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을 위한 백년대계이어야 할 도시계획, 토지주들의 민원이 우선?
원칙이 흔들리면 제주의 미래는 아수라장, 누가 책임질 것인가?
제주도는 지난 10월 25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2030년 도시관리계획 재정비안」을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되었던 함덕 상장머체에 대한 수정 의결과 쓰레기매립장 연장 사용에 대한 대가성 도시계획이라는 봉개동 도시계획 변경안에 대한 의결도 있었다. 본회는 이번 도시계획위원회의 의결은 공익을 위한 도시계획의 목적을 망각하고, 도시계획을 협상의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최악의 결정으로 평가한다.
함덕 상장머체는 오로지 임상도를 기준으로 소나무가 있는 곳은 보전관리지역으로 유지하고, 없는 곳은 생산관리지역으로 모두 바꾸었다. 함덕 상장머체는 모두 지하수보전1등급과 2등급 지역으로, 이번 결정은 지하수 위기를 말하고, 지하수 보전을 이야기하는 제주도의 겉모습과 속마음이 얼마나 다른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함덕 상장머체는 겉은 소나무가 없는 곳일 지라도 지하는 모두 곶자왈 지질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면 생산관리지역으로 변경할 경우, 농사를 지으며 사용하는 농약과 비료가 그대로 지하로 스며들게 되는데 지하수 보전하겠다는 제주도의 말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임을 도시계획위원회는 모르고 있는 것인가.
또한,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 연장 사용의 조건으로 주거지역으로 바꾸어 주는 봉개동 도시계획도 제주도의회에서도 심각하게 문제제기가 되었으나, 도시계획위원회는 다시 안을 의결하였다. 도시계획이 협상의 조건으로 사용되는 아수라장을 도시계획위원회가 열어준 것이다. 그러면 앞으로 공공성을 위해 계획되고 변경되어야 할 도시계획이 몇몇의 요구에 의해 바뀌는 막장 드라마가 확대될 것이다. 도시계획이라는 공공성의 둑에 이번 도시계획위원회의 결정은 큰 균열을 낸 것이다.
제주도 도시계획위원회의 무원칙한 도시관리계획 재정비안을 제주도의회와 제주도지사가 바로잡지 않는다면, 제주도는 앞으로 도민의 신뢰를 잃을 뿐만 아니라 무원칙한 갈지자 행보가 더욱 확대되고 심화될 수밖에 없음이 명백하다. 제주도는 제주도민의 의견을 형식적으로 다시 물을 것이 아니라, 도시계획의 원칙을 지키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되묻기를 촉구한다. 도시관리계획 재정비안 통과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
2024. 10. 28.
(사)제주참여환경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