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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국방부 장관의 강정방문 관련 제주군사기지범대위 성명


김태영 국방부 장관의 강정방문 관련 성명




1. 김태영 국방부장관이 제주해군기지 건설과 관련, 지난 20일 강정을 방문하였다. 우선, 지난 과정에서 강정 주민들이 국방부 장관의 면담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음에도, 기지건설 착공을 위한 행정절차가 모두 끝난 지금에서야 강정주민들과의 대화에 나선 것은 누가 봐도 기지건설의 정당성을 세우기 위한 명분 쌓기용에 지나지 않는다. 더구나 행정법원에 계류 중인 소송의 결론이 멀지 않은 시점에서 이의 의혹은 더욱 짙어진다.



2.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강정주민 대표들과의 면담 과정에서 해군기지 건설이 제주도에도 굉장히 많은 득이 된다면서 하와이 사례와 국내 평택, 동해, 부산등의 사례를 들어 제주에 부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는 지난 2007년 국내 해군기지 조사 과정에서 국내 해군기지 소재지역의 경제상황이 어떤지 이미 드러난 바 있다. 당시, 제주도 당국의 공식 조사결과에 의해 밝혀진 자료에 따르면, 2007년 기준 과거 10년 동안의 해군기지 소재지역 경제지표는 한 마디로 해군기지 건설로 오히려 경제상황이 ‘나빠졌다’는 것이다. 하나 같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가 줄어들고, 인구감소는 물론, 해군기지 직접 입지 지역은 날로 공동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 경제지표와 현장조사로서 이미 드러난 바 있다. 그럼에도 어떤 근거로 제주기지가 제주에 “굉장한 득”이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3. 또한, 김태영 장관은 해군기지가 결코 자연 파괴가 아니라면서, 오히려 ‘창조적 건설’임을 강조했다. 김태영 장관은 해군기지는 ‘자연과 어우러지는 인공적인 부분’임을 내세우면서, 이를 아프리카 밀림에 빗대어 표현했다. 즉, 아프리카는 밀림 자연만 있고, “무식하게 뛰어다니는 흑인만 있을 뿐” “그게 관광명소”냐는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이는 매우 심각한 발언이다. 일국의 장관이 아프리카의 사람들을 ‘무식하게 뛰어다니는 흑인’인라는 표현으로 인종차별적 발언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했다는 것 자체도 심각하지만, 마치 제주의 대표경관인 강정이 천연의 아름다움 만으로는 아프리카의 그런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뉘앙스다. 그리고 해군기지가 이를 관광명소로 만드는 ‘자연과 어우러지는 인공물’이 된다는 식이다.



이는 제주의 대표경관지이자 천혜의 생태계 지역인 강정마을과 주민들을 사실상 비하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이에 대해, 분명한 해명과 더불어 도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다.



4. 마지막으로, 김태영 장관은 제주 해군기지 문제를 둘러싼 실상을 제대로 파악이나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강정 주민대표와의 대화 과정에서, 김장관은 “여러분들이 주민들을 잘못 오도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많은 강정주민들이 동의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하는 등 여전히 3년 동안의 강정주민들의 반대투쟁의 이유와 의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듯 하다.


김장관의 말대로, 많은 강정주민들이 동의한다면, 강정 주민대표들이 요구하는 주민투표를 수용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오히려 당당히 주민투표 요구를 수용한다면, 훨씬 해군기지 건설의 정당성에 유리할 텐데, 많은 주민들이 동의한다고 하면서 정작 주민투표 요구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장관의 태도는 결코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2010. 3.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