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은<br>더 이상 어설픈 경제논리로 도민을 호도하지 말고,<br>기지의 실체부터 정직하게 밝혀야 한다.

우리는 이번 참모총장의 방문활동이 최근 해군측의 기지건설 당위성을 강조하는 광고공세 등 일방추진의 의도를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시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사실상 해군기지 건설강행을 위한 본격 수순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해군은 올해 들어, ‘지역경제 효과론’을 주 내용으로 신문지면광고 등을 통한 물량적 홍보와 서신 등을 이용한 도내 각계와 언론 물밑 홍보에 공세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리는 해군이 사실상 이미 그 실체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난 경제효과론을 내세우며 여론호도에 나서기 보다는, 지금부터라도 기지의 실체를 제대로 공개하고 도민의 검증을 받으려는 자세로 해군기지를 둘러싼 도민여론에 성실한 태도와 정직한 자세로 임해줄 것을 요구한다.

그 동안 해군에 의해 알려진 제주 해군기지의 규모와 실체는 12만평 규모에 ‘1,700m의 부두시설’과 이지스함과 수송함 등 ‘함정 20척이 계류’ 가능한 정도였다.

그러나 작년 12월 14일 도의회 군사기지특위 설명회에서는 단지 이 정도가 아니라 ‘1개 기동전단 + 2개 잠수함 전대 + 육상지원전대’로 이전과는 크게 다른 내용으로 기지의 실체를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바로 어제 열린 도민토론회 브리핑에서 해군은 제주 해군기지가 ‘1개 기동전단 +육상지원전대’로만 밝히고 있다. ‘2개 잠수함 전대’는 어디로 사라졌는가? 2개 잠수함 전대라고 했을때, 1개 전대가 잠수함 3척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바, 최소한 잠수함 6대를 운용하는 대규모 부대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국방개혁 2020’에 따르면 해군은 2015년까지 잠수함 사령부 창설을 목표로 하고 있음이 밝혀진 상황에서, 이 자체만으로 하나의 사령부를 구성하는 대규모 전력이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것이 똑같은 공식 설명회에서 언제는 포함된다고 하고, 언제는 제외되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더구나 해군은 제주 해군기지의 전력이 ‘1개 기동전단’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이미 지난 2004년 국회 국정감사과정에서 제주해군항을 모기지로 ‘3개 기동전단’을 ‘전략 기동함대’로 편성하겠다는 계획이 제시되고 있다. 이는 현재의 기지규모가 기지건설 이후 3개 전단체제로 확대 발전된다는 ‘기지확장론’의 우려를 뒷받침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해군은 도민들에게 얼마나 정확하고 충분한 설명을 하고 있는가? 또한 육상지원전대의 규모와 실체는 어느정도인가?

아울러, 제주기지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진 LPX(대형수송함)를 두고 수직 이착륙 전투기 탑재가 가능한 경항공모함이 아니냐 하는 지적은 이미 지난 2004년부터 제기되어 온 바 있다. 이것의 실체는 무엇인가?
작년 한국정부가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500km-1,000km-1,500km ‘천룡 시리즈' 크루즈 미사일과 관련, 이것의 운용이 이지스함이나 차기 중형 잠수함 정착에 의해 알려지고 있는 바, 제주 해군기지에 크루즈 미사일이 배치될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이것의 사실여부 또한 정확히 밝혀야 한다.

이렇듯 기지의 규모와 실체에 관해서만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오로지 불투명한 평화의 섬 양립론이나 이미 검증이 끝난거나 다름 없는 경제효과론을 앞세워 도민홍보에 나서는 것은 그 자체로 도민을 우롱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해군은 지금이라도 솔직하고 겸허한 자세로 해군기지에 대한 의혹해소에 먼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김태환 제주도지사도 오늘 예정된 해군 참모총장과의 만남이 ‘토론회 이후 여론조사’라는 도가 정한  일방적 결정 로드맵의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이 있는 만큼, 공개적이고 투명한 만남이 되도록 ‘각별한 조캄를 취해야 할 것이다.

군사기지반대도민대책위원회
2007. 1.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