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최근, 구 제주대병원 활용과 관련한 여러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작년 6월에는 도의원, 주민자치위원장, 상가대표등이 참여하는 ‘제주대병원 도심캠퍼스 설치 추진위’가 구성돼 서명운동등을 펼치고, 제주대 캠퍼스 이전을 제주도와 제주대에 제안한 바 있다. 또한 제주도 한의사회는 한방관광을 연계한 한방병원 설립을 제주도에 제안한 바 있으며, 제주대학교 측에서도 관련 용역결과에 따른 대안을 최근 주민들에게 공개하고 설명회를 개최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참여환경연대는 26일 목요강좌를 통해 구제주대 병원을 ‘국립한방병원’으로 활용하자는 신용인 변호사의 주장을 들어보는 기회를 가졌다.
신용인 변호사의 구제주대병원의 국립한방병원 활용 제안은, 제주의 미래에 대한 생각에서 비롯된다. 신변호사는 현재 제주도정이 추진해오고 있는 국제자유도시 정책이 제주비전으로 적합하지 않고, 마치 ‘유행이 지난 옷을 껴입는 것’처럼 현실성도 뒤쳐질뿐더러 제주의 적성과 소질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면서 신변호사는 제주의 비전은 국내 어느지역보다 뛰어난 천혜의 생태, 문화에서 찾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제주를 생태평화의 섬으로 만들 것을 제안하고 있다.
여기에 구 제주대병원을 활용한 국립한방병원 설립과 이를 매개한 한방(대체의학)관광타운을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 신변호사의 주장이다. 신변호사에 따르면, 대체의학 시장은 250조원에 달하며, 국내시장도 5조원 규모에 이른다. 이미 국내사례로 경북 영천의 경우, 국내 한약재 거래의 30% 이상이 이뤄질 정도로 한방특화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따라서 더 좋은 조건의 제주는 국내 ‘자연치유 메카’로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적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 국립한방병원의 설립은 이를 위한 물리적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또한 친환경농업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으며, 관광분야에서도 이른바 ‘헬쓰 투어리즘’의 새로운 의료관광 기반으로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구제주대병원 활용과 관련한 현실적 문제와 관련해서도, 대학 캠퍼스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약 78억원의 리모델링 비용이 소요되지만, 한방병원으로의 활용은 10억원 수준의 저비용으로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신변호사는 구제주대병원을 국립한방병원으로 만들기 위해 주민과 시민단체, 전문가, 의회등이 참여하는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자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안하고 있다.
신변호사는 만일, 백지상태에서 이러한 전략을 추진하려면 수천억의 돈이 들지만, 마침 구제주대병원이 있으므로, ‘리모델링’에 따른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의지’에 따라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신변호사 제안의 요지이다.
그의 이러한 방안이 제주가 오늘날 진정한 ‘불로초의 섬’으로 부활하게 하는 계기가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강좌에는 구제주대병원 활용문제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참석작들은 구제주대병원을 ‘문화센터’로 만하자는 제안을 내기도 했고, 대학연수원으로 만들어 여행자들의 게스트하우스 처럼 활용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참석자들의 토론내용을 간략히 소개한다.
양승석(중앙로 지하상가 상인회장) = 한방병원으로 활용하자는 것은 좋은 방안이다. 동감한다. 다만, 주변 상권에 대한 재산적 가치등 좀 더 구체적인 분석이 있어야 한다. 예컨대, 한방병원입지로 이 일대가 한방타운으로 조성되게 되면, 지하상가 상인들은 어느 날 한약재상으로 바꿔야 될지 모른다. 그것은 매우 부담스런 일이다. 나는 서문시장을 약용시장으로 만들자고 주장하는 편이다. 따라서 한방병원 설립은 좋지만, 이를 타운화 하는 것은 검토를 더 해야 한다.
김승한 (‘꽃피는 산골’대표) = 인근에서 식당업을 하고 있다. 도심캠퍼스 이전을 주민들이 추진했지만, 사실상 실체는 없다. 한방병원은 좋은 아이디어다. 상인회에서도 몇 가지 아이디어를 고민한 바 있다. 그 중 하나가 구제주대병원을 문화센터로 만들자는 것이다. 이는 실제 준비 중이다. ‘한짓골 청소년 영화제’를 개최한 바 있다. 구제주대병원을 많은 문화예술인들의 작업공간으로 쓸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문화센터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이 일대를 서울의 인사동과 같은 공간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제주도약사회장 = 이 지역에 산다. 상권분석 시스템을 활용한 분석결과를 보니까, 이 동네에는 주로 40~60대가 거주한다.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설이라면, 의료시설 밖에 없다. 그러나 이동인구를 대상으로 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따라서 우선 어떤 사람들을 생각한 시설이냐 하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 구역에는 숙박시설이 의외로 적다. 게스트하우스 개념의 연수원 같은 것도 생각해 볼 대안이다.
양창용(건축사) = 어떤 아이디어든 수익구조로서 작용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어떤 대안이든 이를 추진하기 전에 도시계획을 바꾸는 절차가 전제되어야 한다. 또한 구제주대병원 활용을 위한 대안을 만드는 일을 이 지역 주민들이 직접 주체가 되어서 해야 한다.
김인수(제주도한의사회 사무국장) = 동,서문시장, 지하상가, 목관아지, 산지천 등 배후지와의 연계성 검토가 필요하다. 우선은 이 지역의 상권을 살리는게 주목적이다. 배후지와의 연계를 도모한다면, 충분히 한방병원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문제는 행정의 태도다. 도가 나서서 이를 매입하든지 하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 대학은 교육기관이어서 이의 활용과 관련해 한계가 있다. 실제 한방병원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이를 절실히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