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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제주도 해군기지 반대 도민대책위원회


<기자회견문>

기/자/회/견/문

정부로부터 지정된 ‘세계 평화의 섬 제주’,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서명까지 한 제주 평화의 섬이 그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해군이 남제주군 안덕면 화순항에 해군 기동함대기지를 추진하는데 이어 대정지역에는 공군기지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군은 오는 2014년까지 8000여 억원을 투입해 함정 20여척이 정박할 수 있는 해군 기동함대작전기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으로 구체적인 실행에 옮기고 있다. 공군 역시 그 전모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비행전대급 부대 창설을 포함한 제주도 항공전략기지 건설을 공군의 중장기계획에 포함시켜 추진해 왔다. 지역 주민들에게는 이미 그 의미조차 상실한 것으로 인식돼 온 ‘알뜨르’ 비행장이 여전히 공군기지로 활용돼 왔다는 것도 확인되고 있다.

우리는 제주를 군사기지화 하려는 어떤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히 반대한다.

제주도의 대표적인 경관지 중 하나인 산방산과 화순해수욕장 일대와 대정지역이 군사기지로 변모하게 되면서 기형적 관광지로 전락하는 것은 물론 주민들 삶의 양식을 송두리째 변모시킬 것이다.
나아가 전략기지 성격의 해군기지가 들어서고 공군기지까지 건설된다면 제주도는 동북아의ꡐ평화 거점ꡑ이 아닌 동북아의 불안정성을 증대시키는 ꡐ갈등의 거점ꡑ 혹은 ꡐ충돌지대ꡑ가 되고 말 것이다. 평화의 섬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군사지역으로 인식되는 것과 함께 군비경쟁, 팽창주의 등 동아시아 갈등구도가 첨예화 될 경우 갈등의 핵심지역으로 전락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차원의ꡐ세계 평화의 섬ꡑ으로 지정됐으며 군사기지계획을 추진한다는 것은 정부 스스로도 심각한 자기모순을 드러내는 결과다.
제주가 평화의 섬이 되기 위해서는 동북아의 평화와 협력을 목표로 공동번영을 실현하기 위한 국비축소 등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이지 군사기지화는 아니다.
제주가 현재의 계획과 구상에 따라 군사기지로 변모한다면 평화의 섬은 구호에 불과하다. 평화의 섬과 군사기지는 양립할 수 없다는 게 우리의 변함없는 생각이다.
대다수의 제주도민 역시 제주가 군사기지로 상징화되는 곳이 아니라 진정으로 평화를 실천하고 화해와 상생의 공동체로 발전해 나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반드시 군사기지가 있어야만 안보가 담보되는 것은 아니다. 탈냉전의 시대에 있어서 안보는 군사력에만 의존해서는 지켜질 수 없다. 정치, 경제, 사회는 물론 문화와 인권, 환경 등 비군사적 분야 또 한 안보의 개념에 포함되는 것이 올바른 현실인식이다.
무엇보다 한․미 군사동맹의 역사가 증명해 주듯이 군사기지화는 미군의 동북아 군사정책과 맞물리면서 동북아의 긴장을 촉발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묻는다.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지정한 취지에 맞게 해군기지와 공군기지 추진에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선언적인 제주 평화의 섬이 아니라 동북아 평화실현을 목표로 한 제주 평화의 섬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제주출신 국회의원들과 김태환 제주도지사에게도 묻는다.
제주의 미래를 가늠하게 될 군사기지 전략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지 말고 당당하게 소신을 밝혀 달라.

제주도민들의 평화의지는 고난의 역사 속에서도 실천으로 화답해 왔다.
1980년대 송악산 군사기지 반대 투쟁에서부터 2002년 화순항 해군기지 반대 싸움에 이르기까지 평화 수호를 위한 발걸음을 내딛어 왔다.
이제 우리는 평화를 지켜온 제주도민들과 함께 군사기지 결사 저지 투쟁에 돌입할 것이다. 우리 제주의 미래를 위해서, 우리의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도 군사기지를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


2005. 5. 3


제주도 해군기지 반대 도민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