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람정의 제주신화역사공원 건축허가신청 취소와 관련
제주참여환경연대의 성명
지난 8월 29일, 신화역사공원내 ‘리조트월드제주’를 추진하고 있는 람정제주개발이 건축허가 신청을 자진 취소하였다. 그동안 람정제주개발은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통하여 기존 1,300실 규모이던 숙박시설을 4,800실 규모로 대폭 늘린 계획을 승인받았다. 또한 카지노 사업과 관련하여 제주도에 제출한 설계에는 없는 카지노가 건축도면에는 있는 것이 밝혀져 도민을 우롱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람정제주개발이 건축허가 신청을 자진 취소한 것은 그 동안 불거진 문제와 이에 따른 제주도의 입장변화가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제주도정은 람정제주개발 측에 숙박 수요량을 근거로 규모를 다시 산정할 것과 카지노 건축물의 사용목적을 투명하게 제시할 것을 요구하였다. 사실 자진 취소라는 표현보다는 현재의 계획으로는 건축허가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여 어쩔 수 없이 철회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람정제주개발은 9월 중순경에 숙박시설 규모를 4,800실에서 1,000실 줄인 3,800실 규모로 조정하고, 카지노 시설을 명기하여 건축허가를 재신청할 계획이다. 한편으로 보면 제주도정의 정책이 관철된 것으로 보이나, 애당초 1,300실에서 4,800실로 다시 3,800실로 사업자 측의 약간의 양보(?)를 얻어낸 것에 불과하다. 마치 물건 값을 부풀려 불렀다가 조금 깎아 제 가격 보다 훨씬 더 받는 상술에 속는 듯한 기분이다. 또한 카지노와 관련해서는 기존에 쉬쉬하던 것을 드러내 놓고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정은 신화역사공원이 당초의 계획에서 벗어나 진행되는 부분에 대해서, 제주도민의 의사를 물어야 한다. 신화역사공원부지는 제주의 뛰어난 자연환경인 곶자왈을 파괴하면서 만들어진 곳이다. 제주도민들은 이곳에 제주의 정체성이 살아있는 테마공원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하며, 자연환경의 파괴를 감수하였던 것이다. 만약 제주도정이 어떤 공론화 없이 이를 허가한다면 제주도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다. 제주도정은 카지노 부분에 대해서도 매우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람정제주개발에 대한 보완요구에는 카지노를 허가할 수도 있다는 어조로 해석할 수 있고, ‘카지노관리기구’를 언급하면서 이런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그동안 제주도정은 제주도민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받은 것처럼, 중요한 사안에 대해 도민의 의사를 묻지 않고 마음대로 결정하여 사회적 갈등을 낳고, 도민의 에너지를 소모하였다. 결국 도민과의 소통없이 제왕적으로 결정한 것이 어떤 진전도 없는 갈등으로 귀결된 것이다. 원희룡 도정도 이를 명심하여야 한다. 람정제주개발의 계획변경을 처리하기 전에 반드시 도민들에게 의견을 구하여야 할 사안임을 명확히 밝혀둔다.
2014. 9. 1.
(사)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강사윤․홍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