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성명] 택지비 꼼수로 도민 우롱, 살인 분양가
노형2지구 아이파크 분양가 논란에 행정이 나서라
우려했던 대로 노형지구 아이파크 분양예정가가 제주지역 아파트 신규분양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는 지난 아라지구 아이파크 분양가 논란에 이은 것으로, 한 사기업이 제주지역 주택가격 상승의 견인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노형지구 아이파크 고분양가는 이미 충분히 예상됐던 것으로, 이를 우려해 온 각계의 주장에 따르면, 타지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택지매입비를 감안하더라도 3.3㎡당 900만원을 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제주도민의 요구였다.
그러나 현대산업개발은 이러한 논란을 피해가기 위한 꼼수로, 분양가 심의과정에서 깎일 것이 분명한 건축비 보다는 택지비를 높게 책정했다. 택지 매입비 대비 33%나 높은 감정가를 적용한 것이다. 이는 택지 매입비가 아니라 감정가를 분양가에 적용한 전례에 비추어 봐도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며, 분양가 심의를 거쳐도 분양가 인하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한 꼼수다. 현대산업개발이 제주도민을 돈벌이의 대상으로만 볼 뿐만 아니라 심각하게 우롱하고 있음이다.
도민에게 양질의 주거환경을 안정되게 공급해야 할 의무가 있는 제주시와 도정 또한, 아파트 분양가 관련해서는 ‘시장의 논리에 맡길 수 밖에 없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그간 이 논란 관련하여 본회가 수차례 지적한 바 대로, 제주지역의 아파트 분양가 상승률이 전국 평균의 다섯 배에 다다르고, 제주지역 근로자 소득평균은 전국 최하위권으로서 고분양가 아파트를 구매할 현실적 여건이 되지 않는 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분양가에 거래되는 주택이 실수요자 보다는 투기수요에 부응한다는 사실을 행정도 이미 인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행정의 직무유기는 더욱 심각하다 할 수 있다. 주택정책 관련하여서는 강력한 행정지도가 가능한 것이 통례인 점에 비추어, 제주도와 제주시가 의도적으로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소비자 보다는 공급자 중심으로 구성된 분양가심의위에 대한 문제제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새로 구성된 분양가심의위가 주택 실수요자의 공리에 부합하는 방향인지 또한 의문이다.
2007년 주택법 개정 이후 시민단체를 비롯한 민간(소비자)영역이 법적으로 분양가 심사위원회의 구성에 참여할 기회는 줄어들었지만, 지방행정의 의지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은 다른 지역의 사례가 말해준다. 마산시의 경우 조례로서 시민단체 추천자를 명시하고 있으며, 울산 북구는 자문위원으로 시민단체 인사를 명시하고 있다. 서울시의 분양가심의위 또한 공급자와 소비자의 균형을 이뤄낸 좋은 사례로 소개되기도 한다. 제주도 행정의 현실은 어떠한가.
제주시를 비롯한 제주도지사는 지금이라도 살인적인 고분양가 행진을 멈추고, 건설사업자가 아닌 ‘도민의 공리’에 부합할 수 있도록 합리적 주택공급정책을 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향후 제주지역의 아파트 고분양가 논란에 있어 심리적 마지노선과 경험치를 제공하게 될 이번 노형지구 아이파크 문제에는 더욱 강력하게 행정지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