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소통
“제주섬, 소리를 일구다 -소리꾼소옥”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우리들의 노래는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 멀리 멀리 퍼져 나갑니다. 나 숨소리가 덩더쿵 장단이 되어주고 나 가슴 속에 고이 간직한 나 놀래는 바람을 타고 산 넘엉 물 넘엉 하올하올 날아갑니다. 구름 실은 나 놀래는 비가 되어 눈물이 되어 하염없이 내립니다. 한라산에서 내리는 물은 생명수가 되고 저 바당이 됩니다. 바당절 소리에 궁글궁글 “이어싸나 이어싸나” 네를 저어 갑니다. 소리꾼 소옥이가 숨비소리를 내며 우리에게 옵니다. “제주섬에서 들리는 이 놀래소리는 어디서 온 걸까?” 소옥이는 궁금합니다. 나 맺힌 가슴이 열립니다. 나 맺힌 간장이 풀어집니다. 소옥이는 제주섬에서 소리를 부릅니다. 나는 오늘이야 들었습니다 소옥이의 놀래소리를. 나도 째기 랑 불러봅니다. 맨날 맨날 끗디서 소옥이의 놀래소리와 벗하고 싶습니다. “나 놀래랑 산넘엉 가라 나 놀래랑 물 넘엉 가라” 일 시:2010년 11월 27일(토)늦은 3시,늦은7시(1일2회, 총2회) 장 소 : 제주특별자치도 문예회관 소극장 관람료 : 전석 10,000원 (제주사랑티켓 관람가 : 3천원) 대본, 연출:안희정 기획:변향자. 배우 및 악사, 스텝: 김항례, 문석범, 안민희, 변향자, 문 의 : 민요패 소리왓 (064-721-4967) 주최 및 주관 : 민요패 소리왓 공연내용(줄거리) [여는 마당] 꽃이피네 꽃이지네 올해도 올레에 있는 아름드리 꽃나무엔 흐드러지게 꽃이 피었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 꽃이 뚝뚝 진 어느날 소리꾼 소옥할머니는 먼길 떠날 채비를 합니다. [첫째마당] 놀래를 좋아한 지집아이 소옥 천성적으로 놀래를 좋아한 지집아이가 있었습니다. 지집아이의 이름은 소옥. 애기구덕에 누워 있을 때부터 아버지의 소리를 내내 들으며 자라서 그런지 소옥의 놀래 사랑은 유별납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그것이 늘 탐탁지 않은 모양입니다. 좌충우돌 소옥의 소리 찾기, 쉽지만은 않네요. [둘째마당] 비바리 소옥, 시집가다 물질 잘하는 꽃다운 처녀가 되어도 소옥의 놀래사랑은 변함이 없는데, 해방된 해 어느날 소옥이 늘 숯붕태라고 놀려먹던 동네 친구 오라방에게 시집을 갑니다. 그후 소옥의 인생곡선은 높은 산을 그리며 한고비 힘겹게 넘어갑니다. 그러나 우리 제주어른들이 늘 그렇듯이, 역시 제주여인인 소옥 “도 다 경헌거. 살암시민 살아질테주”하며 애써 꾹꾹 눌러담네요. [셋째마당] 나놀래랑 산넘엉가라 나놀래랑 물넘엉가라 희미해지기는 커녕 점점 더 깊어지기만 하는 놀래사랑. 놀래를 서방삼아 사는 홀어멍 소옥이 어찌된 일인지, 창민요 같은 화려한 노래는 뒷전이고, 드르에서 바당에서 검질매며 자맥질하며 부르던 일노래를 더 좋아하였으니, 가르쳐주는 동네 어른들도 고개를 갸웃합니다. “그만썩헌 거 무싱거 배울거랜…” [넷째마당] 되돌아보니 꽃같은 삶 흙 속에서 백옥같은 소리를 일구어낸, 소리꾼의 대표된 그 이름 소옥! 그저 소리가 좋았던 그녀는 척박하던 제주문화계에 하나의 큰 족적을 남기는데... 가는 세월 잡지 못하는 우리네 인생! 늙음을 한탄해보지만 그것도 잠시, 인생길 굽이굽이 사연도 많았지만 그래도 한 세상 잘 놀았노라고 늙은 소옥, 지나온 삶 되돌아보며 자부해봅니다. [보내는 마당] 고사리단풍 좋은 질로 테역단풍 좋은 딜로 산과 들에 흐드러지게 꽃핀 봄날 우리의 곁을 떠나는 소리꾼 소옥. 함께 했던 벗들이 마지막 가는 길 배웅해주니 서럽지만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