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신라면세점 앞 교통체증과 판매시설 증축에 대한
제주참여환경연대의 논평
‘Business friendly’ 강조하기 전에 ‘business’를 제대로...
제주시 연동 그랜드호텔 맞은편 신라면세점 이야기다. 기업이 하는 일에 쓴소리를 하면 행여 ‘제주도의 배타성’이나 ‘Business Friendly’의 메아리가 돌아올까 두렵지만, 기업친화라는 분위기를 만들려면, 그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는 전제가 있다는 것에 대해 대기업 삼성의 계열사인 신라면세점과 토론해 보고자 한다.
폭증하는 관광객, 특히 중국인 관광객의 특수를 가장 많이 누리고 있는 곳 중에 하나가 신라면세점이다. 요즘 신라면세점 앞을 지나는 도민들은 신라면세점 앞을 가득 메우고 있는 전세버스와 관광객의 행렬에 어리둥절할 만큼 놀란다. 편도 2차선 중 한 차선을 완전히 차지한 전세버스로 발생한 교통체증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자세히 보게 되는 광경이다.
신라면세점은 관광객을 가득 태운 전세버스들이 건물 앞 도로에서 내리고, 타는 동안에 이 곳 도로가 극심한 마비를 겪고 있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으며, 기존 건물 주변의 주차장을 없애고, 판매시설을 증축하려고 하고 있다.. 이곳은 주차만 허용이 안 되는 지역이라, 정차 행위는 자치경찰에서도 단속의 근거가 없어, 교통체증을 막기 위한 신라면세점 교통용역으로 전락한 지경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신라면세점은 승하차할 수 있는 공간까지 없애면서, 면세점 증축계획을 세우고 있다. 제주시 도두 근처와 인근에 주차시설을 마련해 놓았으니,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이며, 교묘하게 법망의 허점을 이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를 지적하면 예의 ‘Business Friendly’외칠지 모른다. 그들의 바람대로 제주도민이 불편을 감수하면서, 기업의 경제활동을 응원하려면 전제가 필요한 것 같다. 친구로 대하려면 친구다워야 한다. 일방적으로 기업친화만 강조한다면 정작 그들은 비즈니스를 모르는 것이다. 제주의 총생산에 기여하고 있다고 반론할 것인가 도민들은 신라면세점이 벌어들인 소득이 어디로 가는지 안다. 또한 그들이 제주사회에 대한 희박한 책임의식도 알고 있다. 기업친화를 외치려면 그에 걸 맞는 행동을 하여야 한다. 도민의 정서도 아무 노력 없이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도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것 아닌가
신라면세점은 도민들의 불편을 방관해선 안 된다. 이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도민의 통행 안전과 편의를 고민하는 것이 요즘 기업의 트랜드가 아닌가. 시대에 뒤떨어진 경영을 심각히 되돌아보고 빠른 시간 내에 자세를 바꾸기를 바란다.
제주도정의 신라면세점에 태도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태도로 도민의 불편과 위험을 방관하고 있다. 그렇다면 법적규제를 할 수 있는 교통유발부담금제도는 왜 도입하지 않는 것인가? 1990년 만들어진 이 제도에 근거할 때, 신라면세점이 1년에 내야 할 교통유발부담금은 600만원 정도로 현실적으로 타당하지 않지만, 서울시의 경우는 현실적으로 재조정하면서 적극적으로 시민불편에 대처하고 있는데 비해, 제주도정은 관광객 증가의 최대 수혜를 누리고 있는 신라면세점에 이조차 대응하지 않고 있다. 원칙 없는 기업친화다. 도시교통정비촉진법은 기업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교통불편이 계속될 경우, 지자체장은 공사중지를 명령할 권한도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신라면세점 앞을 ‘주정차금지구역’으로 지정하는 방법과 단속카메라를 설치 할 수도 있다. 제주도정은 적극적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도민과 자치경찰대만 고생시키고 있다. 자치정부가 ‘기업친화’를 부르짖으려면 도민과 기업 간에 놓인 장벽을 먼저 걷어내야 하지 않는가.
신라면세점은 그나마 건물 앞과 옆에 있던 주.정차공간 마저 없애고 건물을 증축하고 있다. 증축을 하려는 목적도 중소규모의 쇼핑센터와 같은 상품으로 채워 관광의 수혜를 독식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증축을 생각하기 이전에 도민의 교통불편을 보았다면, 당연히 이 곳을 임시정차 구간으로 만들어야 옳다. 주차장도 건물인근에 충분하게 확보하여 교통부담을 최소화 하도록 모범을 보여야 한다.
제주도정과 신라면세점은 ‘business friendly’라는 말로 도민에게 윽박지르지 말라. 이는 개발독재시대나 통할 수 있는 얘기다. 또는 진정으로 도민을 위한 생각과 실천을 했을 때 당연히 따르는 결과다. 신라면세점과 제주도정의 성의 있는 해결 노력을 기대한다.
2013. 9. 12.
(사)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최 현․한재호․홍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