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네트워크(이하 등록금 네트워크)는 29일 오전 10시부터 고려대학교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날 기자회견에서는 고려대학교 신입생들의 입학식에 맞춰 많은 학부모, 학생들에게 등록금 폭등과 관련해 참여를 호소했다. 입학식이 열린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 앞에서는 등록금 네트워크의 발언과 함께 눈덩이처럼 불어난 등록금을 형상화한 퍼포먼스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등록금 대책을 위한 서명운동도 170여명의 학부모·학생들이 참여해 많은 공감을 이끌어 냈다.
고려대학교는 전국에서 가장 비싼 등록금(의대, 공대)을 받고 있어 그 상징성이 더욱 크다. 입학식장을 지나가는 학부모, 학생들도 등록금 부담과 관련해 많은 공감을 표시했다.
이 날 기자 회견에는 등록금 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는 참여연대, 참교육학부모회,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한국진보연대, 전국대학생교육대책위, 고려대 학생모임 등 50여명이 모였다. 등록금 네트워크는 앞으로 새로 임명된 교육과학부 내정자와 면담을 추진하고, 등록금 대책을 위한 서명운동을 '등록금 네트워크' 블로그 (http://edufree.tistory.com)를 통해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기 자 회 견 문
“등록금 폭등-1천만원시대, 학부모와 시민들이 간절히 호소합니다”
- 등록금상한제·후불제·차등책정제, 학자금대출 대폭 인하 등 ‘등록금넷’ 5대요구안 실현해야!-
폭등하는 등록금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는 전국 530여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 네트워크」는 등록금 1천만원 시대를 연 고려대학교에서 아래와 같은 입장을 밝힙니다.
1989년 대학등록금 자율화 조치 이후 매년 물가인상률의 3~5배 이상 큰 폭으로 인상되고 있는 대학등록금이 올해도 어김없이 6%~15까지 인상되고 있다. 2008년 현재 수십 개 대학의 의학, 이공계열의 등록금이 1천만 원을 넘어섰고, 심지어 이곳 고려대 의대 신입생의 경우 입학금까지 포함하여 등록금이 무려 1천 4백만 원에 달하고 있다.
이 같은 등록금 폭등 사태는 결국 서민들의 가정에선 “가장 무서운 것이 등록금 고지서”라는 말이 나돌 정도의 엄청난 고통으로 이어지고 있다. 등록금 관련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대학생들의 70%가 넘게 아르바이트를 하고 가정의 20%가 부업을 하는데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이서 학생들은 휴학, 입대, 등록포기로 겨우 대처하고 있다. 나아가 신용불량자가 되는 대학생도(2007년 기준, 학자금 대출로 인해 3,500여명이 신용불량자가 됨) 있으며, 심지어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한 학부모의 자살까지 벌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학자금 지원 차이 및 도농의 소득 격차에 의한 등록금 부담 차이는 교육양극화와 사회양극화를 양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실은 이러한데, 대학에서는 예산 부풀리기를 통해 계획보다 과다하게 높은 등록금을 책정하여 그 차액을 적립하고 있으며, 이렇게 쌓인 돈이 2006년도 수도권대학에서만도 6,284억이며, 이는 학교별로 평균 108억원에 해당하는 큰 돈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적립조차 연구나 장학금 등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쓰이지 않고 부동산 매입이나 학교건물 신축 등 용도를 알 수 없는 곳에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35개 대학은 재단에서 학교에 자산전입금을 한 푼도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말 그대로 일방적인 고통강요라 할 수 있겠다.
이제 등록금 폭등 사태와 사교육비 폭증 문제는 학생과 학부모만의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사회적 문제이자, 교육문제의 핵심적 사안이 됐다. 따라서 이번에 새로 임명된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무엇보다 최우선적으로 등록금 폭등과 사교육비 폭증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관련 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하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학생·학부모·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특히 그동안 학부모·학생·시민·사회단체들이 주창하고 있는, △등록금을 인하·동결 요구 △등록금 상한제(등록금액 상한제 및 등록금 인상율 상한제) △등록금 후불제 △등록금 차등책정제 △학자금 대출 이자 대폭 인하 △무이자 대출 전면 확대 △등록금 책정심의기구 법제화(투명화, 학생참여 보장) △대학 일반 회계에서 등록금 회계 분리-독립 등의 요구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
교육은 결코 상품이 아니다. 교육은 마땅히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국민의 기본권이다. 이에 우리는 전국의 모든 학생, 학부모, 지역민, 시민사회단체와 어깨 걸고 살인적인 등록금 폭등을 저지하고 교육의 공공성을 지켜내기 위해 강력히 투쟁할 것이다.
2008년 2월 29일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 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