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선심성 도의원 재량사업비, 820억 증액편성이 웬말인가?
제주도의회의 재량사업비 부활 추진을 강력히 규탄한다!
제주도의회와 구성지 의장이 소위 재량사업비라고 불리우는 “소규모 숙원사업”예산을 820억이나 증액 편성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우리는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보도에 따르면, 구성지 의장은 의원별로 20억원씩(재량사업비 10억원, 정책사업비 10억) 도의회 전체(41명)로 치면 무려 820억원의 예산 배정을 요구하고 있다. 제주도의 한해 가용예산이 4,000억원 정도 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도의회의 820억원 요구는 비상식적인 황당한 요구라 하겠고. 이 소식을 들은 제주도민들은 경악했다.
재량사업비는 주민의 혈세임에도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는 의원들의 대표적인 선심성 예산으로 우리가 지속적으로 폐지를 요구했던 사업비이다. 소위 ‘재량’사업비는 풀(pool)사업비로도 불려지고, 시책추진보전금이나 소규모주민숙원사업비로 둔갑되는 등 그 사용처나 사용기준 등 예산편성의 기본도 확정하지 않은 채 ‘재량’대로(맘대로) 집행되어 지속적으로 문제로 제기되어왔다. 재량사업비는 다른 예산 항목과는 달리 편성 과정에서 충분한 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고, 심의 때도 구체적인 사업 내용 없이 총액 상태로 뭉뚱그려 처리되어 일명 ‘지방의회 쌈짓돈’이라고 비판받고 있다. 더욱이 집행부의 견제와 감시를 주 기능으로 하는 의회가 집행부와 ‘재량사업비’를 매개로 한 짬짜미 구도는 의회 본연의 역할을 왜곡 약화시킬 개연성이 다분한 사업비이다.
이러한 재량사업비의 폐해를 경험한 지자체들이 이미 지난 2012년 감사원의 폐지 권고를 받아들여 재량사업비를 폐지한 마당에 민의를 대변하는 제주도의회가 폐지됐던 재량사업비의 부활을 꾀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 처신이다. 재량사업비가 꼭 필요한 예산이라면 본예산에 편성하거나 주민참여예산으로 주민 스스로 예산 사용처의 우선순위를 정해 꼭 필요한 곳에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이러한 점에서 어제 구성지 의장이 밝힌 “예산편성의 관행을 깨고 예산의 협치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은 폐지됐던 도의원 재량사업비 부활을 위한 꼼수일 뿐이며, 협치를 호도하는 자가당착일 뿐이다.
제주도의회의 재량사업비 부활 추진은 의회를 바라보는 도민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무시하는 처사로 이에 대한 도민 혈세를 도의원 쌈지돈으로 아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제10대 제주도의회가 출범해서 제대로 그 역할을 수행하기도 전에 도의회를 향한 도민들의 신뢰와 지지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제주도의원을 대표하는 구성지 의장은 이에 대해 도민들께 사과하고 의회 본연의 감시와 견제 기능에 충실히 임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우리는 제주도의회의 재량사업비 부활 추진을 강력하게 규탄하는 바이다.
모든 예산은 도민의 혈세로 충당된다. 따라서 그 어떤 예산 한 푼이라도 묻지마 식으로, 멋대로, 선심성으로, 쌈짓돈처럼 쓰이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차제에 제주도도 예산편성에 있어서 투명함과 공정함을 견지하고 도민의 의견을 경청하고 제주도의회와 협력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등 과거의 예산 관행을 벗어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14. 10. 15.
(사)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강사윤․홍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