년간 고통을 겪어 온 도민들은 외면한 채, 또 다시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이어질 약 3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리라’는, 무책임한 말을 도민 앞에 쏟아냈다. 오영훈 도지사는 그의 임기 마지막 해에 어떤 권한을 가지게 될 것인가.
전락환경영향평가와 기본계획은 매우 중요한 절차다. 전략환경영향평가는 제2공항이 필요한 사업인지, 적정한 입지를 선택했는지 판단(계획의 적절성, 입지의 타당성)하는 단계다. 여기서 제주도지사가 제2공항의 필요성과 입지의 타당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그를 바탕으로 세워진 기본계획안에 동의한다는 말이 된다. 그렇게 기본계획이 고시되면, 이후 이어질 환경영향평가는 환경영향에 대한 저감방안만을 다룰 뿐이다. 오영훈 지사가 이 차이를 모를까? 모른다면, 더 큰 문제다.
책임있는 도지사라면 먼저 나서서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기본계획에 대해 검증하고, 국토부가 공동검증에 나서지 않을 경우, 제2공항 사업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는 것이 도지사로서의 책임있는 자세다. 법적 권한이 없어서 못하겠는가? 오영훈 도지사는 도민이 그럴 권한을 주었고, 그 권한을 행사할 책임이 있다. 그 책임을 못하면, 심판받는 정치인이다.
2023. 6. 30.
(사)제주참여환경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