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사랑하는 도민 여러분 !
오늘 제주의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강정 주민들은 김태환 지사를 심판하기 위한 주민소환운동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먼저, 도민이 선출한 도백을 그 임기가 다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심판대에 세우고자 하는 우리의 심정은 그 참담함이 말할 수 없이 큽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몇 번의 망설임과 고뇌 끝에 이 일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음을 고합니다.
▲ 도민여러분 함께 해 주십시요 | ||
민주주의는 진실해야 하며, 늘 낮은 곳으로 향해 있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민주주의를 통해 진정한 풀뿌리 자치로 거듭나야 할 특별자치가 거꾸로 무소불위의 권력만을 키워주고 있습니다. 주민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내몰고만 있습니다.
도민 여러분 !
감히, 우리는 김태환 도지사의 그간 도정운영을 ‘전횡’이라고 규정합니다. 도지사가 있으면 의회가 있는데도, 주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통제될 수 없는 권력’의 표본입니다. 제주도 전체에서 작은 마을, 몇 안 되는 주민들이라고 그들의 고통을 어루만지고 보살피기보다는, 국가논리에 먼저 귀 기울이고 굴종하고 주민들을 탄압하는 것은, 모두의 어버이여야 할 도백이 실은 자신의 안위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자백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김태환 지사의 독선과 오만에 대해 많은 도민들이 어찌할 수 없는 분노에 처해 있음을 압니다. 그래서 미력이나마 우리가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역의 많은 정치인, 많은 지식인들이 있고, 그들에게 호소도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견제와 감시에 나서야할 의회가 있지만, 정면에서 의회의 의견조차 묵살해버리는 도지사의 모습은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도민 스스로가 오만한 도지사를 심판하고 도정을 바로 세우는 일에 나서야 합니다.
주민소환은 유일하게 이를 보장하는 합법적 수단인 것입니다. 도민 여러분 ! 우리의 결정 앞에는 수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음을 압니다. 하지만, 도민 여러분 ! 우리가 나설 수밖에 없는 수많은 이유들을 제껴놓고, 바로 여러분의 이웃인 강정마을 주민들이 처한 고통을 어떻게 모른 척 할 수 있겠습니까? 강정마을 주민들은 바로 여러분의 이웃이자, 친지입니다. 오랜 세월 이 제주섬에서 고락을 함께해 온 우리의 형제이며 자매입니다. 왜 우리의 형제, 자매가 부당한 국가사업으로 말할 수 없는 고통의 삶을 살아야 합니까? 왜 도지사는 우리의 강정마을 주민들을 지켜주지 못합니까? 어떻게 이런 도지사를 인정할 수 있겠습니까!
도민 여러분 !
김태환 지사는 찬반을 넘어 제주 해군기지 문제를 통해 제주사회를 큰 어려움에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군사기지 문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제주의 100년 대계가 걸린 숙명적인 문제로 우리는 여겨 왔습니다. 이런 중대한 문제를 도민의 여론을 무리하게 끌어내 일방적인 유치결정에 나서더니, 최근 체결된 MOU 내용이 보여주듯, 국가에게 제주를 군사기지의 섬으로 만들 수 있는 빌미만 제공하고 말았습니다. 더욱이 김태환 지사는 주민갈등 해결에는 단 한 번도 진심어린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도민 여러분 !
김태환 지사에 대한 소환운동은 잘못된 제주의 방향을 소환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적어도 제주가 제주다움을 잃어버리고, 함께하던 우리의 이웃들을 고통으로 내몰리는 쪽으로 가서는 안 될 것입니다. 나아가 우리가 벌이는 소환운동은 군사기지 추진논리로 누더기가 된 평화의 섬 제주의 비전을 다시 세우고, 제대로 된 풀뿌리 민주주의를 새롭게 일구는 일이라 믿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어려운 결단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도민 여러분 !
하지만 이 일은 도민 모두의 마음과 기운이 모였을 때 가능할 것입니다. 바쁜 일상과 눈앞의 걱정도 많으실 줄 압니다. 하지만, 이 일이 도민 여러분 각자가 처한 삶을 더 좋은 삶으로 바꾸는 일에 다름 아님을 믿고, 함께 해주시길 요청합니다. 그래서 ‘희망’이 단지 절망의 하소연이 아닌, 살아 움직이는 가능성이 되도록 함께 만들어가도록 합시다. 도민 여러분의 참여는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충분한 의미와 교훈으로 남을 것입니다. 도민 여러분의 힘과 마음을 기다리겠습니다.
2009.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