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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터놓는 만남..."무엇이 자랄까요?" [헤드라인 제주]




















생각을 터놓는 만남..."무엇이 자랄까요?"



[현장] 제주참여환경연대의 '변신'...문화카페 '자람'오픈!
"사람의 생각을 키우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 조성"










데스크승인 2011.04.30  09:06:23
박성우 기자 |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생각이 자라난다. 생각이 자라나면 뜻을 함께하는 이들이 자라나게 되고 이로 인해 더 좋은 사회가 자라난다. 교육문화까페 '자람'은 이렇게 시작됐다.


제주참여환경연대(공동대표 대효, 허진영, 최현)는 29일 손수 꾸려낸 공간 교육문화까페 '자람'의 문을 열었다. 제주시 이도2동 소재의 제주참여환경연대 사무실로 사용되던 사무적이고 황량한 공간은 안락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제주참여환경연대의 교육문화카페 '자람'의 오픈을 축하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참여환경연대의 교육문화카페 '자람'의 오픈을 축하하는 케이크 커팅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아직도 많은 이들이 '시민사회단체'라 하면 접근하기 어렵고 딱딱하다는 느낌을 갖고 있는 실정이다. 까페 '자람'은 이 보이지 않는 벽을 깨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졌다.


이날 저녁 7시 '자람'은 조촐한 행사를 준비하고 손님을 맞았다. 예전 참여환경연대 회의실로 사용됐던 지저분하고 갑갑했던 공간이 산뜻한 카페로 재탄생했다. 이전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은 저마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카페에 놓인 새하얀 탁자는 낡은 문짝을 재활용해서 만들어졌고, 벽에 걸쳐진 선반은 식당에서 버려진 목재를 이용해 꾸며졌다. 카페 한쪽에는 향기로운 커피와 다양한 차를 마실 수 있는 기구가 놓여있었고, 창가에는 음향장비도 설치됐다. 추억의 'LP판'도 참가자들을 미소짓게 했다.


집기들은 여러 회원들의 후원을 통해 마련됐다. 테이블, 커피포트, 음향시설들이 선뜻 기증됐고, 실내 인테리어 공사까지 자신의 시간을 쪼갠 이들의 후원을 통해 진행됐다.


 










   
카페 한쪽에는 향기로운 커피와 다양한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조성돼 있다. <헤드라인제주>









   

카페의 분위기를 살려줄 다양한 음악들도 준비돼 있었다. <헤드라인제주>


 


까페 '자람'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연다. 평일 저녁이나 공휴일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미리 공간이용 신청을 하면 사용할 수 있다. 올 상반기중에는 영화모임, 독서토론모임, 인문화강좌 등을 열고 하반기부터 정기적인 특강과 아카데미도 가질 예정이다.


참여환경연대 최현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시민사회 만남의 공간, 또 문화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짧은 소감을 전했다. 이어 조양오 참여환경연대 교육문화팀장은 까페 '자람'이 자라나기까지의 과정과 도움을 준 이들을 소개했다.


후원자 대표로 축사에 나선 송민호씨는 "집에서 사용하지 않던 물품이 좋은 일에 쓰이게 돼 기쁘다"며 "까페를 통해 여기 있는 모두의 꿈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고희범 제주포럼C 공동대표는 "칙칙하고 어두운 공간만을 생각했는데 대단한 가능성을 보여준 것 같다"며 "많은 대화와 협력이 이뤄지는 장소가 되길 바라 마지 않는다"고 축하했다.


 










   
최현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고희범 제주포럼C 대표가 제주참여환경연대의 교육문화카페 자람의 오픈을 축하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 "카페 '자람'이 생각을 키우고 공유하는 자리가 됐으면..."


짧은 행사를 마치고, 자리한 이들은 저마다 반가운 얼굴들을 찾아 분주히 움직였다. 누구의 공로를 추켜세울 것도 없이 없이 서로가 서로에게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건냈다.


조양오 교육문화팀장은 "누구든지 좋은 생각을 지니고 있다면 다른사람과 나눌 수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제주에서는 그럴만한 공간이 없었다"고 자람이 태어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좋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씨앗'이라고 한다면 그들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자랄 수 있도록 돕는 '토양'의 역할을 하는 것이 '자람'카페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조 팀장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시민사회단체'라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다른 나라보다 유난히 우리나라가 그런 경향이 많은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자연스럽게 시간이 흐를수록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토로한 조 팀장은 "그러나 굳이 우리와 뜻을 함께하지 않아도,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생각이라면 이 곳에서 함께 이야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양오 제주참여환경연대 교육문화팀장이 교육문화카페 '자람'이 만들어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모와 삼촌(?)들이 대세인 까페에서 유독 눈에 띈 현치훈씨(25). '자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물품을 나르는 등 직접 몸으로 봉사한 현씨도 같은 뜻을 내비쳤다.


현씨는 "시민사회단체에 대해 폐쇄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특히 젊은사람들은 다가가기 더욱 꺼려한다"고 아쉬워하며 "이 공간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기존세대가 사회를 바꾸지 못한다면 젊은이들이 나서야 하는데, 힘들다는 이유로 비판적인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사회가 앞으로 나아갈 수 없지 않겠느냐"고 이야기를 꺼냈다.


함께 자리하고 있던 진봉기(29)씨도 현씨를 거들었다. 진씨는 "시민단체 활동을 한다고 하면 주변에서는 '그 힘든걸 왜 하냐? 돌아오는 것도 없는데'라는 눈으로 보기에 일쑤"였다고 말했다.


진씨는 "그러나 사회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배우게 되고, 내 위치에서는 할 수 없었던 일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는 것을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며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하다못해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도 함부로 하지 않게된다"고 덧붙였다.


그들은 '자람'이 시민들은 물론이거니와 젊은이들과의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이제 막 문을 연 까페 '자람'. 더 많은 '사람'과의 만남을 꿈꾸는 공간은 이미 쑥쑥 커가는 모습이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