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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휴먼라이브러리 윤영배] 나는 음악인이 아냐, 하나의 직업으로 특정되고 싶지 않아


[4월의 휴먼라이브러리 윤영배] 나는 음악인이 아냐, 하나의 직업으로 특정되고 싶지 않아


 


윤영배집.jpg


 


세월호 참사 사건이 터지고 이틀 후에 열린 휴먼라이브러리였다.


고산까지는 차로 꼬박 1시간이 걸렸다. 제주안에서는 가장 먼거리라고 한다.


바깥 도로에 차를 대고 골목길을 들어가니 윤영배(이하 이발사)씨가 장작을 패고 있다, 마치 금방 잠에서 깬 듯한 부스스한 얼굴로 우리를 맞이하였다. 세월호 참사로 행사를 취소해야 할 지 망설였다고 한다. 밤새 지인들과 아파한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얼굴이었다.


이발사를 만난다는 생각에 잠시나마 잊고서 설레였던 마음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아, 부디....


 


 조천에서 제주 시내를 거쳐 이곳 고산리까지, 이발사가 제주에 온지도 11년째.


집 앞에 있는 텃밭에 지인들로부터 얻은 토종씨앗을 심고 가꾸고 있다. 동네 어르신들은 풀이 가득한 이발사네 텃밭을 지나실 때마다 ‘이것이 친환경이구먼~’ 하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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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사는 기타도 치고 노래도 만들고 농사도 짓고 글도 쓰는 이 모든 일을 하는 사람이지 어느 하나의 직업으로 자신을 특정 짓고 싶지 않단다. 그래서 음악인으로 불리는 것을 거부한다고.


평소 기타도 잘 안치고 노래도 잘 듣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의 노래는 물론 남의 노래도..


하지만 고전음악만은 광팬이라고 한다.


 


두시간 남짓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이발사는 ‘가치’라는 말을 자주 꺼냈다.


‘내가 동의하지 않는 일에 나를 옭죄지 마라. 한번만 거부하면 그 다음은 수월하게 벗어날 수 있다. 내가 하나만 거부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혁명이다. 내가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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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사와 많은 이야기들 - 교육, 흡연, 녹음과 관련된 기술적인 문제들, 시스템, 농사-을 나누었지만 모두 간단치 않은 주제들이라 짧은 만남에서 그의 심중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다. 


마침 잘 정리된 인터뷰가 있어 링크로 대신하고자 한다.


 


http://cluster1.cafe.daum.net/_c21_/bbs_search_read?grpid=19C6H&fldid=Fi3z&datanum=785&openArticle=true&docid=19C6HFi3z78520120510073740


 


http://ch.yes24.com/Article/View/19574


 


이발사의 음반은 나에게는 하나의 충격이었다.


투쟁, 자본주의, 형식주의, 망루 등과 같은 단어들이 이처럼 세련되게 거부감없이 묵직하게 가슴을 울려댈 줄은 몰랐다. 그 토록 낮은 목소리가...


기타 하나만 가지고서도 꽉 채워내는 1집의 노래들은 또 어떻고..


 


이발사가 작곡과 제작 전반을 담당하여 ‘녹색당가’를 녹음중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해온 작업 중 가장 어렵다’는데 어떤 노래가 나올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장작 패고, 텃밭 가꾸고, 책 읽고, 자전거 타고. 풀 뽑고.....


그리고 좋은 음악 계속 들려줬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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