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동의 뒤짚은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은 곶자왈 환경파괴․졸속심의 책임지고 사퇴하라
최근 잇따른 개발사업으로 제주환경이 유래없는 파괴위기를 맞고 있다.
이미 곶자왈 곳곳은 굴삭기 굉음속에 수만년을 이어온 자연환경이 돌아올 수 없는 길로 가고 있다.
제주환경을 지킬 책임을 지는 제주도정은 골프장 개발에 대한 밀어붙이기식 추진으로 환경보전을 위한 의지도 노력도 없음이 드러났다.
이런 가운데 환경보전을 위한 마지막 제도적 장치라할 수 있는 환경영향평가심의가 일부 위원들이 이해할 수 없는 태도로 유명무실해졌다는 점에서 한탄을 금할 수 없다.
지난 3일 버스속에서 졸속으로 이뤄진 한라산리조트 영향평가 조건부동의 결과에 대한 번복 책임은 제주도와 함께 심의위원들에게 있음을 분명히 한다.
6일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과 제주도지사, 환경국장 면담자리에서 김방훈 환경국장은 "그날 심의가 심의위원들이 현장에서 처리하자는 요구가 있어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는 심의위원들이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스스로 2월 24일 내렸던 조건부 동의안에 대해 부정한 것이며 그것도 최소한의 형식적 절차조차 지키지 않은 가운데 이뤄졌음을 인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는 이미 이번 결정이 무효임을 선언한 바 있으며 이에 대한 법적 조치에 들어갈 것임을 밝힌바 있다.
이와 함께 자신들이 불과 1주일전 내렸던 결정을 뚜렷한 이유없이 번복함으로써 곶자왈 환경파괴를 인정해버린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들에 대해서도 이번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날 것을 촉구한다.
이번 한라산리조트 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는 이미 식물상 조사와 곶자왈 면적이 잘못됐으며 곶자왈과 애기뿔소똥구리 등 희귀동식물 보전대책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수차례 제기됐다.
하지만 환경영향평가심의 과정을 보면 1월 26일 내려졌던 재심의 결정이 불과 20여일뒤인 2월 24일 지적사항이 반영되지도 않은 재심의 보완서가 제출되었지만 이를 통과시키고 말았다.
더욱이 이번에는 공식회의도 아닌 현장조사 자리에서 조건부 동의 자체를 번복함으로써 환경영향평가심의를 사업자 편의를 위한 통과의례로 전락시켰으며 위원 스스로 권위와 신뢰를 떨어뜨린 것이다.
또 그동안 환경단체가 숱하게 문제 제기해온 진입로 구간을 포함한 곶자왈 현장조사를 실질환경영향평가가 끝난 후인 3일에야 방문했다는 점에서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들이 과연 책임있는 결정을 내려왔는지 의문을 갖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스스로 환경보전을 위한 의지와 노력을 잃어버린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들은 이번 사태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
또한 제주도도 사업추진을 위한 통과의례로 전락한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가 환경보전을 위한 합리적 대안제시와 결정기능을 갖는 위원회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심의위 재구성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을 촉구한다.
2006년 3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