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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정부의 무인도서 관리방침 변경에 따른


제주도는 정부의 무인도서 개발정책에 대한

명확한 반대입장을 밝혀야

도내 무인도서 50곳 중 48곳이 개발의 가능성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해양수산부는 1월 18일 ‘무인도서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무인도서법)을 개정해 ‘준보전’ 지역이나 ‘이용가능’ 지역으로 지정된 무인도서라 할지라도 개발계획을 승인받으면 개발이 가능토록 했다. 이로써 전국적으로는 2,421개의 무인도서 중 94%인 2,271개 도서가 개발의 가능성을 안게 되었다.

무인도서는 ‘무인도서법’에 따라 ‘절대보전’, ‘준보전’, ‘이용가능’, ‘개발가능’ 지역으로 분류된다. ‘절대보전’과 ‘준보전’ 지역은 무인도서의 보전가치가 매우 높거나 영해의 설정과 관련하여 특별히 보전할 필요가 있어 상시적인 출입제한의 조치가 필요한 곳을 말하고, ‘이용가능’ 지역은 도서의 형상을 훼손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사람의 출입 및 활동이 허용되는 곳을 말하며, ‘개발가능’ 지역은 일정한 개발이 허용되는 무인도서를 말한다.

제주도의 경우 절대보전에 포함된 무인도서는 사수도와 절명서 두 곳 뿐이다. 두 곳을 제외한 48개의 무인도서가 준보전(13개 도서), 이용가능(34개 도서), 개발가능(1개 도서) 지역으로 분류되어 있다. 화도(큰관탈)와 섶섬, 문섬, 범섬, 형제2도 등이 준보전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고, 그 외에 토끼섬, 차귀도, 지귀도, 서건도, 형제1도 등이 이용가능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지금까지 개발가능 무인도서는 다려도가 유일했다. 그러나 법 개정으로 준보전과 이용가능 도서까지 개발이 가능해 지면서 개발 가능 무인도서가 48개로 대폭 확대된 것이다. 특히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차귀도, 범섬이나 단체가 소유하고 있는 지귀도, 다려도(마을회), 수덕(마을회) 등은 개발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더욱 우려되는 문제는 외국인의 도내 무인도서 매입 및 투자다. 과거 해양수산부는 우리나라 영해기점에 존재하는 서격렬비도가 중국인 사업가에 매매될 위기에 처하자 2014년 12월 26일 서격렬비도를 포함한 8곳(제주시 추자면 신양리의 절명서 등)을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여, 외국인이 해당 무인 도서를 매입하려 할 경우 시·군·구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해양수산부가 부랴부랴 8개의 무인 도서를 추가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한 것은 섬 소유자가 개인일 경우 정부가 개인 간 매매를 제한할 방법이 없고, 외국인에게 매매될 경우 영토 주권을 위협할 우려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이미 도내 전체 토지 1833.2㎢ 중 592만2000㎡(2014년 6월 말 기준)를 중국인이 소유하고 있다. 2014년 상반기에 중국인이 취득한 제주도 땅만 277만2327㎡로 2013년 취득한 토지 122만㎡의 2배가 넘는다. 이러한 매입 속도 속에서 중국 자본이 도내 무인 도서까지 매입·투자개발에 나서면 무인도서 난개발과 영토 주권의 위협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는 말할 것도 없다. 무인도는 말 그대로 사람이 살지 않아 자연 생태계가 매우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문섬, 섶섬, 범섬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이고, 차귀도는 국가가 지정한 제422호 천연기념물이다. 이런 무인도서가 개발과 사람의 상시 출입으로 통제 불가의 상황에 빠질 경우 생태계 파괴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특히 무인 도서를 섬의 수용력을 초과하는 개발 또는 개방을 한다면 파괴의 속도는 걷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지금까지 정부는 환경을 보전하고, 난개발을 막기 위해 전국의 무인도서를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해 왔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이번 무인도서 개발 완화로 귀촌·귀농·귀어 등 농촌 지역의 부활과 관광 활성화를 돕겠다는 계획이다. 포장은 그럴 듯하지만, 무인도서는 관리가 매우 어려운 점을 감안한다면, 자본이 규제를 벗어나 입맛대로 난개발을 벌일 가능성을 열어주는 개발자본 만을 위한 정책임이 분명하다.

원희룡 지사는 최근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주도 투자유치의 원칙은 먼저 제주도의 생태환경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내 무인도서에 대한 관리의 책임자는 제주도지사이다. 따라서 제주의 무인도서 개발에 대한 명확한 반대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것이 자연과 문화 사람의 가치를 앞세우는 현도정에 걸맞는 태도이다.

2015. 1. 26.

(사)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강사윤․홍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