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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휴먼라이브러리] (주)제주생태관광 윤순희 대표


5월의 휴먼라이브러리] (주)제주생태관광 윤순희 대표







저 '행복' 관광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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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시 
: 2017년 5월 29(월) 오전 10

- 장          소 :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

- 함께한     이 : 김자경님, 현민형 회원님, 홍영철 대표

- 기          획 : 박유라 정책팀장

- 인터뷰 정리 : 김예환 간사

- 사          진 : 박유라 정책팀장, 김예환 간사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진짜 쑥스럽네요! 윤순희입니다. 이렇게 찾아주셔서 감사하고요. 또 예전부터 알던 분들과 함께하게 되어서 좋습니다. 더 진솔하게 이야기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은 휴먼라이브러리에 좀 부담이 있어요. 이게 부담이 돼요. 개인 윤순희가 아니라 제주생태관광의 윤순희를 찾아오셨다는 것이요.


 제주생태관광이 갖고 있는 가치가 있으니까……. 이것 때문에 벅찰 때가 있어요. 제주를 지켜야 한다던가. 올바른 일을 해야 한다는 명제가 항상 있는 것 같아요. 제주생태관광하면 생태관광을 삶으로 하는 나와, 개인의 삶이 고민되고 괴리가 있을 때가 있어요. 그리고 가끔 일탈하고 싶잖아요. 근데 일탈하지 못해서, 답답하고 그럴 때가 있는데. 요즘 그 감정이 최고조로 쌓여있을 때에요. 그래서 누군가를 만나고 대화하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지금이.

요즘 일이 너무 많은 시기여서. 이런 상태인데 일을 끊임없이 하고 있어서. 이럴 때 사람들과 좋은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됐던 거에요. 그랬는데, 오늘을 계기로 반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렇지만 사실 부담이 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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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탈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왜 일탈을 생각하게 되셨나요?


 지금이 제가 제주생태관광의 5년째 대표를 하고 있어요. 저는 일단 이 일이 너무 좋아서 시작했어요. 처음에 여러 사람이 제주생태관광이 만들어지고 꾸려갔을 때, 그게 이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6개월 빨리 주위 사람들이 하고 있는 거예요. 이렇게 먼저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까, 같이하고 싶은 거지요. 그래서 이 조직에 내가 들어가고 싶다고 했고 제주생태관광에 들어갔어요.


 그러니까 생태관광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여행자를 만나는 이 삶이 너무 좋아서, 여행 안내자의 삶이 너무 좋고, 단순히 여행자와 만나는 것을 넘어서, 제주의 자연을 소개했을 때 사람들이 기뻐하고, 그 기쁨의 대상이 내 고향 제주였기 때문에 너무 좋았어요.


 제주도가 좋고, 여행이 좋고, 사람을 만날 수 있고, 또 같이 좋은 에너지를 나눌 수 있고. 단순히 이 마음이 좋아서 일을 시작했는데. 선배님들이, 대표님들이 물러나고 내가 대표가 됐는데. 제가 알고 있는 게 전혀 없는 거예요. 여행만 좋아하고, 경영은 몰랐던 거지요. 여행자하고 만나는 것만 좋아하지, 이런 산업으로써의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하고, 우리 내부는 어떤 시스템을 갖춰야 하고, 어떤 홍보를 해야 하고. 이런 외곽의 일이 굉장히 많은데. 이거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이 살았던 거에요. 철부지처럼.


 근데 대표는 거부할 수 없고. 그래서 처음 2년 동안은 대표에서 하루하루가 죽을 맛이었던 것 같아요. 너무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는 그런 시간이었어요. 이제 3년 차쯤에는 뱃심이 생기니까, 자신감도 생기고 해서. 이게 맞구나. 이런 것들이 생겼지요. 그때 본격적으로 제주에 관광정책을 고민도 시작하고, 외부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나’라는 생태관광의 도구 아래서, 사람들과 소통이 되는 거예요. 비로소 3년이 됐을 때 말이지요. 그때 조금 홀가분해졌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 같아요.


 그래서 그동안을 쭉 돌아봤을 때 주기가 있는 것 같아요. 1, 3, 5 이런 주기가 있다고 하잖아요. 그런 주기가 저한테도 지금 온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제주생태관광을 하시기 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을 하셨나요?


 음. 조금 했지요. 중국어 통역 가이드를 했어요. 제주도에서 제일 쉽게 직업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것이 관광이에요. 도민들 입장에서는, 의지만 있으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관광산업이에요. 또 외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유리하게 할 수 있는 게 관광업이에요.


 제주에 이렇게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지요. 그러던 찰나에 2001년부터 유홍준 선생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행이 번지면서, 문화관광해설사 시스템이 만들어집니다. 그때 문화관광해설사 교육도 우연하게 알게 되었는데, 마감이 끝난 후에 알게 된 거예요. 교육을 너무 받고 싶어서 1년을 기다려서, 1순위로 응모했지요. 그렇게 2002년에 문화관광해설사 2기 교육을 받았는데, 3개월간 엄청 열심히 교육을 받았어요. 그때 이제 제가 알던 제주가 너어무 다르게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이 일만 하고 싶다고 생각한 거에요. 제주도를 알게 되니까.


 중국어 통역 안내할 때는, 내가 직접 기획하지 않고 누가 만들어준 시스템으로 4~50명의 관광객과 함께하는데요. 그때도 사실 제주도를 알릴 수 있으니까 좋았거든요. 그런데 문화관광해설사 교육을 들으면서, 진솔한 제주의 문화를 어떻게 전승, 계승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어요. 그리고 이것을 오롯이 담아낼 수 있는 것이 제주생태관광이었기 때문에, 시작하는데 주저하지 않았어요.



- 생태관광이 착해져야 한다는 것에 얽메이지 않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선배 대표님들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지요. 여행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인가. 이런 생각을 많이 해요. ‘여행은 관계를 맺는 것이다’라는 것이 제 철학이거든요. 그래서 저라는 여행의 도구를 잘 사용하세요. 저는 여러분들에게 돋보기가 되어드립니다. 오목 안경도 되어드릴 수 있습니다. 이런 말들을 여행자들에게 말씀드려요.


 여행은 행복을 얻기 위함이라고 생각을 해요. 예전에는 공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여행자한테 이거 하지 마세요. 저거 하지 마세요. 이런 것이 많았어요. 그러면 그 사람들이 왜인지 그래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생겨서……. 근데 그것들이 사람들을 너무 불편하게 했을 것 같은 거에요. 그때는 그게 미안하지도 않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랬는데 작년부터는 ‘이게 아니지’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행복해야 돼! 즐거워야만 지킬 수 있어. 좋아해야만 가치를 알아! 라고 그때야 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마음이 좀 자유로워졌어요.


 예를 들면 곶자왈 갈 때, 우리가 준수하는 것들. 원칙을 엄청 따지거든요. 20명 단위에 안내자 1명. 1명의 안내자가 20명을 케어하면, 행복하니까 그것을 원칙으로 세웠던 것이지요. 근데 때에 따라서는 30명, 25명이 올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럼 내가 그 오는 사람만큼 매뉴얼대로 준비를 해주면 되는 건데. 왜 나는 원칙만 강요했었나 하는 이런 생각들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많이 느슨해졌고, 어저께 그저께 어떤 여행을 했냐면. 평택에 기지촌 여성들을 평택 시민발전연구소에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성금을 모아서, 이분들의 평화여행을 제주도로 오신 거에요. 여행을 기획하고 하신 분이, 예전에 우리 회사 프로그램을 3번 이상을 왔던 분이에요. 이 분이 뭐라고 하시냐면. “대표님. 꼭 저희 민박이 아니라 호텔에서 자게 해주세요.”라고 하시는 거예요. 우리 회사가 지역 주민의 경제를 돕는다고 하니까, 반드시 어떻게 한다는 생각이 있으셨던 거에요. 근데 지금은 우리 회사도 조금 바뀌었거든요. 호텔 같은 경우도 경영주의 마인드나 이런 것들이 맞으면 이용도 해요. 그래서 호텔 괜찮다고, 그렇게 하자고 했거든요.


 그러니까 여행객이 저한테 여행을 의뢰하면서 “죄송한데요…….” 하시면서, 자꾸 미안해하면서 여행을 의뢰하는 거예요. 그래서 아 얼마나 이분들이 우리한테 강압적으로 세뇌를 당했구나! ㅋㅋㅋㅋㅋㅋ 생각이 들면서 미안해지는 거지요. 방금 말씀드렸던 평택분들이 프로그램이 끝나고, 마지막에 그러시는 거예요. 예전보다 아주 편해졌어요! 완전 행복해요! 이렇게 말씀해주셨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코스는 항상 같나요? 자주 가시면 지루하거나 하지 않으세요?


 가는 장소는 거의 비슷해요. 근데 갈 때마다 태도가 좀 달라져요. 생태계를 보전하고 지켜야 한다는 것도 있는데, 가치를 알리고 자연을 좋아하게 하는 측면에서 자연은 그때그때 달라져요. 그러다 보니까, 평택에서 오신 분들이 관절염을 가진 분들이 많아서, 오래 걷기가 어려우셨어요. 그래서 비자림을 2시간 동안 걸었어요. 그런데 다리가 아프지만, 걷고 싶으신 거예요. 자연이 너무 좋으니까. 그래서 참 행복했다. 이렇게 말씀해주시니까. 기분이 참 좋았어요.


 지금은 저를 지켜보는 중이에요. 여행은 어떤 것이다. 이게 자꾸 바뀔 수 있다고 보거든요. 지금은 행복을 추구하는 여행이 맞다.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요즘에 저 ‘행복 관광’ 해요. 이렇게 이야기하거든요. 생태관광해요 라고 하지 않고, 행복 관광해요 하지요.



- 이야기를 같이 나눠보니까, 요즘 정말로 생각이 많으신가봐요. 마음이 좀 어떠세요?


 생각이 많아서, 요즘에 춤추는 시간을 가져요. 작년부터 막춤을 추고 싶은 거예요. 근데 어떻게 춤을 추시는 분이랑 연결이 된 거예요. 그분이 춤 아카데미를 하신데요. 그래서 어제도 일 끝나고 예래동으로 막 달려갔지요. 밤에 한 10명이 모였어요. 알음알음. 그렇게 5시간을 춤을 춰요.


 우리가 막 일반적으로 아는 댄스. 이런 건 아니고. 내면을 표현하거나. 관절을 이용하는 그런 춤인데. 뭐 방법도 없어요. 그냥 끄덕끄덕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4시간을 추는 거예요. 2시간 정도 추고. 잠깐 명상하면서 마음이 어떻게 변했는지 살피고 찾아보고, 또 마무리로 춤추고. 그래서 밤에 그날 9시 30분에 끝났어요.


  이거는 뭐 어떻게 맘을 비우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춤을 추면은 뭔가가 보여요. 뭐냐면, 제가 춤에 곡선이 없어요. 제 춤이 각이 진 거지요. 그래서 저를 돌아보게 되는, 그런 것들이 느껴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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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의 역사가 단체 패키지여행에서, 개인 자유여행으로 바뀌고, 이제는 생태관광의 흐름으로 가고 있는데. 농촌의 시간에서 생태관광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많이 생각이 들어요. 대표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생태관광의 목표가 환경적인 목표, 사회적인 목표, 경제적인 목표가 있는 거예요. 여기서 경제적인 목표가 산업적인 측면을 바라보게 하고, 사회적인 측면에서는 문화적인 걸 이야기 하는 거고요. 환경적인 목표가 보존 및 운동을 이야기해요.


 근데 선생님이 이야기하신 것은, 산업적인 측면을 말씀하셨어요. 그 산업적인 측면을 생태관광으로 풀 수 있지요. 어떤 거냐면. 생태관광의 가장 본질이 뭐냐면, 여행자들이 지불하는 돈이, 지역으로 가자는 거에요. 쉽게 설명을 해보자면, 여행객이 한남리에 머체왓을 갈 것이면, 9시에 여행객이 공항에 도착해서, 머체왓 주위에서 식사하고, 관광하고, 머체왓 주위에서 잠을 자는 거예요. 이렇게 되면, 머체왓 주위의 주민들이 머체왓의 가치를 인식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보존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게 해서, 그 식당이나 민박들이 잘되면, 동종의 것들이 그 주위에 생길 것이고, 이렇게 또 생태적 가치를 확장하고, 제주 전체적으로 파이를 키워나갈 수 있다는 것이고요. 이게 생태관광의 산업적인 가치에요. 한남리의 예시에서는 문화와 환경적인 가치도 같이 담을 수 있는 이야기였고요.


 그런데도, 산업적인 가치가 더욱 조명받으려고 하면, 그래도 아직 공급량이 적어요. 그래서 아직 산업으로 인식이 안 돼요.


 다른 예로 하례리를 말씀드릴게요. 제가 최근에 하례리에 마음을 많이 쏟고 있어서요. 하례리는 원래부터 굉장히 부유한 동네에요. 그래서 지금 40대 50대분들이, 부모님이 가장 경제력이 좋을 때 태어난 세대에요. 그래서 그분들이 교육도 많이 받고, 대학도 나오고 한 다음. 일부만 엄청 급여가 높은 직장 생활을 하고, 일반적으로는 그냥 보통의 직장을 다니지요. 그런 상황에서 직장을 다니다가 고향으로 내려오는 분들이 꽤 됩니다. 그래서 고향에서 아버지 가업을 이어받아서 밭일을 하는 거지요. 근데 기존의 방식은 또 아니고 하우스 농사를 많이 하세요. 그러니까 전략이나 전술이 필요한데, 시작하고는 쉽지가 않은 상황들이 있는 거지요.


 그런 상황에서 생태관광이 하례리에 들어갔어요. 근데 원래 소득이 높은 분들인데, 생태관광이 수익으로 메리트가 없는 거지요. 그래서 효돈천 트레킹을 기획했어요. 그 프로그램은 자체만으로 기존의 생태 프로그램보다 수익적인 면을 충족시킬 수 있었어요. 또 해설하는 분들이 귤 농사를 하시는 분들이니까, 트레킹할 때 귤을 갖고 와서, 쉬는 시간에 나눠 먹으면 너무 맛있잖아요. 그 맛을 잊지 못하고, 관광객들이 끝날 때 그 귤을 엄청 많이 사시는 거에요. 그래서 실제로 두 분 농장의 귤이 완판됐어요. 생태관광객으로만요.


 그러니까 이게 재밌고 뿌듯해지는 거지요. 하례리 분들이. 놀이로 시작했던 생태관광체험이 생업에 도움이 되고. 결국, 이게 요즘 이야기하는 6차 산업이 되는 거지요. 그들이 직접 6차 산업을 염두에 두고 기획해서 실행하기가 쉽지 않은데, 생태관광을 통해 관계를 맺게 되고, 실행이 된 거지요. 그것이 더 욕심이 생겨서 우리 체험단을 하루에 100명을 받아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거지요. 그렇게 100명이 오면은 체험비, 밀감 판매, 이렇게 되면 유통센터를 만들 수도 있겠는데? 이런 생각까지 확장이 되는 거예요.


 이런 생각과 행동을 만들어나가면서 하례리 그 청년들이 그런 이야기를 해요. “저 요즘 너무 행복해마씸. 이게 돈을 둘째 치고, 우리 마을을 소개하고, 그 소개 받는 사람들이 너무 즐거워해서. 너무 행복해요” 그러니까 그 두 세시간, 트레킹 끝나고도 집에를 안 가는 거예요. 서로 후기 나누고, 자기 생각들 이야기들하고요. 제주생태관광 초기의 막 모습들이 보였어요.


 자기들이 동기부여가 되는 거예요. 열정이 생기고. 제가 거기에 “우리 100명도 모으고, 막 넓혀볼까?” 했더니. “아니요. 지금이 좋아요” 이러는 거예요. 너무 많이 욕심부리면, 자신들이 즐겁게 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을 갖는 거예요. 지금이 딱 좋아요. 하루에 약 30명 정도. 그럼 오전에 밭일하고, 낮에는 해설하고. 그렇게 6명이 해설에 관해서도 이야기하고, 자주 시간을 보내니까. 속 이야기도 하고, 집안 이야기도 하고, 농법 같은 것도 공유하는 거지요. 심지어는 작년에 태풍 때 마을에 한 분이 하우스가 무너진 거에요. 근데 그때 다 모여서, 하우스 복원을 했어요. 이렇게 공동체가 회복되는 일도 생기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런 상황들을 보고, 제가 깨닫는 거예요. “내가 어리석었구나. 저 사람들을 함부로 봤구나. 누구든 열심히 할 자세가 있고, 돈이 목적이 아니고, 자기가 충분히 소명감을 느낄 수 있는데. 왜 나는 경제적인 요소에만 생각을 했지?” 생각이 들었지요. 결국에는 사람을 많이 모으고,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에요.


 근데 하례리 분들과 이야기하면서, “지금이 좋아요”라는 말, 우리는 돈보다 즐거움을 얻으면 되고, 그게 유지될 수 있으면 좋다는 그 말이 머리에 땅! 하는 깨닫는 순간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지속해서 고민하게 되는 지점을 만들어줬지요. 결과적으로 그래서 생태관광이 사회운동도 되고, 생태보존 운동도 될 수 있는 거지요. 그래서 이분들이 엄청 공부하고 노력하세요.


 자연환경의 가치가 우수한 곳으로 떠나는 책임 있는 여행이 세계 생태관광협회가 정한 생태관광이에요. 그 정의가 하례리를 봤을 때 딱 맞는 거지요. 가치가 있는 자연이 있고, 그 마을을 보존하고 지켜나가는 주민들이 있는. 관광객보다 더 중요하지요. 그래서 하례리를 경험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유통센터는 물 건너갔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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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레길이 제주의 관광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의문이 드는 것이, 설명이 없이, 숲길 같은 안내자가 없이, 계속 길을 걷고 또 걷는 여행이잖아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도민과의 교류는 거의 없잖아요. 그래서 올레꾼들이 도민들과의 접점을 통해서, 실제로 관광 패러다임이 전환이 되었나 긴가민가 하네요. 어떻게 생각 하시는지요?


 올레 같은 경우는, 그런 지적이 있었지요. 걷기만 한다. 너무 준비 없이 여행객을 받는다. 이런 지적이 있었고, 처음에는 크게 주목을 하지 않았지요. 최근이 되면서 이런 점들을 생각하기 시작했지요. 그래서 올레 해설사도 생기고, 거꾸로 올레라는 한 달에 한 번씩 올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쓰레기도 줍고 하는 콘텐츠 등이 생겼지요.


 우리 제주생태관광은 망가지기 전에 그것을 대비하면서 무언가를 진행하고, 올레는 진행하면서 보완하고 후속 조치와 책임을 분명히 하는 거지요. 서로 순서가 다를 뿐이고, 맞고 틀리고는 없는 것 같아요. 올레가 제주 여행 패러다임을 바꾸는 아주 큰 역할을 했어요. 사람들이 걷기 여행을 안 했었지요. 근데 걸음으로써 새로운 것들이 보이는 경험을 확산시키는 공이 크고, 이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과정을 지속해서 하고 있지요.


 사람들이 올레와 제주생태관광의 여행 중에 선택하라고 하면, 올레를 더 많이 선택할 것 같아요. 올레는 간섭이 없잖아요. 자율적인 여행이고, 저렴하잖아요. 우리는 안내하는 사람이 항상 있고 하니까, 비용도 당연히 들고요. 근데 이것이 큰 차이에요. 올레는 문화 운동으로 진행이 되는 것이고, 제주생태관광은 여행의 과정에 명확한 경제적인 구조가 있는 산업이에요. 그래서 당연히 수익을 내야 하는 거고, 둘의 여행의 접근방식이 좀 다르지요.



- 문화관광해설사를 시작으로, 생태관광에 관심을 갖고 직업을 갖게 되셨다는데, 어떤 과정이 있었나요?


 문화관광해설사를 하고, 제주를 알고 싶어서, 제주참여환경연대에 갔어요. 그리고 단체에 당시에 해설사 모임이 있었는데, 거기에 교육을 받고 싶다고 막 우겼어요. 그러니까 당시 환경팀장이 문용포 선생님인데, 조건을 걸고 교육을 받게 해주신 거에요. 자원봉사를 얼마만큼 하는 거의 각서를 쓰고 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교육을 4개월 동안 하고, 그 과정에 홍영철 대표님, 고제량 이사님 이렇게 알게 되고 같이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문화관광해설사로 입문해서 관심을 두고 시작했는데, 제가 하고 싶은 생태관광의 방향으로 길이 막 생겼어요. 근데 참여환경연대는 그전부터 인연이 있었지요.


 제가 그 전부터 시민단체에 가입하고 싶고 한데 어디를 해야 할 지 모르겠는 거에요. 그렇게 찾다가 2001년에 조성윤 교수님이 대표님일 때 자발적으로! 가입했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 마을 사람들이 즐거워야 하고, 자발적으로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데. 이걸 어떻게 이끌어내야 할지 고민이 되요.


 그게 매뉴얼이 없어요. 참 어려운 일이지요. 작년에는 제가 술을 너무 많이 먹었어요. 왜냐하면, 보통 마을에 계신 분들이 평소에 술을 즐기시는 거예요. 교육이나 회의가 끝나고 같이 밥 먹고 소주도 한 잔씩 하고 하는 게 즐거움이신 거지요. 이게 농촌 분들한테는 자연스러운 문화인 거에요. 그럴 때 이야기하고 마음을 나누고 하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더 자주 만나게 되고. 처음에는 낯설기도 했는데, 결국에는 그분들의 방식으로 접근해서 소통을 하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마을 분들과 이렇게 소통을 하면서 느낀 거는, 이 사람이 1, 2년 볼 사람 아니면은, 내 자식도 클 땅이고 마을이니까. 함부로 하지 않으세요. 실수도 안 하시고요. 좀 어떤 사람이 불편한 상황을 만든다고 해도, 들어주는 사람이 있고, 설득해서 완화해주는 사람이 있고 그렇게 마을이 돌아가더라고요. 직장은 토론으로 논리로 따지기도 하고 하는데, 마을은 논리가 없어요. 기다려주고, 수긍하고 서로 맞춰가시더라고요. 똑바른 사람도 있고 안 똑바른 사람도 있고, 그 부분들이 서로 다르고 그런 사람들이 다 같이 있는 게 마을 이더라고요. 우수한 혈통만 있는 그런 마을이 어디 있어요. 이 생각도 작년을 겪으면서 알게 됐어요. 하례리를 겪으면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그래서 공동체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지요.



- 하례리에 대한 애정이 엄청나게 느껴지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자연 때문이지요. 효돈천이 정말 엄청 매력적이에요. 예전에는 동백동산에서 교육하고 그랬었는데요. 그때는 곶자왈에 엄청 애정을 쏟았었어요. 그러니까 자연이 사람을 끌어들이는 것 같아요. 동백동산은 나무가 볼 때마다 달랐고, 효돈천에서는 바위가 매번 달라요. 사람들이 거짓말이라고도 하기도 해요. 근데 정말 자연이 좋아서 하는 거예요. 자연이 좋고 그러니까 거기에 사는 사람들도 너무 좋은 거에요. 정말 좋아요. 가면 기분이 좋아져요. 다른 특별한 건 없는 것 같아요.



- 생태관광을 보면서 생각이 드는건, 생태관광이 대형화가 될 수 있을까. 만약 대형화가 된다면, 그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을까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형화가 가능하지 않지요. 효율성을 따지는 관광이 아니에요. 생태관광은 공급자가 생산하는 사람, 자연이 감당할 수 있는, 적당한 양을 제공해 야해요. 그것이 수용력이라는 것이고. 이게 반드시 고려돼야 해요. 거문오름처럼 탐방객을 조절하는 그런 시스템이 필요하고, 그래야 자연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요.



- 그럼 나에게 ‘생태관광’이란?


 ‘구원’이다! 구원이에요. 정말 삶이 완전히 바뀌었고요. 제주도가 너무 좋아졌고, 사람이 너무 좋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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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주생태관광 사무실



- 요즘에 뭐할 때 가장 행복하세요?


 제 성향을 봤더니, 저는 제가 사회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사회적인 인간이더라고요. 그래서 언제 행복하나 봤더니, 일할 때 행복한 것 같아요. 여행자가 행복할 때, 나도 여행자도 행복할 때.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랑 소통할 때. 그러니까 일을 통해서 행복할 것 같아요.



- 단체에 바라시는 점은 없으신가요?


 단체에 늘 미안해요. 자원활동에 보탬이 되어야 하는데. 그런 생각이 있고요. 바라는 점보다는, 고맙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참여환경연대는 나에게 ‘고마워’ 에요.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