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10월 24일 오전 10시.
책밭서점은 원래 오후 3시부터 문을 엽니다.
책방지기가 농삿일을 겸하기 때문이죠. 일요일은 아예 밭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문을 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날은 특별히 참여환경연대 회원을 위하여 오전에 기꺼이 시간을 내어 주셨습니다.
단정한 계량한복에 맘씨 좋은 웃음을 지으며 커피를 권하는 모습이 너무나 편안합니다
커피향과 책방의 종이냄새가 어울리는 것이 아주 맛좋은 커피가 되었습니다^^
책밭서점은 언제부터 운영하셨나요?
-85년 2.28일에 처음 문을 열었는데 그때 내가 이 책방의 첫 손님이었죠. 그 때 산 책이 함석헌의 '씨알의 소리'였어요. 그것이 인연이 되어 자주 왔다갔다 하다 92년에 아주 인수를 해서 7월 1일부터 제가 맡게 되었습니다
실례지만 하루 손님은 몇분 정도 오시나요?
-처음 3년간은 좀 장사가 되었지요. 그런데 인터넷 서점이 생기고부터 장사가 안되기 시작했어요. 임대료가 감당이
안돼 이 근처에서 6번은 이사를 했어요. 요즘 서점을 찾는 손님은 하루 평균 5명 정도에요. 접을 생각도 여러번
했지만 단골의 간곡한 부탁에 그만두지 못하고 이렇게 지키고 있습니다.
영업을 한다기보다 농삿일을 마치고 쉬러오는 셈이 되어 버렸지요 ㅎ ㅎ
인터넷 판매는 안하시나요?
-인터넷 서점은 오히려 '꾸지컴'이라는 저와 친구가 했던 것이 시초에요. 그것이 나중에 알라딘 같은 곳으로 퍼져
갔죠. 제주에서는 물류비 때문에 어려워요. 육지에서는 배송비를 2,500원정도 싸게 받을 수 있지만 제주에서 가는 건 두세배 들거든요.
따님이 서점운영을 이어받으려 한다고 들었는데요..
-네 학교 졸업하고 바로 하겠다는 것을 말렸어요. 한 5년 사회생활하면서 경험을 쌓고 오라고요.
이 안에서 사고가 한정될까봐요. 그런데 요즘 생각이 바뀌나 봐요. 운영이 안되는 걸 보면서 ㅎㅎ
개인적으로 인생에 영향을 끼친 책 3권만 고르라면?
-'어린왕자' '채근담''논어'에요. 고전에 마음이 많이 끌려요
책방을 찾아오는 손님과의 에피소드가 있다면?
-신혼부부가 찾아왔어요. 문을 열기전부터 언제 여느냐고 채근을 해서 왔는데, 신부는 밖에서 들어오지도
않고 남편 혼자서 오후 3시까지 고서를 뒤지다 당연히 크게 싸움을 하고 갔지요 ㅎㅎ
여기 있는 책중에서 가장 비싼 책은 얼마인가요?
-고서인데 약 350만원 정도 합니다.
헌책방의 책값은 사실 주인장 마음이라는 말도 있듯이 적정가를 매기기가 쉽지 않아요.
고서는 주인장의 안목에 따라 서점별도 가격차이가 많이 나기도 하고..
하지만 진정한 헌책 매니아는 가격을 흥정하지 않습니다
요즘 트렌드에 맞게 공간을 조금 내어 카페와 겸하거나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시는 건 어떨까요?
-저도 여러가지 구상중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공간이 생기면 책으로 채워야지 넓은 공간이 남으면 아까워요ㅎ
개인적인 소망이 있으시다면요?
제주도의 향토 자료를 따로 모으고 있어요. 몇천권 됩니다. 제가 사는곳 광령리에 창고라도 하나 내어서
향토자료 전시관을 내어 보고 싶어요. 지금도 육지 서점에 제주자료 보이면 다 보내라고 합니다.
도 차원에서도 자료 보관에 크게 관심이 없어요. 나라도 해야죠
22년간 헌책방을 지켜주셔서 감사하고, 개인적으로 주변에 널리널리 알려야 겠다는 마음만
절실히 먹고 왔습니다.
꼭 찾아가봐 주세요.
이도1동 1260-26 책밭서점
평일은 오후 3시~ 9시/토요일은 오후 1시~ 9시/일요일은 밭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