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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의 의사와 무관하게 추진되는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2002년 도민들의 큰 저항에 부딪혀 유보됐던 화순항 해군기지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 더구나 이번에는 당시의 ‘해군 부두’차원이 아닌 ‘해군 기동함대 작전기지’ 건설이라는 점에서 보다 노골화된 차원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본회 확인에 따르면, 이미 해군본부는 국회 차원에 해군본부 관계자를 파견해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홍보와 설득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군본부 스스로도 구체적인 계획수립에 나설 뜻을 비치고 있어, 조만간 이 문제가 본격 추진될 것임을 시사했다.

우리는 먼저, 제주도민의 큰 반대에도 불구하고 재차 은밀히 이 계획을 추진해온 해군본부에 대한 강력한 규탄의 의사를 밝힌다.
우리는 제주도의 ‘군사지대’화를 부추기는 해군기지 건설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 더구나 국가차원의 ‘세계 평화의 섬’으로 지정된 시점에서, 한편에서 군사기지계획을 추진한다는 것은 정부 스스로도 심각한 모순을 드러내는 결과로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
나아가 “대한민국은 동북아의 전통적인 평화세력”임을 강조한 얼마전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에서 보이 듯, 제주도의 해군기지 건설은 동북아 평화 관련 논의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나 역할과 관련해 매우 치명적인 오류로서 나타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해군본부는 지난 2002년 도민반대에 부딪혀 이 문제가 좌초되었음에도, ‘평화의 섬 안전보장’과 ‘관광자원’화 등을 근거로 ‘제주도 발전의 핵심요소가 될 것’이라고 또 다시 도민현혹에 나서려 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불거진 독도 영유권문제를 해군기지 건설근거의 정당성으로 내세우는 것은, 참으로 웃지못할 견강부회의 논리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해군본부가 더 이상 밀실차원의 계획추진을 삼가고, 이 문제가 제주도민의 안녕은 물론 제주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지금이라도 도민앞에 이 계획의 실체를 소상히 밝히고, 도민의 심판에 응해야 할 것임을 주장한다.



2005. 3. 24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허남춘․이지훈․허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