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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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 제2함대 부대 울타리에 설치된 무인카메라. | ||
서해 최대의 물류 거점 항만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평택시의 또 다른 현주소다.
1986년 LNG선의 입항을 기점으로 무영항으로 개항한 평택항. 평택시 포승면에 위치한 이 곳은 부산, 인천과 함께 3대 물류항으로 국가가
육성하고 있는 곳.
91년부터 평택항 북쪽에 제2함대 해군기지 이전 논의가 시작된 이후 주민과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던 해군항
이전의 역사는 지금까지 주민 피해 후유증까지 발생시키면서 그 여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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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 2함대 사령부 입구 | ||
야금야금 '거짓말'의 군(軍) 역사 오롯이...지금은 '신예 군사도시'의 땅으로
당시 해군은 해군기지 외곽은 군사보호구역으로 설정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96년 부대이전이 본격 추진되자 120여 만평인
해군기지 경계에서 500m를 군사보호구역으로 설정하려다 7개 마을 785세대 2500여명의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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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인카메라는 곳곳에 숨은채 엿보고 있었다. | ||
올해 초에는 해양수산부와 해군측이 '인천항종합발전계획'에 따라 인천시 중구 북성동 소월미도 인근에 주둔해 있는 '인천해역방어사령부'를 평택
해군기지 서북쪽 방향에 있는 평택 송도매립지 LNG 인수기지 전면으로 이전을 추진하면서 지역 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해군측은 "부대 이전 당시 민가가 없어 주민 갈등이 없었다"고 밝혔지만 상당한 주민 반발과 이후 일부 주민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
해군기지 이후의 갈등이 미군기지로 옮겨 붙으면서 평택은 '평화'를 위협하는 '반전' 투쟁의 대명사가 됐다.주한미군이 용산기지에서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불거진 평택 대추리와 도두리 주민들의 저항도 3년째 계속되고 있다.
육·해·공군에 이어 미군기지까지 들어서 있는 평택시는 대한민국 국방의 축소판으로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평택이 어쩌면 제주와
매우 닮아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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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항(왼쪽 부분)과 평택항 전체 모형도. 일반 화물선이 해군항을 지나게 돼 있어 출입에 지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 평택항 홍보전시관 | ||
▲ 민항과 군항의 '불편한' 공생...사실상 '물류항 극대화' 걸림돌
정부가 항만클러스터로 육성하기 위해 1989년부터 동북아 허브물류항으로 지정한 평택항은 오는 2020년까지 1조4897억원을 투입,
물류거점항만의 전초기지로 만들어지고 있다.
14개 국가산업단지와 86개 지방산업단지 등 총 100개 산업단지로 형성된 500만평의 배후산업단지 역시 평택항과 인접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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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그란 표시가 해군항이 들어선 곳. 삼발이 모양이 평택항이다. | ||
평택해군기지는 해군이 발표한 제주해군기지의 10배에 이르는 면적(120만평)으로 구축함과 초계함 등 전투함 50여척이 정박할 수 있는
규모다. 군인.가족 등도 7000여명에 이른다. 평택시 전체 인구는 39만 명. 해군 인구는 포승면 전체 인구 2만 여명
가운데 30%가 조금 넘는다.
하지만 평택항을 드나들기 위해선 해군항을 지날 수 밖에 없는 항만 구조로 인해 화물 선적 등의 자유로운 왕래에 심한 불편을 겪고
있다.
▲ 여의도 면적의 1.2배 '평택 해군항'...도시 전체가 육·해·공군에 미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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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항 한 관계자는 "한 때 해군항 문제가 심각하게 검토됐을 정도로 평택항 활성화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지금도 비상훈련이나 사태가 발생했을 때 적지 않은 불편을 겪고 있다"며 편치않은 공존일 수 밖에 없음을 토로했다.
해군 2함대가 기존 인천항에서 평택항으로 옮긴 이유는 인천시의 도시팽창에 따라 도시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한데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인천항의
여건과 수로의 복잡성 등을 감안할 때 신속한 출동 장애가 불가피한 때문으로 요약된다.
이에대해 평택시 한 시민단체는 "해군은 95년부터 항만공사와 인력 배치를 이미 끝내고 99년께 이전이 거의 마무리됐다"며 "당시
인천사람들은 사령부 이전에 대해 쾌재를 불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평택항내 동항과 서항으로 크게 나눠져 있는 해군기지 120만평에는 골프장(보통 18홀 기준 20~27만평 규모)을 조성하기 위해
천혜의 자연 갯벌 42만평을 메운 매립지가 포함돼 있다.
해군기지내에는 함정 50여척이 계류할 수 있는 접안시설을 비롯해 교육훈련시설, 현대식 상가(육상 함정 수리용)시설과 함정
탑재장비를 수리하는 수리창 등 각종 함정수리시설에서 체육 및 복지시설까지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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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복지상가. 웬만한 것은 부대안에서 모든 해결이 가능하다. | ||
▲ 해군:공단직원 소비효과 5:5 → 3:7로 변화 중....산업단지 유치로 인한 '인구유입' 커
해군기지 주변을 둘러싼 상권의 변화는 어떻게 흘러왔을까.
처음 해군부대로 인해 발생했던 각종 경제 효과는 인근 200여 만평에 이른 포승국가공단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늘고 있는
입주 공단직원에 의한 소비효과로 점차 대체되고 있는 추세다.
92년부터 공단조성이 시작돼 97년 초 정비를 완료한 포승공단은 IMF로 주춤했다 2000년부터 입주를 시작, 현재 65~70%에 이른
162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이에따른 공단직원 1만 5천명이 입주하면서 공단내 인근 상가도 활기를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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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항과 산업단지 일대 표기부분. 검정색 부분이 200여 만평에 조성된 '포승국가공단' 으로 2003년부터 시작한 입주가 한창 진행 중이다. | ||
올해초 포승국가공단 상가번영회를 만든 감사 김성각씨(45.음식업)는 "현재 150여 업체가 모여 번영회를 구성, 시.도의원에게
상권 활성화에 따른 협조를 적극 요청하고 있다"며 "토착민은 10% 정도로 나머지 90%가 외지인이 채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당초 50:50 비율이던 해군과 공단 직원간 소비효과도 점차 30:70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공단 상인들은 "군인과 공단 직원 월급일에 따라 매상이 달라진다"며 "해군부대에 따른 효과가 전혀 없지는 않지만 대부분 산업단지 인구들에
의해 경기가 움직인다"고 말했다.
또 "2함대 내에 골프장을 비롯해 약국, 세탁소까지 없는게 없어 사실상 술자리를 겸한 식사를 제외하곤 부대 밖에서 해결할 이유가 없다"며
"한동안 해군병사의 음주 교통사고가 많아 외출외박이 금지령이 내려지는 등 해군과 특별히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평택시와 포승면 "장기적으로 산업단지 육성이 낫다"
그 만큼 인구 유입효과도 포승국가산업단지 조성에 따른 기반시설 확충과 맞물리면서 가파르게 상승세를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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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우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 ||
이은우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단순한 기지 유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에따른 좋지 않은 영향까지 결국 피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먼저 "기지가 들어선 이후 오히려 경제발전에 걸림돌이 된 경우가 많았다"는 그는 "농산물 납품 등 지역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특혜도 전무한데다 말만 그칠 뿐 (해군측의) 노력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제주지역은 평택보다 환경적인 피해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본다"며 "특히 배는 기름에 의한 해상오염 우려가 항시 있기 때문에 이로인한
염두도 해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이주 지역민에 대한 보상 문제만 하더라도 결국 '보상 기대' 심리가 부동산 투기로 이어지고 결국 노동의 가치를 무너뜨린다"며
"이는 점차 가정마다 이혼율이 증가하면서 가족해체로 이어지곤 한다"고 지속될 수 밖에 없는 후유증을 강조했다.
이어 "평택도 원래 군사기지에 대한 반대가 심했지만 막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군기지의 성격상 한번 들어오면 도미노 현상이 발생하는
특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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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 이주한 원정 7리 마을 울타리 너머로 보이는 해군 군견장과 사격장. 주민들은 수년째 소음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 ||
▲ 강제 이주민 피해 '나몰라라'..."최소한의 실태 조사라도 취해야"
해군 2함대 이전으로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땅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던 원정리 주민 200여가구는 강제 이주 당하거나 보상비를 받고 다른
지역으로 뿔뿔히 흩어졌다.
해군부대와 접해 있는 포승면 원정 7리에는 아직도 이주민들이 살고 있지만 사후 피해에 대한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주민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실정.
마을 놀이터와 울타리 하나를 경계로 있는 군견훈련장에선 아침마다 들리는 개짓는 소리가 들리고, 인근 사격장 총소리까지 상당한 소음 피해를
낳고 있다. 하지만 해군측이 소음방지벽을 설치하겠다는 약속은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또 원정6리 경우 올 여름 수해로 인해 해군부대 경계철책선 바깥 언덕이 무너져 집이 흙더미에 전부 매몰되는 재산피해를 입었지만 이
역시 해군측으로 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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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명수 서평택 환경위원회 위원장 | ||
몇 해전 비 피해로 인해 집 전체가 파손된 주민 윤중구씨(54)와 주민 최광찬씨(72)는 "40년간 이 마을에서 살았지만 해군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이렇게 큰 피해를 입은 적이 없었다"며 "이번 집을 새로 지으며 지하수를 팠는데 물에서 기름냄새가 나더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해군측에 보상을 요구하면 뭘하느냐. 평택시 행정당국에서도 군부대 일이라고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그나저나 먹는 물이
오염될까봐 걱정"이라며 오히려 토양 환경오염 상황을 우려했다.
주민들을 안내한 서평택환경위원회 전명수 위원장은
"도로를 내며 물길을 만들지 않아 피해를 입었는데 해군이 책임이 없다면 최소한 주민이 납득할만한 조사라도 해야 하는데 그런 절차가 전혀
없었다"며 "이 때문인지 이 곳 주민들의 해군에 대한 인상은 그리 좋지 않다"고 말했다.
화순항해군기지반대 안덕면대책위 송정 부위원장는 "현재 화순항 경우 해군측은 7만평에서 더 이상 확대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평택 사례를 볼
때 계속 확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이는 제2함대(평택항)가 사업비 6000억원으로 120만평을 조성한 것과 비교할 때 8000억원을 갖고
7만평만 개발하겠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방문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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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어린이 놀이터. 군부대와 철조망 시멘트벽 하나로 나누어져 있다. | ||
[인터뷰] '평택서 만난 피해 주민'-김인전 할머니
해군부대 이전으로 인해 철조망 울타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살고 있는 원정 7리 이주민은 대략 70여가구.
마을 주민들은 인근 군견장과 사격장 소음 피해를 수년째 겪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축대 붕괴와 수해 피해 우려로 인해 마음을 졸이는 생활도
이력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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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너지기 직전에 있는 축대. 해군측이 부직포를 덮어놓은게 전부다. | ||
"그냥 피해보고 사는거지 뭐, 하여튼 군인들은 안돼!"
이중 이인재(79)·김인전씨(70) 부부의 집은 비가오면 언제무너질지 모를 흙무더기 축대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
이미 토사가 상당부분 유실된 울타리는 이미 상당부분 기울어져 있었고, 해군측이 '쓸려내려가지 말라'며 부직포를 덮어준게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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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이 10여년 동안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김인전씨(70.원정 7리) | ||
"농사짓던 땅 13마지기에 1억원 정도 보상 받았지만 택지개발한 땅값에다 집짓는데 다 들어갔다"는 이들은 "현재 남의 땅 빌고 임대
농사하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비가 오면 축대가 언제 무너질지 불안하다"는 이 씨는 "해군이 10년 넘게 약속을 안지키고 있다"며 "당시 집 축대가 위험해 보수를
해주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라고 해군측을 원망했다.
"해군기지 막을 수 있으면 막아야..."
"주변 군견장에서 개짖는 소리와 하수종말처리장 악취로 떠나고 싶지만 갈곳이 없다"는 이들의 하소연을 해군측은 수년째 외면하고 있는
셈.
주민 대부분이 "국가(군)에서 밀어부치는 일인데 어쩔 수 있느냐"며 "반대를 하다가도 체념하게 되는게 바로 군사기지
문제의 다반사"라며 한계를 토로하기도 했다.
"골프장 지을 땅은 있고, 주민에게 내줄 땅은 없다는게 군인들이야. 해군기지는 막을 수 있으면 막야야 해".
할머니가 서둘러 떠나는 방문단을 향해 내뱉은 절규에 가까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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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대내에 조성된 해군 입주자를 위한 주택단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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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 부대 주변에 조성된 상징물. 사령부 정문이 보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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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이터 위에서는 쉽게 부대를 바라볼 수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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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기지가 들어서기 전.(항공촬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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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기지가 들어선 후(조감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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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방문단은 평택시 포승면 서평택환경위원회 사무실에서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와 주민들과 함께 간담회를 가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