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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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동해시 해군항에 정박중인 군함. 바로 옆에 민항(동해항)이 있다. | ||
'평화의 섬' 제주에 해군기지가 들어오는 것은 단지 '해군' 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작 문제는 '해군기지' 그 이후다.
나흘간의 현지 취재결과 함대급 해군기지와 해군사령부가가 들어선 4개 지역 모두 지역주민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들어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사항이다. 제주도가 처한 현실과 주변 환경과는 확연히 달랐다.
변화의 접점도 없지 않다. 창군 이래 군부독재시절 부터 대중 앞에 '군림'해오던 예전의 고압적인 군의 자세와 태도는 많이
누그러졌고 일각에선 변화하려는 시도도 감지된다. 신세대 군장병들의 생활문화도 점차 바뀌고 있다는 사실도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그러나 역시 '군'은 군이다.
수차례 해군기지 방문요청...'3일전 공문접수' 원칙론(?) 고수 '불가'
반대대책위 방문단은 4곳 지역에 대해 수차례 해군기지 및 함대사령부에 대한 방문을 요청했지만, '3일 전에 공문접수가 안됐다'는
이유로 또는 해군본부측에서 '최종 허락' 회신이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결국은 들어가지 못했다.
이에대해 해당지역 시민단체들은 "3일 전 공문접수에 따른 허락은 핑계일 뿐 사전예고없는 방문에도 허용한 적이 있었다"며 "어쩌면
더욱 솔직하고 당당하게 공개해야 할 대상인데 해군이 지역반대대책위에 대한 부담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해군측의 졸속
의지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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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순항의 입지와 비슷하다는 부산 제8부두 일대에 있는 제3함대 사령부 해군기지. 부대 전체가 매립지에 세워진 이 곳은 근처가 낚시터로 개방돼 있지만 주변에 난치병 환자촌과 공동묘지가 있던 곳으로 지금도 일반인의 왕래는 많지 않은 곳이다. | ||
함대급 해군기지 4곳...주민의사 관계없이 '무혈 입성'
직접 국내 해군이 상주한 도시를 둘러본 결과 전체 토지면적의 절반 이상(53%)이 국방부의 소유로 된 진해시를 비롯해 해군함대가
들어선 평택(2함대), 동해(1함대), 부산(3함대) 모두 지역민들이 스스로 유치한 경우는 없었다. 모두 군사정권과 군의 힘이 막강했던 시절
일방적인 추진에 의해 들어서 있다.
대부분 해군항과 민항이 공존하는 방식을 띠고 있는 이들 지역에 대한 경제적 효과는 지역마다 다소 다르지만 적게는 10%,
많게는 30%까지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소비 경제일뿐 생산성을 높이는 생산경제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오히려 오래전 해군기지가 들어선 진해와 동해시는 고도제한 등으로 상당부분 지역발전과 재산권 행사를 가로막았다는 여론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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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상에서 본 진해시 해군기지. 소모도 기지 주변으로 어민들의 조업을 금지하는 붉은 '해상 부표'가 설치돼 있다. 현재 이 일대 어민들은 정부(국방부)를 상대로 어업피해에 따른 '12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 ||
경제적 '낙후 도시' 공통점...'군부대 의존 도시' 성격 강해
여기에 해군기지가 들어선 곳 대부분 지역이 경제적으로 낙후됐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이에대해 해군기지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인 입장을 보인 강원도 동해시의회 김진협 의장은 "군의 속성상 생산하는 것은 없지 않느냐"며
"단지 이따금 외출과 외박을 통해 지역 상가를 이용하면서 침체된 소비경제에 다소 활력을 불어넣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북한과
접경인 안보 도시인데다 피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윈-윈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할만한 공통점은 타의(정부 또는 군)에 의해서 들어온 이상 상당부분 '군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해군기지
일대에 상주하는 병사숫자 만큼 인구가 들어오고, 그에 따른 경제적 소비효과가 발생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의존도'가 높아질 수 밖에 이유에서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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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해시 해군항이 위치한 송정동의 상가. 대부분 문을 닫았다. 70~80년대에 볼 수 있었던 '동동구리무' 상호가 눈길을 끈다. | ||
'윈-윈할 수 밖에 없다'…'체념론' vs '다른 산업을 유치해야'… '대체론' 엇갈려
현지에서 만난 지역주민들은 "일단 들어온 이상 윈-윈 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체념론과, "그래도 해군기지와 부대 보다 경제유발 효과가
큰 사업을 유치해야 한다"는 대체론으로 엇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대해 동해시 한 주민은 "어차피 해군기지가 들어온 이상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심정으로 봐야 한다"며 "사실상 누가 군사기지가
들어오는 것을 손놓고 환영하겠느냐"고 말했다.
진해시 역시 "사실상 해군기지가 있다고 해서 지역경제가 살아난 것은 없다"며 "오히려 해군부대가 있는 서쪽 지역개발이 제한되는 등
지역공동화 현상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상당부분 해군측과 지역간에 교류가 없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에대해 진해시청 정재홍 건설도시국장은 "아무래도 군이라는 보안시설이라는 인식과
정부가 추진하는 일에 대해 가타부타 이야기한 들 소용이 없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전히 '군'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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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해시 곳곳 담벽에 그려진 군함. 이미 해군은 지역민들의 생활 곳곳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음을 보여준다. | ||
"일반인에겐 쉽게 다가오지 않는 군사기지...위기상황때 본질 드러나"
현재 각종 군기지가 들어선데다 미군기지 이전 논란을 빚고 있는 평택시 주민들의 민감도는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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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에서 만난 제주출신 현호헌씨(38). 6년째 대추리의 미군기지 이전에 맞서 싸우고 있다. | ||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이은우 사무처장은 "군사기지는 매우 특수해서 일반인들이 인식하기가 쉽지 않다"며 "국가의 위기상황이 도래했을때 본질이
드러나는게 바로 군사기지"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는 일제시대부터 군사적 요충지로서 쓰인 곳으로 전략상 놓칠 수 없다는게 군 관계자의 일치된 견해"라며 "한번 군사기지가 들어오면
걷잡을 수 없이 군 시설이 물밀듯 들어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평택에서 6년째 미군기지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제주출신 현호헌씨(38)는 "일반 노동자들과 혹은 일반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전쟁은
군대간의 싸움이라 생각하지만 이는 큰 착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쟁의 승리를 위하여 군과 지배세력은 모든 것을 동원할 수 밖에 없으며 이에따라 제주도민 모두가 동원 대상이 될 것"이라며 "그
누구도 예외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군사안보의 준비는 군기지 설치에도 있지만 일상적으로 우리 주변에서 점검되고 준비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런 모든 것들을
규명한다는 것은 일반인들에게는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평화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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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해시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미해군 위병소. 이미 진해는 해군과 함께해 온 도시다. | ||
대한민국 해군이 있는 곳엔...어김없이 '미(美) 해군'이 함께 공존
이날 동해시에서 만난 주민은 "군 유치를 통해 지역발전을 꾀하겠다는 인식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모르겠지만
제주도의 경우 해군기지외에 경제활성화 측면에서 유리한 사업을 끌어와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번 방문에서 인상 깊이 다가왔던 점은 해군이 들어선 4곳 도시 모두 단지 '해군'으로만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주변엔 어김없이 '미
해군'이 있었고 다른 군기지가 함께 들어서 있었다. 실제 지난 19일 평택 해군항에 대형 미해군함정이 입항하는 모습이 취재진에 의해 목격되기도
했다.
현장 방문에 나섰던 남원읍 위미대책위원회 양경준 위미2리 연합청년회장은 "지역 주민들조차 삼삼오오 만나면 차라리 미국에 땅을 팔아
미국시민이 되어버리자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며 "단지 해군이 들어서는 문제가 아니라 '평화'를 위협하고 전시 상황에서 '타겟'이 될 수
밖에 없는 '군사기지'가 들어온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 다음은 <르포 ②-'민항과 공존(?)하는 동해 해군기지 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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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 제2함대 사령부 입구. 웬만한 점포가 한 건물에 들어간 형태로 거대한 '해군촌'이 조성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