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참여환경연대 활동가들은 지난 6월 17일 <산림청>과 <(사)한국가로수협회>가 주관하는 ‘시민과 함께하는 가로수 심포지엄’에 참석하러 대전에 다녀왔습니다. 때마침 당일 청주로 가는 비행기 표가 없는 상황,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김포공항에서 서울역으로,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대전까지 도달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다녀온 이유는 올해 우리 단체의 사업으로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고 있는 「걷기좋은 제주, 걷고싶은 제주! “가로수 살리GO!”」 수행을 위한 아이디어와 정보를 얻기 위해서였습니다.
▲ 시민과 함께하는 가로수 심포지엄(2022.06.17)
심포지엄에서 가장 인상적인 발제는 김인호 (사)한국가로수협회 대표의 ‘시민과 함께 하는 가로수의 미래’였습니다. 김인호 대표는 가로수가 도심의 주요한 탄소흡수원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참석자들에게 프랑스 파리의 15분 도시 구상을 소개했습니다.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프랑스 파리의 안 이달고(Anne Hidalgo) 시장이 2020년 시장 재선에 도전하면서 내놓은 15분 도시 공약은 “파리를 탄소 없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에서 시작된 것인데요. 이를 위해 현재 파리에서는 6만 2,000개의 주차장을 폐쇄하는 대신, 여기에 공원을 조성하는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고 합니다.
▲ 내일의 파리 시내 거리 구상
① 길가 주차장 공간을 테라스와 정원으로 바꿈, ② 도보 이용자와 느림 교통수단 대상 공유길 조성, ③ 집 밖에서 바로 정원을 이용할 수 있게 조성, ④ 어린이 안전을 위한 길 조성, ⑤ 다양한 서비스를 근거리에서 제공(자전거 수리 등)
결국 15분 도시의 핵심은 도심의 주 이동수단을 ‘자동차’에서 ‘자전거’나 ‘걷는 것’으로 바꾸는 것이었는데요. 자동차가 주인공이었던 도로, 자동차 편의를 우선하는 도시계획을 사람 중심, 걷기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 핵심 내용이었습니다. 시민들이 도심을 걷게 되니, 자연히 주변 상가가 활성화되는 경제적 효과도 따라오게 되는 것! 이를 위해서는 결국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도로는 줄이는 대신, 길가 주차장 공간을 테라스와 정원으로 바꾸고, 도보 이용자와 느린 교통수단 대상 공유길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적 과제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전주 첫마중길의 경우,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도로는 줄이는 대신 보행로를 넓히고, 나무를 식재하여 걷기 좋은 길을 조성한 하나의 사례를 꼽히고 있다고 합니다.
이어 진행된 발제를 통해 시민참여형 가로수 관리의 국내외 사례도 소개되었는데요. 국내에서 시민참여형 가로수 관리 사례로는 ‘수원시’를 빼놓을 수 없다고 합니다. 수원시의 경우, 녹지경관과에 가로수팀을 따로 배치할 정도로 가로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높다고 하는데요. 수원시는 가로수와 관련해 민·관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함은 물론, 가로수 정원사 학교 운영으로 전문성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가로수 입양관리 동호회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민-관이 함께 가로수 관리를 위해 노력해 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 샌프란시스코 도시숲 계획 2014
해외 사례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도시숲 계획이 소개되었는데요. 이들은 마을에 도시숲이 얼마나 있는지 총량을 조사·관리하여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어디에 도시숲을 조성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하는 등 시민을 정책의 중심에 두고 가로수 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MAKING BENEFITS VISIBLE’이라는 정책도 눈에 띄었는데요. 바로 가로수의 공익적 가치를 값으로 환산하여, 나무에 부착하는 것. 이를 통해 시민들이 가로수의 가치를 바로 알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키워 나가는 기제로 활용되는 것이었는데요. 국내에도 빠르게 도입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었습니다.
▲ "정책을 시민들과 공유하고 홍보한다"
가로수의 공익적 가치를 가격으로 환산한 가치 확인표 부착(샌프란시스코 도시숲 계획 2014)
가로수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 욕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에 대한 인지, 삶의 질에 대한 관심 증가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시민들의 참여를 중심 축으로 가로수 정책이 기본 틀을 구성해 갈 좋은 기회입니다. 김주열 산림청 도시숲경관과 과장은 이번 심포지엄 인사말을 통해 “가로수 관련 정책은 지자체 위임 사무이지만, 산림청에서 평가지표를 만들어 피드백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국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가로수 정책에 대한 의견을 자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궁극의 핵심축은 시민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소통입니다. 이번 계기를 통해 시민이 중심이 되는 우리나라의 가로수 정책 플랫폼이 구성되고 활성화 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