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
가입하기

활동소식




감시·대안·참여·연대를 지향합니다.

[기자회견]이라크 추가파병을 반대하는 ‘평화를 위한 제주종교인협의회(준)


정부는 평화와 생명 존중에 기초하여 이라크 추가파병을 즉각 철회해야 합니다.

최근 정부의 이라크 추가파병 결정은 우리 민족의 세계사적 운명을 다시 반성하게 해 줍니다. 강대국들의 세계구상을 고려하여 국익을 결정해야 하는 정부의 현실적인 고뇌를 이해하지 못할 바 아닙니다. 하지만 종교적인 양심과 인류애의 가치에 비추어 볼 때 저희 ‘평화를 위한 제주종교인협의회(준)’ 소속 종교인들은 2차 이라크 파병결정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밝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비극적 전쟁이 끝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그 슬픔이 그칠 줄 모르는 오늘, 미국이 내세운 이라크 침략의 명분에 동의하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테러가 더 큰 테러를 부르고, 전쟁이 더 큰 전쟁을 일으키는 이런 비인도적 상황에서 정부가 말하는 ꡐ국익ꡑ은 남의 불행에 편승하는 부끄러운 이기심에 다름 아닙니다. 물론, 재건을 위한 평화적 파병이라고 하나 이라크 민중이 원하지 않는 도움이라는 점은 이번 김선일 씨의 피랍에서도 뚜렷이 드러났습니다. 수많은 외침에 시달렸던 우리 겨레가 이민족의 땅에 군대를 파견한다면, 훗날 한반도에서 일어날지 모르는 외침에 대해서도 아무런 항변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들 또한 침략 앞에 국익이라는 명분을 앞세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진정 이번 파병이 이라크의 재건과 평화를 위해서라면 정부는 민간 평화재건 인력을 파견해야 마땅합니다. 미국과의 동맹관계는 이미 1차 파병을 통해 표명되었으니, 이제는 전 세계 인류와의 관계를 생각하여 파병 대신 민간 재건단을 파견해야 옳습니다.

‘평화를 위한 제주종교인협의회’는 간곡히 호소합니다. 인간의 양심이 이기주의와 폭력 앞에 굴복하지 않도록 깨어 있을 때 비로소 인류와 한반도의 장래가 밝을 것입니다. 부디 정부는 전쟁종식을 염원하는 이라크 민중과 인류 평화 그리고 한 사람의 생명도 국익과 바꾸지 않는 생명 존중에 기초하여 제 2차 이라크 파병을 철회하기를 촉구합니다. 또한 4.3의 비극이 아직도 아물지 않은 이곳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가꾸기 위해서라도, 우리 ‘평화를 위한 제주종교인협의회’는 이라크 추가파병 철회와 세계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노력할 것을 다짐합니다.

2004. 7.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