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 10년 경력 환경교육 프리랜서 강사. 유아 숲교육 프로그램 진행. 미술 심리치료 활동 경력
* 인터뷰일: 2026. 10. 6
■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처음 시작할 때는 사실 숲에 중점을 두진 않았어요. 미술 심리치료를 공부하면서 아동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걸 숲에서 해보려고 동료 선생님들과 생태 교육을 받았어요. 그게 2014년이었는데, 하다 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관심이 심리치료에서 숲으로 옮겨갔고 그 이후로 자원활동을 하면서 여러 선생님들이 잘 이끌어 주셔서 계속 하게 됐어요.
■ 그동안 주로 어떤 활동을 해오셨나요?
2015년부터 작년까지는 환경교육 기관에 소속되어 활동했어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연초에 신청 받아서 선생님들한테 수업을 배분하는 방식이었는데, 예산이 줄다가 올해부터는 사업이 없어지면서 못 하게 됐어요. 또 최근 3년간은 주로 유아 대상 숲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민간 회사에서 강사로 활동하거나 직원으로 프로그램 강의, 기획, 정리하는 일들을 했고요. 중간에 개별적으로 의뢰가 들어오는 프로그램도 있었고, 학교로 찾아가는 프로그램들은 올해도 하고 있습니다.
■ 그런 일들은 어떻게 하게 되신 건가요?
사실 교육을 받거나 자격증을 따는 것도 필요하지만 결국 아는 사람이 있어야 일자리에 들어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운이 좋게 교육받으면서 만나고 배웠던 선생님들 도움으로 기회를 많이 얻었죠. 저는 도심에서 나고 자라서 시골 경험이 없었는데 다 너무 신기하고 재밌어 하니까 그런 모습을 좋게 보신 것 같아요.
■갖고 계신 자격증이 있으신가요? 비용은 어느 정도 들었는지요?
유아숲 지도사 자격증이 있는데 취득한 지는 얼마 안 됐어요. 그전에는 생태 안내자 교육 수료증만 갖고 있었고 그 외에 임상심리사 자격증이 있어요. 유아숲 지도사 과정은 170만 원 정도 들었고요, 임상심리사는 제가 개인적으로 대학원에 진학하느라 학비가 들었지만 자격증 자체는 온라인 강의와 시험 응시 비용 정도만 들었어요.
■ 유아숲 지도사는 자격증이 있어야 활동이 가능했던 건가요?
다른 분들의 경우 대개 숲해설가 자격증 같은 게 있었는데 저는 생태 안내자 교육받은 게 전부였거든요. 그 과정에서 제주의 자연을 이해하고 수업에 필요한 실제적인 내용까지 많이 배웠죠. 그리고 아는 선생님들 추천으로 기관에서 일정 교육을 받아서 수업을 하게 됐고요. 그래도 공식적인 자격이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 취득한 거예요. 전에는 꼭 자격증을 요구하진 않았는데 지금은 좀 달라진 것 같아요. 그리고 자격증이 있어야만 들어갈 수 있는 유아숲 체험원 같은 곳도 있어요.
■ 환경교육 기관에서는 민간 단체에서 받은 교육이나 활동한 내용을 인정해 주나요?
네, 인정해 줬으니까 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력서에 그 내용들을 다 기재했고요.
■ 그럼 강사분들 간에 받는 보수에도 차등이 있을까요?
전혀 없어요. 그게 너무 불합리한 거죠. 아주 오래 해 오신 분과 이제 막 들어간 저와 그냥 똑같이 받아요.
■ 경력 인정은 안 되는 거네요.
그게 고민되는 부분이긴 해요. 오래 하신 분이 분명 노하우가 더 있고 아이들과 소통하는 역량도 훨씬 뛰어난데 그게 개인적인 역량 차이인 면도 있고 어떤 분들은 처음 하시는데도 굉장히 잘 하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숲 수업이라는 게 아이들 반응에 따라서 수업의 성패가 달라지는 부분도 있고 대개 수업을 밖에서 하다 보니 변수가 많거든요. 경력이 인정돼야 한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그 경력을 측정하고 평가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어요.
■기본적으로 경력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게 좋을지요?
네, 앞서 말했듯 검증이 쉽지 않겠지만 경력 인정과 관리는 무척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협회든 어떤 공신력 있는 기관이 구심점이 되어서 지침을 마련한다면 좋을 것 같아요.
■ 이런 활동을 하시면서 존중받지 못한다거나 불편 부당하다고 느낀 예가 있을까요?
저는 사실 크게 느껴본 적은 없는데 옆에서 보면 계속 싸우시는 분도 있어요. 제가 아는 분은 본인 일에 대해 프라이드가 굉장히 강하고 매우 드물게 이 일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분인데, 처음에 숲해설가로 기관에 들어가서 근무하면서 1~2년 동안 날마다 싸웠대요. 기본적으로 일할 때 필요한 것들이 제공되지 않고 요구하는 것만 많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제가 어떤 시설에서 일할 때는 아직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이전이라 그럴 수도 있는데 저희 일이 환경미화나 공공근로 같은 내용으로 되어 있던 적도 있었어요. 일할 때 대기장소 같은 곳도 없고요.
■ 그런 부분은 어디의 책임일까요?
일을 주는 관공서의 문제가 아닐까요? 많은 경우 아무래도 기관은 2~3년 단위로 위탁을 받는 구조다 보니 기관에서 문제제기를 하기 힘든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 본인이 하는 일이 자원봉사라고 생각하는지 노동이라고 생각하는지요?
분명히 노동이라고 생각하죠. 나의 에너지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그 대가로 페이를 받아서 생활하기 위해 일하는 거지 순수하게 아무 대가 없이 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나라에서 공식적으로 돈을 받고 교육을 하면서 결국은 자원봉사자를 양성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숲해설사든 유아숲지도사든 100~200만 원을 들여서 자격을 취득하는데 그걸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자리는 너무 적잖아요. 그런데 또 숲 관련 활동하시는 분들 중에는 경제적인 부분에 연연하지 않는 분들도 많고 일한 것에 대해서 받아야 할 돈을 요청하지 못하는 분도 있거든요. 활동하면서 힐링되고 좋지 뭐, 이렇게 생각하신다든지요.
■여유가 있는 분들이 주로 활동에 참여하셔서 그런 걸까요?
아무래도 연세 드신 분들이 많고 먹고사는 데 문제는 없으니까 이 정도만 받아도 된다거나 안 받아도 그냥 할 수 있지, 하는 분도 있어요. 근데 기본적으로 내가 돈을 들여서 자격을 딴다는 건 그걸로 먹고살아보겠다고 하는 거 아닌가요? 이런 구조가 되게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한편으로는 그런 분위기가 있으니까 정당하게 요구하는 사람을 너무 돈 밝히는 사람처럼 보는 경향도 있어요. 작년에 같이 어린이집 수업을 나가는 한 선생님이 내년에는 페이를 1만 원이라도 올리겠다고 어린이집에 미리 말해둔 게 있어서 올해 어린이집에서 얼마 받으시겠냐고 물어봤는데 다른 선생님들은 아무도 올릴 생각을 안 하는 거예요. 그 상황이 너무 황당했어요. 되게 오랫동안 물가상승률도 반영이 안 된 금액을 계속 받아왔고 꼭 필요한 답사비나 기획비도 전혀 없거든요. 우리가 하는 활동이 어떤 가치가 있고 얼마만큼을 요구해야 되는지에 대한 생각을 별로 안 하는 것 같아요.
■ 그렇다면 앞으로 이런 활동이 노동으로 인정받아야 되는지, 현재처럼 자원봉사 개념으로 또는 제3지대로 가야 되는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본적으로 노동으로 인정받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유아숲 지도사 교육받을 때, 내가 너무 낮게 페이를 책정하면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가 가니까 적정 금액을 요구해야 된다고 얘기하신 분이 있었어요. 단적으로 1시간에 10만 원 받는다면 되게 많이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그 앞뒤로 해야 하는 일이나 우리가 갖고 있는 재료나 경험 등을 두루 따졌을 때 전체적으로 가치가 제대로 평가돼야 한다고 봐요. 지금은 그런 부분이 애매모호하기 때문에 직업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거 같아요.
■앞에서 하신 말씀과 연결되는데, 지금껏 쌓아온 경력에 맞는 페이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그렇지 않죠. 동료 선생님과도 이야기했는데 1시간에 15만 원은 받아야 우리가 하는 수업의 가치에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현실적으로 그렇게 받을 수 있는 데는 없어요. 대부분 1~2시간 수업에 10만 원 선이고요. 예전에는 더 적은 금액을 받고 오전부터 오후까지 4시간 수업도 했다고 하더라고요. 점심 도시락 싸서 다니면서, 그야말로 열정페이였죠. 이후에 몇몇 선생님이 열심히 싸우시고 해마다 금액을 올려야 된다고 총대 매고 얘기해주셔서 조금 오르고 시간도 줄고 그래서 작년에 했던 수업이 공식적으로 2시간 수업에 11만 원이었어요. 그게 잘 주는 편인 거예요.
■그렇다면 활동하면서 전문가로서 존중받는다고 느끼시나요?
특별히 무시당하거나 그런 느낌을 받아본 적은 없긴 하지만 전문가로 인정한다면 따라오는 게 있어야 되잖아요. 제 경험으로도 기관이든 민간 회사든 열정 페이긴 마찬가지죠. 그래서 계속 하기가 힘든 점도 있었어요.
■ 보통 이런 해설 활동을 쉽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나 봐요.
그렇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낮다고 생각하고 가치가 인정 못 받는 것 같아요. 제가 사실 요즘에 계속 쳇바퀴 도는 것 같고 이 활동의 가치가 뭘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어떤 강의를 들으면서 문해력이라는 단어가 많이 와닿았어요. 우리 활동이 자연에 대한, 제주에 대한 문해력을 넓혀주는 거고 그 속에 자신들이 경험한 것들이 전해지는 거잖아요. 그런 게(생태활동가의 활동) 굉장히 가치가 있는 활동이라는 걸 새삼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일반 대중에게도 어필이 되고 인식될 때 전문가로서 인정받고 페이도 따라오지 않을까 싶어요.
■ 진입 장벽을 좀 세우는 건 어떨까요?
어떤 식으로 세울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근데 기본적으로는 좀 체계가 안 잡혀 있는 느낌이어서 체계를 세우고 레벨링을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런데 그 경우에도 검증이 어려운 문제는 있겠죠.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공인된 단체가 있거나 하지 않다면요.
■ 해설가 협회 같은 곳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현재의 불공평함이나 불합리함이 없어지려면 그런 체계가 하나 있어야 되는 것 같아요. 다른 선생님께서 계속 얘기하신 건데, 가령 해설가 협회라면 초보 해설사 회원들한테 내부적으로 기회를 만들어주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프로그램의 경우 유경험자들이 맡되 보조로 같이 하면서 역량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개인적으로 숲놀이 하는 선생님들의 단체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거든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의 가치를 환기하고 일종의 기준점이 돼 주면 좋겠다는 생각인데 사실 요원한 일이라 어딘가에서 공식적으로 그런 역할을 해주면 좋겠죠.
■ 현재 도내 생태 활동가들이 각종 운영 시스템 중에 개선돼야 할 최우선 과제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사실 지금 운영 시스템이라는 것 자체가 있나 싶을 정도로 정말 각개전투 하고 있거든요. 같이 유아숲 지도사 했던 선생님은 어디 가서 수업을 볼 기회도 없을 정도로 경험과 역량을 쌓기 어려운 상황이에요. 저는 알음알음 혜택을 많이 받으면서 왔기 때문에 나름으로 도와주려고 하지만 한계가 있더라고요.
■ 그럼 제주도나 국가 차원에서 당장 무엇을 바꾸면 좀 더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을까요?
일단 여기에 관심과 의지가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얘기해본다면 현재는 페이를 정할 때 대개 교육부 지침을 가져다 쓰는데 실상 내용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나 여건이 다르거든요. 공식적인 기관에서 기획비와 답사비를 포함해 적정한 금액이 책정될 수 있도록 기준선을 세워주고 우리 활동을 좀 인정했으면 좋겠다, 이런 존재가 있구나, 일반적인 학교 강사와는 다른 형태라고 구분이 좀 됐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정말 사각지대에 놓인 느낌이에요. 활동하면서 분명 노하우도 쌓이고 고민도 더 많이 하면서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데 그런 노력에 대한 보상이 전혀 없이 해마다 같은 금액을 받고 이 활동만으로 기본적인 생계도 하기 어려우니까요.
■ 여러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동력은 무엇일까요?
대부분 비슷하게 얘기하실 것 같은데 가면 일단 되게 좋아요. 아이들을 만나는 것도 좋고 숲에 가는 것도 좋고요. 답사비를 안 줘도, 가면 좋으니까 그냥 다니는거예요. 미술 심리치료 일을 하면서도 느끼는 건데, 아이가 갖고 있는 문제들을 발산하고 해결하기에 숲은 정말 좋은 공간이거든요. 지금 아픈 아이들이 정말 많은데 예방이든 치료 차원에서든 숲을 많이 가는 건 너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들이 더 설득이 되고 사람들이 알게 되어서 수요가 많아진다면 미래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하루를 놀더라도 그날 숲에서의 좋은 기억을 갖고 가면 그게 평생 갈 거거든요. 생태 감수성과 생명 존중에 대해 경험하고 체화하면서 조금이라도 그 아이의 인생이나 세상을 좋게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하는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선생님과 같은 길을 걷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이 일만으로는 생계가 되지 않아요. 저는 올해 숲 일을 줄이면서 오전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얼마 안 되지만 고정된 급여가 주는 여유와 안정이 있거든요. 그러다보니 필요하다면 돈 안 받아도 답사도 같이 가고 보조강사도 해줄 수 있다는 마음이 되더라고요. 근데 대체로는 여유를 갖기 어렵고, 4대보험이 적용될 수 있는 만큼의 노동시간이 제공되지 않으니까 산재보험만 가입되거나 그마저도 안 되는 경우도 많고요. 이 일을 온전히 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면 너무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돈을 벌고자 하는 마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