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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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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찾아가는 휴먼라이브러리]세계자연유산센터의 보석, 전용문박사님


제주의 보물을 한 눈에 보여주는 곳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그곳의 보석 전용문 지질박사.


 


남쪽 바다를 타고 올라오는 태풍 할롱이 다행히도 진로를 변경하여 큰 영향없이 제주를 지나가던 날, 거문오름 앞 세계자연유산센터는 안개에 폭 쌓여서 우리를 맞았다.


지난 8일(금), 방학을 맞아 청소년들과 함께 세계자연유산센터의 지질박사 전용문선생님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제주는 2010년 세계지질공원으로 확정되어, 2002년에 생물권보전지역, 2007년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이어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을 이루었는데, 이 과정에 큰 역할을 하신분이 바로 전용문 박사님이시다.


 


박사님은 이미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동굴과 일출봉모니터링을 전담해 오셨고, 지난 2009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성산일출봉을 방문하였을 때 해설과 안내를 담당하신 장본인이다. 성실함과 겸손, 학문적 열정으로 지역 주민과 제주 해설사들에겐 독보적인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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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지질학을 전공하던 대학원생 시절 지도교수를 따라 제주도 지질조사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당시 학위논문 주제가 ‘제주도 지질’이었기 때문인데 그 조사를 위하여 1년에 한달가량을 꼬박 제주에서 보냈어요. 그러고나서 2008년 학위를 받게 되었는데, 때마침 제주에서 지질학 전문인력에 채용 되면서 눌러 살게 되었죠.


 


언제부터 지질에 대한 관심이 있었고 이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으셨는지요?


내가 지질전문가가 되리라곤 정말이지 몰랐습니다. 제 꿈은 신문기자였어요. 어쩌다 지질학과에 들어가게 되었지만 전혀 흥미가 있는 분야가 아니었기 때문에, 다시 공부해서 다른 과로 진학하려 했지요. 그런데 그때 내가 왜 지질학을 싫어하는지 ‘한번도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채 싫어하고 있다’는 깨달음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공부를 하고 싶은지 아닌지 딱 1년만 공부해보고 결정하자 그랬죠. 근데 공부해보니까 재밌는거에요^^


우리 친구들에게도 해보지도 않고 미리 재단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싶어요


 


현재 선생님이 자연유산관리단에서 맡고 계신 일은 어떤 일인가요?


유네스코에 등록되어 있는 자연유산에 대해 정기적으로 조사 모니터링 하고 있고, IUCN(세계자연보전여연맹)의 권고 사항을 잘 이행하는 일을 주로 맡고 있어요. 일반인들이 출입하지 못하는 동굴등도 매월 모니터링하러 가지요. (꺅 좋겠다~) 그런데 생각보다 위험해요. 어둡고 뾰족한 조각들도 많고,,,ㅎ


 


선생님이 가보신 제주의 동굴중 가장 멋진 곳은 어디에요?


용천동굴이에요. 외국의 동굴전문가들에게도 정말 아름다운 용암동굴로 찬사를 듣는 곳이죠. 이곳은 동굴 깊숙이 맑은 호수가 있어요. 이 호수에서 토기등이 발견되기도 했고, 무엇보다 눈이 퇴화되어 없어진 희귀한 어류가 살고 있는 것이 발견되었어요. 동굴이 바다와 연결되었다가 약 6천년전에 어떤 이유로 가운데가 막히면서 이 호수에서 고립되어 진화한 물고기인데요, 눈이 퇴화되어 없어지고 피부도 하얗고 미끈해요.(와우, 우리도 가보고 싶어요~~~) 아쉽게도 일반인들은 들어갈 수가 없어요. 훼손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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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재청 제공)


 


왜 이곳 거문오름에 자연유산센터가 지어진 건가요?


유산센터 뒤에는 바로 거문오름이 있어요. 거문오름에서는 해마다 국제행사도 많이 열리고 있죠. 거문오름이 유명한 이유는 거문오름 자체가 아름답기도 하지만, 그보다 제주 용암동굴을 낳은 어머니가 거문오름이기 때문이에요. 이 거문오름이 만들어지면서 만장굴, 김녕사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등이 다 만들어지게 된 거지요. 마그마가 폭발하면서 용암이 흘러내릴때 표면이 빨리 식으면서 뚜껑처럼 위를 덮게 되고, 그안으로 뜨거운 용암이 흐르면서 동굴이 만들어지는 거에요. 멋진 동굴을 만들어낸 오름으로서의 가치가 무척 크고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거지요.


 


제주하면 한라산인데 한라산이 폭발할 때는 왜 동굴이 만들어지지 않았나요?


용암의 성분과 질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한라산과 산방산의 용암은 점성이 아주 강한 끈적끈적한 용암이라서 흐르는 속도가 매우 느려요. 멀리 가지 못한 채 굳어버리고, 그 위로 또 흘러 굳고 하면서 돔 형태의 둥근 모양이 되지요. 반면 거문오름의 용암은 상대적으로 묽어 멀리 흘러가고, 지반을 녹이면서 땅 아래로 흘러 들어가 동굴을 만들게 되는 거지요(아하, 동굴을 만드는 용암은 따로 있다는 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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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서 지금까지 다녀보신 화산 중에서 가장 멋진 곳은 어디에요?


하와이에요. 그곳은 아직도 화산이 분출하고 있어서 화산 방재 시스템도 잘 되어 있어요.


그래서 몇월 몇일 화산이 터져서 피해가 있을 것 같으면 미리 대피를 하는데, 그곳은 학교를 통째로 옮겨요!!(네? 어떻게 학교를 옮겨요?) 위급한 상황에선 기계로 들어서 차로 이동할 수 있게끔 처음부터 옮길 수 있도록 짓지요(그런날은 수업 안하는거에요? 하와이는 학교 쉬는 날 많아서 좋겠어요^^)


지진은 언제 터질지 미리 예측하지 못하지만, 화산은 마치 산모가 아이를 낳기 전에 진통을 하는 것처럼 땅속이 우르릉꽝꽝 진동을 하는 등의 사전 징후가 있기 때문에 예측이 거의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답니다.


 


선생님이 생각하시기에 지질공원으로서 제주에서 가장 멋진 곳은 어디인가요?


한경면에 있는 수월봉이에요. 이곳 수월봉 화산재 지층은 세계지질학백과사전에 실려있는 우리나라 유일의 장소에요. 화산이 폭발할 때 화산재가 날리면서 쌓인 지층의 모습을 고스란히 관찰할 수 있는 곳이에요. 8월 16일부터 24일까지는 그곳에서 국제지질트레킹 대회도 열리는데, 미리 신청하면 전문가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면 즐겁게 구경할 수 있어요(가면 선생님 만날 수 있나요?). 그럼요 제가 안내할겁니다^^. 정말이지 너무도 아름답고 자랑할 만한 곳으로 제가 최고로 손꼽는 곳이에요. 꼭 오세요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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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자연유산센터 제공)


 


선생님께서 직접 전시관을 안내해 주셨다. 전시관의 90%정도는 모두 전용문선생님의 아이디어와 기획이라고 한다. 전시관은 제주도의 생성과정, 제주의 지질, 둥굴, 화산, 생태등의 주제로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었는데 특히 둥근 원형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바다에서 백록담까지 제주의 형성과정을 따라가면서 간접 체험하게 되어 있는 곳이 인상적이었다.(이거 만드는데 얼마들었어요?)(100억!)(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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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질문에도 최선을 다해 주시는 성실한 답, 깊이를 잃지 않는 쉬운 설명. 채 두시간이 되지 않는 시간이지만 선생님을 알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제주에 오시면 꼭 자연유산센터를 아이들과 함께 들러주세요. 제주의 진정한 보물을 한 눈에 보여주는 곳이 바로 거기니까요.


 


 


선생님이랑 얘기는 많이 못했지만,


지질에 대한 것을 많이 알고 제주에 대한 것들도 많이 알게되어 좋았습니다


-미현, 영주고2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하며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을 때 열정적으로 대답하는 것이 인상깊었고


전시관이 굉장히 멋있었다(만드는데 고생 좀 한거 같다)


-소운, 제주서중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