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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과 언론은 선거문화 혁신을 위해 각성하라!!



정당과 언론은 선거문화 혁신을 위해 각성하라!!

 

한 차례 큰 태풍이 지난 것처럼 어수선하다. 새누리당의 제주도지사 후보경선 방식을 둘러싼  파열음이 그쳤지만, 도민들에게는 그 어지러운 바람이 혼돈스러움과 실망, 정치에 대한 환멸감으로 번진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경선과정도 선거의 일부다. 같은 정당안에서도 서로 다른 철학과 정책을 가진 후보들이 서로 경합하여 후보로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후보가 될 사람의 철학과 정책을 놓고 이를 판가름하는 장이 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경선방식을 둘러싼 행보에서 보면, 오로지 ‘누가 당선 가능성이 높으냐’가 유일한 잣대가 되었다. 정당의 집권은 정당으로서는 최우선 목표이겠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당은 스스로의 목적과 더불어, 경선과정에서 어떻게 민주주의를 성숙시키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정당에게 부여한 근본적인 사명이다.  

 

새누리당은 이런 사명을 져버렸다.  뿌리부터 흔들리는 박근혜 정권의 정당성을 지키고자 오로지 지방선거에서 당 후보를 한 명이라도 더 당선시켜야 한다는 것이 유일한 목표가 되어 지역의 민주주의 발전을 짓뭉게고 있다. 공당이 나서서 선거문화 혁신을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참다운 정당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경선과정에서 어떻게 후보의 철학과 정책을 검증할 것인지 방안을 찾고 내놓아야 하는데 일말의 노력도 찾아볼 수 없다. 이점에서는 민주당과 새정치연합도 다르지 않다.

 

지방선거에 있어서 지역언론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보도행태는 아쉬운 정도를 넘어 각성과 혁신이 절실히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제주도지사 후보경선 방식을 둘러싼 지역언론의 보도는 마치 경마중계를 보는 듯하다. 하루에도 수차례씩 새누리당 중앙당에서의 경선방식을 둘러싼 신경전과 더불어 원희룡 전의원과 우근민지사를 둘러싼 유불리 싸움을 시시각각 전하는 것에 귀중한 지면을 낭비하고 있다. 물론 도민이 궁금한 사항을 신속보도 한다는 점에서 필요성을 전면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지나친 보도로 인해 언론의 사명은 뒤로 밀리고, 상업성만을 의식한 것으로 비추어지는 현실에 대해서 언론의 각성과 혁신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현재 지역언론을 보면, 예비후보들의 정책은 단신으로 처리되어, 마치 의견광고를 보는 듯하다.  모든 예비후보들의 정책을 상세하게 다루기는 어렵지만, 검증이 필요한 정책을 선정하여 각계의 의견을 듣는다든지, 쟁점이 되는 정책에 대해서는 토론회를 열어 도민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지역이 책임있는 언론이 취해야 할 자세다.


얼마전 제주지역언론사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거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공동 노력하자고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선거는 공정해야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선거 본연의 목적인 참다운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본질적인 목적이다.  제주 지역언론사들이 이번 지방선거가 진정한 정책선거가 될 수 있도록 자성하고 혁신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