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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3평화기념관 초청전 “다시 보는 박경훈의 4.3목판화 전”

    2014-03-31 14:21:06
  • 작성자참여환경연대 (admin) choasin@gmail.com IP : 118.43.231.30 조회수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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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3평화기념관 초청전
    “다시 보는 박경훈의 4.3목판화 전”

    ○ 기간: 2014년 4월 1일~6월 30일까지
       (전시오픈식: 2014년 4월 1일 오후 5시 4.3평화기념관 전시실 내)
    ○ 장소: 4.3평화기념관 2층 예술전시실

    박경훈 작 <통곡>


    제주4.3사업소는 4.3평화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제주민예총 이사장인 박경훈 화백의 <다시 보는 박경훈의 4?3목판화> 특별초청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작품들은 1998년 4?. 50주년 때 <바람길 혼비 내리고>라는 전시로 선보였던 작품들로 이루어져, 초청전 명칭에 ‘다시 보는’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되었다. 이는 그 전시를 다시 본다는 의미와 함께 4?3해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이전에 4?3의 진실을 표현하려 했던 미술사적 되새김질이라는 중의적 표현이기도 하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박경훈 화백이 30여 년 전인 80년대 말 왕성하게, 소위 ‘민중목판화’작업을 할 때 제작된 작품들이다. 박경훈 화백은 회화, 판화, CG그래픽, 설치, 공공미술 등 다양한 형식의 작업을 해왔다. 그의 예술 이력 중 목판화는 80년대 중반에서 90년대 초반에 주로 이루어졌는데, 이 시기의 작품들은 대부분 4?3을 소재로 했다.

    학부시절부터 진보적 미술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87년 제대 후 본격적으로 지역의 문화운동과 4?3운동에 동참하게 되는데, 이번에 출품되는 작품들은 이 시기의 작품들 중 판화로 제작된 4?3작품들만 가려 뽑은 것들이다. 

    87년 민주화운동과 함께 분출된 우리나라의 다양한 문화운동의 흐름 안에서 제주지역은 모든 사회운동의 의제를 초월하는 지역사회 최대이슈가 바로 4?3의 해결이었다. 그만큼 40여 년 가까이 숨죽여 살아야 했던 제주도민사회에서 4?3문제의 해결은 절체절명의 과제였다. 

    특히 당시 속칭 ‘재야운동’, 즉 진보적 사회변혁운동에 있어서 제주지역의 특수한 역사적 경험인 4?3을 어떻게 보느냐는 매우 중요한 진보의 고리로 작용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제주지역의 예술계는 사회변화와 시대정신, 시대적 변화의 흐름에 무관했다. ‘예술을 위한 예술’, 소위 ‘순수예술’이라는, 이전부터 이어져 온 현실방관주의가 대세인 시대였다. 예술가가 현실의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마치 예술적 일탈로 느껴지는 그런 분위기였다.

    그런 상황에서 미술계에서는 박경훈 화백을 포함한 일군의 작가들이 깃발을 들었다. 소위 <그림패 보롬코지>의 멤버들은 새로운 시대적 흐름에 동참하면서, 87년 민주화운동의 성과를 계승하고 이를 사회변혁운동으로 전환시키는 데 참여하고자 했다. <그림패 보롬코지>는 4?3과 지역의 현안들에 대해, 때로는 예술활동으로, 때로는 현장에서 함께하는 예술인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전개했다.

    특히 박 화백과 이 그룹은 4?3을 미술표현의 영역으로 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이때만 해도 강요배 화백의 4?3작품들은 아직 세상에 나오기 이전이었다. 


    박경훈 작 <응시>


    당시는 현재의 민예총이나 현실참여적인 예술의 존재감이 없던 시절로, 특히 4?3에 대한 예술적 표현이 막 시작되던 때이기도 했으며, 미술계에서는 그가 최초의 작가이기도 했다. 즉, 4?3을 주제, 소재로 한 작품들이 본격적으로 화폭에 드러나기 이전의 상황이었다. 몇몇 작가들이 4?3을 완곡하게 표현하기는 했지만, 4?3을 정면에서 다룬 화면이 세상에 선보이게 된 것은 그의 목판화들을 통해서였다. 당시만 해도 4?3은 여전히 금기로 여겨졌고, 그의 작품 속에서 다루어진 4?3의 테마들은 4?3의 진실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파격적인 내용들이 포함되었다. 


    박경훈 작 <철가시꽃>


    그의 작품들은 주로 제주섬을 어머니, 토민 등으로 상징화한 것들이 주를 이룬다. 또한 4?3 당시 거적때기에 싸인 자식의 죽음을 놓고 ‘통곡하는 여인’이나, ‘아들의 총’, ‘한라산이여!’ 등은 그 당시의 장면을 정면으로 형상화했다. 흑백 목판화의 속성상 강력한 흑백의 대비가 주는 강렬함과 간결함, 청년 작가의 힘찬 칼질의 맛이 온전히 살아 있다.

    이번 전시는 최근 들어 설치작품과 CG그래픽 작품들을 주로 발표하는 박경훈 화백의 창작활동에 비해, 청년작가의 힘과 강렬한 목판화 특유의 맛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