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2001. 1. 15) 제주도는 한국갤럽이 조사한 한라산 케이블카 관련 도민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는 케이블카 설치에 대해 조사에 응한 도민 가운데 50.2%만이 찬성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우리가 전화 여론조사 기법 상 우려했던 가정주부나 농어업 종사자 비율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는 점, 또한 전화 여론조사가 갖는 한계인 '오차범위'를 고려한다면, 이 결과는 케이블카 찬성의견이 과반수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우리는 더 이상 제주도 당국이 케이블카 설치를 강행할 명분이 없다고 판단하며, 이의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바이다.
우리는 그 동안 줄기차게 제주도 당국이 추진한 도민여론 조사가, 도민통합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도민의 혈세만 낭비할 뿐이라고 주장해 왔다. 케이블카 승인권한을 갖고 있는 환경부가 한라산케이블카 설치계획에 반대의사를 완곡하게 표명하고 있는 이상(한겨레신문 1월 8일자, 전병성 자연보전국장 인터뷰 기사, "변경신청이 들어오더라도 환경전문가들의 의견과 국민들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 참조), 또한 조계종단 차원의 대응과 전국적인 환경단체들의 반대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케이블카 설치신청은 제주도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뿐 결코 실현가능한 사업이 아니라는 점에서 제주도 당국의 대승적 결단을 꾸준히 요구해 온 것이다.
이러한 충정에도 불구하고 도 당국은 여론조사를 강행했으며, 그 결과는 우리가 우려했던 대로, 현재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에 관한 도민갈등이 첨예한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것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 동안 도당국이 케이블카 설치 명분으로 제시했던, 기존의 케이블카 관련 여론조사 결과가 얼마나 터무니없이 조작된 것인지를 단적으로 드러내 주고 있을 뿐이다. 더구나 찬성의견을 제시한 도민 중에는 그 이유로, 환경보호(18.7%)보다 경제성을 우선 고려(38%)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이제 예견됐던 상황이 현실로 드러난 이상, 도 당국은 더 이상 도민갈등을 부추기는 케이블카 설치계획을 중단하고, 이로 인해 조성된 갈등의 치유와 도민통합을 위해 노력해 주기를 기대한다. 또한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으로 도민의 힘을 낭비하지 말고, 이를 계기로 한라산 보호를 위한 전 도민의 중지를 모으는 일에 앞장서 주기를 요청한다.
도 당국의 이러한 조치가 이뤄진다면 우리는, 그 동안 준비해왔던 감사청구(감사원 감사청구, 주민감사청구), 예산 환수 소송 등의 계획을 대승적 차원에서 취소함은 물론, 한라산 케이블카 반대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이제는 적극적인 한라산 보호운동에 먼저 앞장서 나갈 것을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