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로 벗어나지 마세요"
"네네, 사진만 찍고 갈께요"
"저기요, 나오시라고요! 마스크도 쓰시고요!"
"...."
가을, 탐방객들에겐 아름다운 새별오름의 시간이겠지만 휴식년오름 모니터링단에겐 이보다 힘든 계절도 없습니다. 수없이 밀려드는 탐방객 수를 계수기로 체크하고, 곳곳에 자리한 모니터링 장소에 방형구를 설치해 훼손 정도를 확인하는 와중에도 밀려는 탐방객을 피하며, '뭐 하는 건지' 묻는 분들에게 설명을 하다보면 점점 정신이 혼미해지는 우리를 발견합니다.
여행 오신 분들이 사진을 위해 마스크를 벗는 순간 "마스크 써 주세요", "탐방로 벗어나시면 안 돼요" 말씀드리가다도 이렇게 가을철 한꺼번에 몰려오는 탐방객들에게 우리의 이야기는 잠시 스치는 바람이겠구나 생각하면, 허무함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이번 모니터링에서 더욱 허망했던 건 동쪽 능선의 모니터링 스팟 상태였는데요. 식생의 안착을 확인하기 위한 장소엔 이미 탐방객들이 들어가 사진을 찍다보니, 안착되었던 #식생이_거의_초토화 되어 있었습니다.
지난 7월 즈음부터 새별오름 입구에는 제주시 공무원 한 분이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며 앉아 계셨는데요. 이번 10월 22일 현장을 가 보니, 주차를 지도하는 분과 탐방객 수를 세는 분이 따로 계셨습니다. 탐방객이 얼마나 오냐고 여쭈니, 오전9시부터 오후5시까지 5,000여 명 정도가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캠핑카 유입 등으로 저녁과 새벽시간에도 쉴 수 없는 새별오름의 상태를 감안한다면 가을철엔 8,000명~1만 명이 새별오름을 찾는다고 유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모니터링 중에도 시간당 900여 명의 탐방객이 찾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영 하당, 오름 멜라지카부댄 걱정이라.
휴식년 해야 됨서"
모니터링 도중 만난 도민분이,
왜 새별오름은 휴식년을 하지 않느냐고 우리에게 되묻습니다.
우리도 제주도에 묻고 싶습니다.
"왜, 새별오름은
휴식년제를 도입하지 않는 것인가요?"
#제주참여환경연대
#훼손오름모니터링
#새별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