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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 주민 없는 광역행정통합 속도전에 반대한다


이재명 정부와 정치권의 묻지마통합 질주 무책임하다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한 ‘5극 3특’ 체제는 본래 지방자치법에 근거한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과 운영 지원을 통해 광역 생활권 중심의 연합적 성격을 띤 국토 균형발전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12월 5일 천안에서 대통령이 대전-충남 통합을 언급한 이후, 불과 두 달 만에 전국은 광역행정통합이라는 거센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협력적 연합을 지향하던 ‘5극 3특’은 어느새 전국 17개 광역시도를 8개 행정단위로 재편하려는 의도로 변질되었다. 정부와 여당은 ‘수도권 1극 체제 대응’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 내실을 들여다보면 중장기적 청사진이나 구체적인 정책 목표는 추상적인 선언에 불과하다. 오직 2026년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선출하겠다는 촉박한 정치 일정에 매몰되어 지역 간 ‘덩치 키우기’ 경쟁만을 부추기고 있을 뿐이다.

수도권 집중화 해소라는 방향성에는 공감하나, 광역행정통합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묻지마통합 속도전에 단호히 반대한다. 최근 발의된 각 지역의 통합 특별법은 수많은 특례를 통해 기존 법체계를 무력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가 오랫동안 요구해 온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의 핵심 가치들—지방세 비율 인상, 행정 투명성 강화, 지방의회의 비례성 확대, 주민자치권 강화, 대중교통 의료 교육 복지의 공공성 강화 그리고 지속가능한 환경 보전—은 완전히 실종되었다. 지금의 논의는 ‘누가 더 빨리, 더 큰 권력을 거머쥐는가’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정부에서 발표한 4년간 20조 원 지원이라는 인센티브는 경쟁을 더욱 가속화 시키고 있다. 정부의 역할은 인센티브를 미끼로 던져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국가적 차원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선거를 앞두고 이러한 책임마저 방기한 채 위험한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지방정치는 독점적인 양당 정치구조가 고착화된 상황이다. 현행선거제도를 바꾸지 않고 행정통합이 추진할 경우 지금보다 일당독점이 강화되고, 견제 장치 없는 제왕적 광역단체장만을 탄생시킬 우려가 크다. 또한 행정통합은 시·도민들의 삶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에도, 주민투표나 충분한 숙의 과정이 없이,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지방의회의 동의 절차만을 거쳐 비민주적이고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이다.

광역행정통합은 국내에서 전례가 없는 실험이며, 한 번 시행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비가역적 정책이다. 마산·창원·진해 통합의 후유증, 부울경 메가시티의 좌초, 충청광역연합의 사례 등 과거의 경험에 대한 엄밀한 분석과 부작용 검토가 선행되어야 마땅하다. 주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편익과 위험을 상세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주민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고, 권력의 통제가 불가능하며, 정보가 가려진 통합은 민주주의의 후퇴이자 또 다른 지역 불균형의 시작일 뿐이다. 지금이라도 장밋빛 환상을 걷어내고, 아래로부터의 숙의와 민주적 절차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자치분권 모델을 다시 설계하라. 끝.


2026년 2월 4일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대구참여연대 /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 부산참여연대 /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 여수시민협 / 울산시민연대 / 익산참여연대 / 인천평화복지연대 / 제주참여환경연대 /
참여연대 / 참여와 자치를 위한 춘천시민연대 / 참여자치21(광주) /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 
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전국 18개 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