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소통
상장머체가 운다
김수철
그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제자리 지켰다
그 누군가가 와도 반겨주며
변함없이 푸른 웃음꽃 피웠다
그냥 왔다는 아들놈을
자랑스런 미소로 반기는 어머니처럼
품 안으로 감싸 안았다
땅 욕심 많은 인간들
거머리 같은 욕정으로
푸르른 나뭇가지 자르고
가슴팍 파헤치며
마구잡이로 시멘트 쏟아붓고
날림먼지가 나무와 들풀의 숨골을 틀어막는다
누런 이를 드러내며
포크레인의 땅 파는 소리
레미콘 공장의 기계 소리
돌가공공장의 돌까는 소리
울음으로 변한다
땅이 운다
점령군이 휩쓸고 간 자리
교묘히 법망을 빠져나가는 개발주의자
눈꼽만치도 없는 양심
공정과 정의는 늪 속으로 가라앉고
속임수가 하늘을 찌른다
푸름 가득한 옷은 갈기갈기 찢기고
붉은 살갗 드러내며 파헤친 모습은
강간당한 처자 같다
땅이 운다
눈물을 흘리지만 검은 피다
신음이 지천에 가득하다
어찌할 바를 몰라 허송세월만 했다
끝내 흙으로 돌아갈 우리는
흙이 되지 못하고
죽음의 콘크리트에 매장된 채
숨골이 막혀 썩지도 못한다
고통은 뼈 속 깊이 스며든다
* 상장머체: 제주특별법에 지하수보전 2등급으로 지정된 함덕리 소재 곶자왈을 말한다.
옛부터 소나무, 기타 잡목이 우거진 곳이었던 곳이며 재선충을 빌미로 큰 소나무를 잘라 없앴다,
이 곳은 1,000mm 와도 땅 속으로 스며드는 지질적 특성이 있으며, 이러한 지하수 충진 함량으로
함덕해수욕장 내 여러곳에서 양질의 용천수가 용출되어 수질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함덕리
출신인 송지태 박사의 논문에도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마라도 면적의 4배 정도의 면적인 약 30만평을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하려고 하고 있다. 최소한 행정당국은 아무런 설명회를 개최한 적도 없고 오히려
지역주민과 함덕리장인 고 한명용리장이 행정당국에 공개정보를 요청할 정도면 기가 찰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