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상규명후 책임묻고, 재발방지대책 함께 만들어야
지난 6월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인한 투표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선거관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전국 50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일부 유권자는 투표용지를 기다리다가 투표를 포기하고 돌아갔으며, 일부 유권자는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투표에 참여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선관위의 안이한 판단과 대처가 유권자의 참정권을 침해한 중대 사건으로 비화한 것이다.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제도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훼손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특히 전체 유권자의 110%에 해당하는 예산을 배정받고도 실제로는 50%만 인쇄했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중앙선관위는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하고 있고, 이재명 대통령도 경검 합동수사본를 구성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지시했다. 국회의 국정조사도 추진중이다.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통해 사건의 정확한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들의 책임을 명확히 물어야 한다. 아울러 헌법상 독립기관이지만 선거관리위원회의 전면개혁이 필요하다. 국회와 시민사회가 함께 논의하여 조속히 개혁안과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규탄 집회가 이어지고 있으며, 대학가에서도 참정권 침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무능으로 인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분노는 당연하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선거 결과를 의도적으로 조작하는 ‘부정선거’와는 거리가 있다. 그럼에도 극우 세력과 정치권 일각에서 시민들의 정당한 분노를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는 사태의 본질을 흐릴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갈등만 증폭시키는 것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용납될 수 없는 사안으로 마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부정선거 음모론의 근거로 삼는 것은 사태의 해결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어렵게 전진시켜온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려는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번 사태를 정쟁 수단으로 삼아 자신의 자리보전용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 지금 중요한 것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선거관리체계를 전면적으로 점검하고, 국민의 참정권이 어떤 상황에서도 침해 받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힘을 모으는 것이다. 끝.
2026.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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