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환경의 날 기념 성명】
지속가능한 제주환경을 위해...
1972년 6월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지구환경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113개국의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UN인간환경회의」개최하였다. 이날 각 국의 대표들은 UN인간환경선언을 채택하고 6월 5일을 세계환경의 날로 제정하였다. 이로써 자연 보전과 그 향상을 위한 인류 공동의 사상과 원칙을 천명하고, "현재와 미래의 세계를 위하여 인간 환경을 보호하고 개선하기 위한 인류의 지상 목표"를 설정하게 된 것이다.
올해 '환경의 날'은 어느 해보다 뜨거운 쟁점을 일으키고 있는 사안이 있다. 다름 아닌 새만금갯벌 살리기 삼보일배가 65일간의 대장정을 통해 전국적인 관심사로 다시금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제 새만금 문제는 단순히 갯벌을 매립하고, 농지를 확보하는 문제가 아니다. 새만금 사업은 갯벌의 생명을 영원히 죽이는 생명의 문제로 부각된 것이다. 이처럼 새만금 갯벌 논란을 둘러싼 문제는 우리에게 다시금 자연의 이용과 관리는 반드시 자연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전제로 추진될 때 비로소 제대로 된 환경정책이 수립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를 제공해 주고 있다.
제주의 환경은 어떠한가?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제주의 자연환경은 한라산 국립공원을 포함한 중산간 지역과 오름, 바다에 이르는 모든 지역들이 훼손과 단절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지하수 고갈 및 오염을 둘러싼 계속되는 문제는 지하수 이용과 관리에 일정한 한계와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징후들이 지하수의 위기적 상황이 조만간 대두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시작되고 있다. 하루 수십만 톤의 물을 사용하는 골프장 개발이 제주 중산간 일원을 중심으로 개발을 추진 중이거나 이미 건설 돼 있으며, 지하수 함량과 식물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대규모 곶자왈 지역과 산림지대가 파괴되거나 훼손되고 있는 문제들이 계속되는 개발과정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백록담에서 시작되는 육상생태계가 중산간을 통해 해안저지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단절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제주섬을 둘러싼 연안오염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미 제주바다는 각종 해안도로의 개설과 이로 인한 조간대 파괴, 공유수면 매립, 양식장 배출수에 의한 침전물들이 바다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여기에다 육상에서 생성되는 각종 영양분들이 바라로 흘러 들어가지 못하고 단절되면서 육상환경의 문제는 바다환경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는 섬이라는 제한된 조건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의 자연환경의 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이유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넓게 펼쳐진 중산간과 오름, 바다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 생명을 불어넣는 지하수 자원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자연환경의 가치 지속성을 유지하는 일에 우선 순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제주 미래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일이며 지속가능한 제주를 실현하는 일이다.
2003. 6. 4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조성윤·이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