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르비', 요금인상 반대여론의 무마성수단 작용을 경계한다
대한항공이 22일, 기체에 제주의 상징인 돌하르방, 감귤, 유채꽃등을 그려넣은 '하르비' 출항식을 가졌다. 대한항공은 2001년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보다 많은 국내외 관광객을 제주도로 유치하기 위해 이 하르비를 취항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기업인 대한항공이 이렇게 제주관광의 홍보에 앞장 서 주다니 말이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이러한 설명을 액면그대로 받아들이고 싶기는 하지만, 5000만원을 들여 치장한 '하르비'의 운항이 혹여, 요금인상에 따른 제주도민의 반발여론을 의식하여 이를 무마시키기 위한 명분과 대체수단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우리는 지울수 없다.
이러한 우리의 노파심은 최근 대한항공 관계자로부터 확인한 '요금인상 임박설'에 즈음한 시점의 조치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더우기 그 페인팅 작업기간이 '1개월'이라는 점에서, 그 시점이 항공요금인상에 따른 도민사회의 반대여론이 본격화된 시기임을 고려하면, 앞서의 경계와 우려는 더욱 증폭된다. 다시말하지만 이는 요금인상으로 인한 도민피해를 새로운 외부효과 수단으로 대체하겠다는 항공사의 요금인상에 따른 새로운 명분설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판단이다.
이러한 항공사의 '눈가리고 아웅'식의 태도는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제주노선의 항공편 특성을 감안한 요금변경의 합리적 해결을 요구하는 제주도민의 여망을 무시한 편법에 불과하다.
우리는 만일 대한항공이 불과 5000만원을 들여 작업한 비행기 '치장'을 요금인상의 명분으로 활용한다면, 제주도민을 우롱한 혐의를 추가해 이미 계획된 강력한 투쟁수위를 앞당겨 추진해나갈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
아울러, 이번 출항식에 대거 참석한 제주도지사를 비롯한 자치단체장, 각급 기관장들 또한 이러한 항공사의 조치와 태도에 더 이상 현혹되지 말고 요금인상을 저지하기 위한 노력에 총력 나설 것을 촉구한다.
2001. 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