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안녕하십니까?
대선과 교육감 선거의 분주한 시절에도 겨울은 그 찬 기운을 조용히 밀어 넣고 있습니다. 생기 있는 운신도 좋지만 아무래도 겨울은 따뜻한 아랫목으로 우리를 향하게 합니다.
올 겨울에는 이른바 ‘생계형’이라 불리는 노점상들이 부쩍 많아진 듯 합니다.
눈발 흩날리는 겨울 거리에서 붕어빵 몇 마리와 뜨거운 오뎅 국물로 허기를 채우는 일상이 정겹게 느껴 질만도 합니다만, 풍요가 만연한 이 시대에 ‘생계’와 ‘일자리’가 화두가 되고, 그 수단으로 늘어나는 노점상의 세태를 마주하며 정겨움보다는 슬픔이 앞서는 것도 사실입니다.
고진감래라고 했듯이 6~70년대를 거슬러 80년대를 관통하며 우리사회는 가난을 딛고 눈부신 경제성장을 일궈냈습니다. 분명 그 열매는 달고 풍요로워야 할 것입니다. 풍요의 실체도 존재합니다. 그런데 아직도 고통이 계속되고 있으니, 그것이 바로 ‘양극화’라 일컫는 우리시대의 자화상일 것입니다. 선진화 담론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사회는 부패와 위법, 거짓의 문제가 늘 큰 일이 되는 낙후의 모습만 되풀이 합니다.
시민운동은 부패에 맞선 반부패, 일방주의에 맞선 참여민주주의, 개발에 맞선 지속가능성을 위해 앞장서 왔습니다. 이제가 분배의 정의를 세우고 평화의 시대를 열기 위해 나가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시대는 다시 부패와 정경유착, 권위주의로 회귀할 태세입니다.
시민운동이 많은 일을 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할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시민운동을 바라보는 시선은 이제 냉담하기만 합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어려운 시대를 건너느라 모두가 힘든 탓입니다. 이 힘든 시대를 대면하는 시민운동은 더욱 깊은 성찰과 예민한 노력으로 스스로를 다시 세워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감시와 비판에 예각을 놓지 않으면서도, 모두의 미래를 위한 참다운 대안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따뜻한 인간주의의 가슴도 내밀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모두가 눈발이 흩날리는 겨울거리에 서 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따뜻한 자리를 만들려고 합니다. 이 자리가 또한 명민한 지적과 통찰이 교환되는 소통의 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2007. 12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허남춘, 고안나, 허진영
사무처장 고유기 배상
제주참여환경연대 후원의밤 2007년 12월 21일(금) 오전 11시 ~ 오후 11시 Six Of Cups (시청 후문 한성서적 4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