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제주해군기지 추진 논란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6∼19일 후보지로 거론되는 안덕과 위미 두 지역 대책위와 제주도대책위가 해군기지가 들어선 진해, 부산, 동해, 평택 4곳에 대한 공동조사를 벌였다. 해군이 주장하는 지역경제 발전 효과에 대한 주민들의 체감정도와 경제상황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 공동조사결과를 4차례에 걸쳐 싣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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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기지 주변 태평동 주택가 전경. 과거 해군기지법 등 각종 제한으로 고층건물이 드물다. | ||
“군사기지가 있는 곳에 경제활성화 되는 곳 봤어요?” “해먹을 것 없는 진해에서 해군이라도 있으니까 그나마 지탱이 되죠” “최근
국책사업인 신항만 건설에 기대를 하지, 해군에 기대는 안합니다”
경제 발전이 거의 없어 진해시청 공무원들조차 ‘정체된 도시’라고 말하는 진해시에서 만난 주민들과 공무원들의 얘기다. 옛 제주시
인구(30만명)의 절반을 겨우 넘는 16만명이 살고 있는 진해시는 이중 35% 정도(5만5000∼6만명)가 해군과 가족, 군무원
등이다. 산업생산이라고 해봐야 조선업 등 일부가 있을 뿐 해군의 소비가 큰 영향을 차지하는 진해시는 최근 기지 인근이 심각한 공동화
현상을 겪고 있다.
최근 대폭 완화됐지만 해군기지법 등에 의한 도시개발에 제약을 받아 진해시청 등 공공기관들이 동·중부지역으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진해시 전체 면적 113.11㎢ 중 국방부 소유 토지(그린벨트지역 56.14㎢ 포함)가 57.7㎢로 ‘기형적 도시개발’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게다가 소위 노른자 땅은 국방부 소유가 많아 서부지역 개발의 한계는 불가피한 현실이다.
이 때문에 옛 중심지인 중앙시장은 70% 가량이 영업을 중단하거나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상인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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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미핵잠수함이 정박했던 소모도기지. 소모도 해군기지는 수만평이 매립, 해류흐름을 변화시켜 주변 마산만의 해양생태환경 오염의 주범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붉은색 부표 안에는 조업이 금지돼 있다. | ||
해군이 지역경제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하는 내용중 하나인 군항제의 관광객 유입효과에 대해서 진해시의 입장은
부정적이었다.
제주출신인 정재홍 진해시청 건설도시국장은 “해군 때문에 군항제 인파가 몰린다고 할 수는 없다”며 “다만 해군기지를 오픈하거나
군악대 등의 볼거리는 일부 영항을 미친다”고 말했다.
더구나 군항제 방문객 집계가 진해시로 진입하거나 거쳐가는 차량에 대한 구분없이 모든 승용차 1대당 3명, 관광버스는 40명으로
계산, ‘뻥튀기 방문객’이란 지적이다.
정 국장은 덧붙여 “진해시는 농업이나 어업, 제조업 등 자체생산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해군의 소비가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민·관·군 협조가 중요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올해부터 시청에 ‘민군관 협력 지원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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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인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해군 테니스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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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이 진해시 태평동 고절산 정상을 깍아 조성한 헬기장은 환경파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 ||
지난해 3월 미군 핵잠수함이 정박해 한반도 비핵화선언 위반 논란이 불거졌던 진해시 해군 소모도기지 주변엔 어민들의 조업을
금지하는 붉은 부표가 에워싸고 있다.
소모도는 수만평을 매립해 해류의 흐름을 급격히 변화시켜 어업권 침해 논란은 물론 마산만 해양생태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이란 논란을
일으켰다. 국방부가 단독으로 환경영향평가를 진행, 마산만 오염에 대한 영향이 미미하다는 결과를 내놨지만 어민들은 이해할 수 없는
조사결과라며 현재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어민들과 환경단체는 현재 소모도 매립의 목적과 현황 등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민·관합동 환경영향평가를 즉각 실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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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목 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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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승목 씨] "군사기지보다 신항만 연계 산업
필요"
진해시 중앙시장에서 20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 박승목씨(60)는 최근 논란이 됐던
해군교육사령부 이전에 대해 지역주민들 사이에 엇갈린 입장은 당연하다고 설명한다.
상인연합회 이사를 맡고 있는 박씨는 “지역발전의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기지를 이전시켜
산업단지 등을 유치해 신항만개발과 더불어 정체된 도시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가뜩이나 어려운 형편에 교육사령부마저
이전하면 그나마 유지됐던 상권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팽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진해는 자체생산이 없다. 땅값이 창원의 10분의1 수준인 창원과 가까워서 창원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도 많다. 땅값이 싼 것 외에는 내세울게 없어서 진해시의 발전을 장기적으로 보면 해군기지보다는 신항만과 함께
산업단지 유치 등 확실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