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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휴먼라이브러리 박하재홍 후기]시골 마을버스 운전수가 되고 싶어요, 재즈를 들려주는


[2월의 휴먼라이브러리 박하재홍 후기]


시골 마을버스 운전수가 되고 싶어요, 재즈를 들려주는  


 


2월 21일 금요일은 날씨가 너무도 맑고 화창하였다.


엄마들에게 끌려온 아이들도 잠깐이나마 나오길 잘했다 기분이 좋아질 만큼^^


어른 넷에 아이들 다섯, 초등학교 4학년부터 대입을 앞둔 스무살 청년까지 다양한 구성이었다.


마침 방학이고 하여 청소년과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거리가 있는 휴먼북이 누가 있을까 고심하다, 청소년과 음악을 매개로 인문학 수업을 하고 있으며 랩퍼이자 동물복지 방면의 작가인 박하재홍을 선정하였다. 송당리에 예전에 식당으로 쓰였던 집을 개조해 사용하고 있는 그의 집으로 찾아갔다. 음악 관련한 서적들이 책장 가득 꽂혀 있었고, 연습과 녹음을 할 때 사용한다는 본인이 직접 만든 부스가 한쪽에 놓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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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라이브러리를 시작하기 전에 진행자가 휴먼북의 이력을 간단히 소개하고 본격적으로 대화에 들어간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박하재홍이 본인이 직접 소개하겠다고 준비한 자료를 뺏어 갔으니^^.


그러더니 다짜고짜 랩을 한다. 얼핏 듣기에도 즉흥적인 가사를 술술 쏟아낸다. 랩퍼로서의 자신을 소개하기에 더 없이 확실한 방법이다. 역시 그는 랩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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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아름다운 가게’ 1호점에 입사하여 6년간 일했고, 최재천 교수와의 인연으로 제인구달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의 방문을 축하하는 행사의 기획을 맡았다. 제주도에는 폐자재를 가지고 목공예술을 하는 선배의 일을 돕기 위해 왔다가 어찌 어찌 눌러앉게 되었고 현재는 공연과 인문학강의를 열성으로 하고 있다. 제주힙합포럼이라는 행사도 알고 보니 그의 작품이었다. 인디 음악과 라이브공연을 자주하는 ‘블루힐’이나 ‘클럽인디’를 찾아가면 그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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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이력을 보면 자유와 열정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청소년 시절은 어땠나요?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다만 좋아하는 게 확실했죠. 춤과 노래. 저는 쉬는 시간을 잘 활용했어요. 쉬는 시간과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늘 노래하고 랩하고 음악듣고.. 저의 장점 중의 하나가 자신의 단점을 잘 안다는 거에요. 당시에 생각하기를 랩을 아주 잘 하는게 아니니까 ㅎ ㅎ 나는 내용으로 승부해야겠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책도 많이 보고 동물복지에 대해 더 관심도 많이 가지게 되고요.


 


요즘 읽고 있는 책이 ‘스티비원더 이야기’에요. 그 책을 읽으면서 천재란 무엇일까 다시 생각했어요. 재능과 열정 이 두 가지가 있으면 대부분 성공하지요. 여기에 더해서 천재란 한결같은 마음, 즉 순수함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돈으로 살 수도 없고 벼락 부자가 된다해도 변치 않는 것.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사람이 피부색으로 차별받는 설움속에서도 승승장구하면서, 아직까지 음악을 하고 인정받는 것, 그것은 변치 않는 천재만이 지닌 한결갔음, 순수함때문이겠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음악을 바라보는 데 두가지 관심이 있다고 생각해요. 유흥과 예술.


술을 먹거나 노래방을 많이들 가죠. 그런데 다들 자기 부르는데만 관심이 있어요. 간주 기다리기 싫어 1절 부르면 바로 끄죠. 남들 노래부르면 자기 부를 노래 찾느라 바쁘고. 공연가면 공연 즐기는 게 아니라, 얼마나 잘하는지 점수 매기려고 해요. 그리고 꼭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 부르라고 하죠. 유흥도 때론 필요하겠지만 예술을 유흥으로 접근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어찌보면 최근 음악의 경향에서 비롯된 문제이기도 해요.


최근의 대형공연, 뮤지컬, 각종 공연을 보면 감상자를 배제시키고 소외감과 허탈감을 줘요.예술은 감상하는 사람이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데, 발표 위주로 연습시키고, 탈락자를 만들고, 공연을 보고 오면 와 대단하다 하지만 웬지 에술하는 사람은 따로 있고, 나는 하염없이 작아지고..


예술은 감상하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줘야 해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자유롭게 듣고 느끼고 취향을 존중해 주고, 내가 예술의 주인이 되어야 해요.


 


최근 아이들이 보이그룹 걸그룹 등 인기곡과 댄스곡 등 음악을 편협하게 듣고 있는것 같아 걱정입니다.


그건 어른들이 오해를 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음악을 매개로 한 인문학 수업을 많이 하는데 아이들한테 좋아하는 음악과 이유를 써 오라고 하면 예상과 많이 달라요. 댄스곡이 대부분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댄스곡도 걸그룹과 보이그룹이 많이 다른데, 춤이 비슷비슷한 걸그룹과 달리 힘있고 다양한 장르를 구사하는 보이그룹의 음악은 완성도도 매우 높아요. 오히려 어른들이 예전의 발라드만 예술적으로 높다고 고집하는 편이죠^^


아이들은 늘 좋은 곡을 선택해서 듣고 있어요.


 


음악이 예술 쟝르 중에서 가장 추상적이에요. 그림보다도 더요. 그렇게 때문에 음악을 많이 들으면 분석능력을 높여줘요. 청소년기에 예술적 취향과 감수성이 거의 결정되기 때문에 좋은 음악을 많이 들어야 합니다.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사실은 동물복지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려고 했거든요.


동물복지란 무엇인가요?


동물복지는 동물에 대한 최소한의 자비이며 인간을 돕고 인간을 위해 희생하는 동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가끔 사람들이 돌고래와 상어를 비교하면서 왜 상어에게는 동물복지 이야기를 하지 않느냐고 하는데, 돌고래는 사람과 소통하고 더 친근한 동물입니다. 개는 유전적으로 인간과 떨어져서는 살 수 없는 동물이고요. 인간에게 더 친절하고 교감력 높은 동물에게 더 윤리적, 도덕적으로 대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우리에게 먹거리를 제공하는 동물들에게야 당연하고요. 우리의 건강을 위해서도 꼭 그렇게 해야 합니다


 


인간 문명의 발전은 동물의 희생을 기반으로 이루어졌어요. 농사일에 소나 말 등을 이용한 것은 기본이고 의학의 발전 또한 동물실험을 통해 이루어졌고요. 동물복지관련 법안이 곧 통과할 것이라는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동물복지는 동물 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복지까지 함께 가는 거라는 겁니다


 


꿈, 진로에 대해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꿈과 진로는 달라요. 요즘 흔히들 꿈과 직업을 동일시 하잖아요. 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평범한 직업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봐요. 95% 이상이요.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행복을 찾는 거에요. 저는 고철 수집상에서 일하고 싶어요. 못쓰는 물건 수집해서 재활용하고 또 그것들로 악기들 만들어서 연주하거나 폐철로 작품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마을 버스 운전기사도 하고 싶어요. 시골 동네 버스가 뭐 새로울게 있겠어요? 하지만 버스에서 재즈를 틀어 준다면요? 매일매일 새로운 음악, 다른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해 준다면요? 그건 평범한 버스가 아니고 평범한 버스 기사도 아니죠.


 


좋아하는 일을 3년간 하면 잘 하게 되고, 5년 이상 하면 전문가가 된다고 했어요. 취미와 부업을 잘 살리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고 봐요. 직업과 일치되면 좋겠지만 사실 그럴 가능성은 적잖아요. 각자가 행복한 일을 찾고 그것이 이웃과 우리 지역안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하재홍이 운전하는 마을 버스가 너무나 타고 싶어졌다.


얼마나 멋진 운전기사가 될까 그는.


그와 같은 사람이 있어 우리의 미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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