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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소리] 천혜절경 '송정해수욕장' 밀어낸 군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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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항에 정박한 군함위를 걸어다는
병사.
 
해안선 자체가 '철책선'이 되다시피 한
강원도 동해시는 말 그대로 '안보 도시'의 면모를 풍긴다.

오래된 각종 군부대와 어딜가나 만날 수 있는 군인들의 모습으로 인해 '해군'이라고 크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미 강원도 전체가 5년간 14만8,000명이 타 시·도로 이사(통계청 강원통계사무소)한 것을 감안하면 동해시라고 인구가 2000년 10만
3654명에서 2006년 6월 9만8154으로 10만 이하로 점차 줄고 있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이는 한국의 도심과 농어촌지역의
관계상 대체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한 때 한달에 최고 400명 이상, 적게는 50여명이 동해시를 빠져나가면서 동해시의 최대 화두는 '10만 인구 만들기'가 됐다. 10만명
기준으로 교부세 등 정부.행정 지원금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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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 1함대 사령부 입구
 


▲ 대통령이 찾았던 '송정 해수욕장'부치 차지한 '군사항'...지금도 '후회'


현재 동해시 해군1함대기지가 들어선 이 곳은 70~80년대까지 이승만 대통령의 별장이 지어질 만큼 수려한 바다장관을 자랑하며 주민 및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송정해수욕장의 텃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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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70년대 국내 최고의 휴양지로 손꼽히던 송정해수욕장 모습을
취재진이 찾아냈다. 산자락 밑에 이승만 전 대통령의 전용 활주로까지 있었다. 1함대 군항은 바로 이 곳에 들어서
있다.
 


이 곳은 해군 1함대 사령부와 탄약창등이 위치한 천곡동(28만평)과 1960년대 천혜절경을 자랑하며 대통령까지 찾던 국내 최고 휴양지인
송정해수욕장을 없애고 들어선 동해항의 군항지구(17만평)로 나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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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 전용버스 정류소 표시.
 


해군기지가 자리잡은 동해시 송정동은 지난 1980년대초 동해항 개발계획에 따라 전 주민을 이주시킬 계획이었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현재는 이중
절반 가량이 거주 중이다.


 이후 동해시의 신도시 개발계획에 의해 천곡동 등이 집중 개발되면서 송정동은 상대적으로 낙후를 면치 못했다.


이후 군항으로 가로막혔던 동해항 개발계획은 동해시가 '정비창을 옮겨온다'며 교육사령부 부지(100여만평) 제공까지 약속하며 적극 유치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해군사령부가 엉뚱하게 군항 북측 4만여평을 매립, 9홀 골프장을 지으면서 주민반발을 사기도 했다.


지역 주민은 "사실상 군항과 민항이 공존하는게 말이되느냐"며 "사실상 군이라는 위세에 밀려 그대로 쓰고 있는 것일 뿐, 언제든지 산업항과
민항이 국제 물류항으로 도약할 날만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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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항이 위치한 송정동.상당부분 발전이 뒤처져
있다.
 


▲ 군부정권이 만든 동해시...'묵호읍 + 부평읍' 20년 넘게 정서적인 앙금
남아
           ......서쪽 민항,
남쪽 산업항...1980년대 슬금슬금 해군항이 북쪽 차지


동해시는 1980년 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 신군부 정권이 당시 농업위주의 명주군 묵호읍과 어업 위주의 삼척군 부평읍을 통합시켜 만든
20여년의 짧은 역사를 가진 곳. 지금도 이질적인 요소의 결합으로 정서적인 앙금이 남아있다.


동해시 해군항은 원래 군항이 목적이 아니었다. 하지만 박정희 정권때부터 72년 750만평의 부평산업공단 유치가 우여곡절끝에 결국 55만평
부지로 축소되면서 동해항 개발이 이뤄졌고, 이후 남쪽 항만은 시멘트 정류항 용도 등 산업항으로, 북쪽항만은 64년 묵호항에 들어선
해군사령부기지가 1982년부터 해군의 북측기지로 자연스럽게 사용하면서 현재의 모양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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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항(민항)과 해군항이 공존하고 있지만 사실상 산업항과
민항이 위축되는 형국이다.
 


이때부터 민항(산업항)과 군항의 공존은 시작됐다. 현재 동해항은 'ㄷ'자 형태로  서측 항만은 금강산 여객선이등이 정박하는
'민항'으로 사용해 4(군항):4(산업항):2(민항)의 비율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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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해시 송정동에서 만난 최원인씨(61). "고도제한 등
개발이 묶이면서 송정동 인구가 지금은 절반이상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동해항의 역사는 국가산업공단으로 육성하겠다던
부평공단의 발전사(?)와 맞물린다. 30년 동안 당초 산업기지(750만평) 육성이 백지화되면서 결국 1/10 이상으로 줄어든 현재
규모(55만평)의 50%밖에 조성되지 못했다.


이로인해 공단유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군항까지 있어 지역민들의 입장은 편치 않다.


적지 않은 규모의 군항이 민항의 발전에 도움을 줄리는 만무하기 때문. 여기에 상대적으로 '송정 해수욕장'에 대한 향수가 강하다.


동해시 최원인씨(61)는 "사실상 부대가 있다는 것 뿐"이라며 "지금이라도 방파제만 없애면 얼마든지 해수욕장으로 쓸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며 짙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말 가능하냐"고 되묻자 최씨는 "동해항만청까지 들어온 상황에서 이제는 할 수 없지 않느냐"는 말로 대신해
아쉬움을 표현했다.


실제 이 곳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한 주민은 "옛날 장관급까지 몰려오던 송정해수욕장 시절에는 한철 장사로 1년치 수입을
모두 챙겼을 정도로 물이 좋았다"며 "당시 돈을 번 알부자들이 제법 있지만 개발이 불투명해 투자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윈-윈 전략으로 돌아선 동해시...세계적 콘테이너항으로 만드는게 목표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동해시로선 윈-윈 전략을 구상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 동해시의 고용창출 효과는 군의 유입에 따른 효과보다 부평공단에 들어선 동양.쌍용 시멘트업체의 고용창출을 꼽고 있고, 또한 기대도
크다.  그렇지만 행정시나 시의회는 행여 있는 해군으로 인해 소비경제가 위축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당연히 윈-윈 전략을 구사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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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해시의회 김진엽 의장
 
동해시의회 김진엽 의장은 "10만명이 붕괴된
동해시는 인구유입 측면에서 해군·가족이 5천명이 넘는 등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며 "동해시 입장에서는 해군교육사령부 유치 활동을 비롯해
부평공단을 세계적 콘테이너항으로 만드는데 노력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 동해시는 "해군 일부 장병의 사고로 외출과 외박을 통제했을 당시 '외박을 풀어달라'고 해군측에 요구했을 정도로 군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예전에 고도제한이 있지 않았지만 지금은 바닷가에도 고층빌딩 신축이 가능할 정도로 완화됐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밖에 각종 공공건물이 들어설 땐 토지를 거의 무상임대하거나 군인들에게 식당과 숙박시설, 목욕탕 등의 요금을 10∼20% 할인해 주는 등
'군 우대정책'까지 마련하는 등 고육지책까지 나오고 있다.


"해수욕장 있었다면 이 보다 더 발전 했을 것....경포대와 경쟁이 안돼"


하지만 동해시 일부 주민들은 지금도 "송정 해수욕장이 있었더라면 경포 해수욕장과는 비교도 안된다"고 당시를 아쉬워한다. 그만큼 다른 지역에
비해 개발이 뒷쳐진데 대한 안타까움이 배어 있다.


동해상공회의소 김일래 사무국장은 "동해시만 아니라 삼척시도 산업기반이 취약해 지역내 군인들의 소비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며 "동해시와
삼척시의 중심지가 불과 15분 거리지만 육군은 삼척에서, 해군은 동해에서 소비하도록 나름의 룰이 정해질 정도"라고 심각한 군에
대한 소비의존 현상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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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해시청이 들어선 천곡동. 아파트단지와 상가가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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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정동 상설 시장. 인근 송정역과 항만이 있어
최대 상권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지만 사실상 군항이 들어오면서 개발이 묶였다.
 


20년을 송정에서 살았다는 부동중개사무소 박종열씨(62)는 인근 지가하락과 개발 지체를 우려했는지 "초창기때 지역 청년들과 시비가 잦아
사령관이 외출.외박 금지령을 내린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사병 면회때마다 숙박와 음식업소가 크게 도움을 받고 있다"며 "해군부대가 정서에 영향을
주지도 않는데다, 이모저모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적극 찬성론을 폈다.


'해군기지 반감'속...."지금도 상황되면 총들고 싸우겠다" 개발과 안보 사이 '이중 인식'
존재
 


이에 대해 동해시 자활후견기관 김경수 실장은 "사실상 해군항 유치와 지역경제는 서로 관계가 없다"며 "동해시의 발전은 부평산업단지의
활성화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강원 지역 사람들이 순박하고 좀 무딘 경향이 있다"며 "분단현실에 따른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주민들
스스로도 군사기지 자체가 위험성을 갖고 있으며 만약 전시때 1차 타겟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수욕장이 있었다면 이보다 더 발전했을 것"이라며 이름을 밝힐 수 없다는 한 주민은 "박정희 정권 시절부터 공업단지 개발이
묶이더니 이젠 해군까지 들어와서 지역개발을 막아놓고 있다"며 "사실상 동해항은 산업항도 군항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해병대 자녀를 두고 6.25와 김신조 간첩침투까지 겪었다는 이 주민은 "아직도 총만 주어진다면 생업을 뒤로하고 전장에 나갈 수 있다"고
말해 '해군기지'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개발에 대한 열망과 강원 지역의 안보 현실에 따른 이중적인 인식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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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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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해시항만청으로 들어가면 쉽게 군항지역을 볼 수 있다.
철망 구멍사이로 잠수함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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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이 매립을 통해 9홀 골프장을 몰래 지으면서
민.군간 갈등을 빚었던 현장. 바다와 인접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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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정동 일대에도 뒤늦게 환경에 대해 눈뜬 시민단체 모임이
활성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