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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2지구 공동주택 개발, ‘서민’은 안중에 있나?


이도2지구 공동주택 개발, ‘서민’은 안중에 있나?


 


서민의 주거 안정과 쾌적한 도시환경’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는 이도2지구 개발 사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업 시행업체가 체비지 매각대금 지급 기일을 맞추지 못하는가 하면, 스카이 라인을 고려하지 않고 사업 진행의 효율성과 경제성만을 따져 마구잡이로 고도를 완화하는 등에 관한 비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지난 해 7월, 이도2지구 공동주택지 개발을 위한 체비지 매각 공개입찰에서 현재 이 사업을 시행 중인 업체는 당초의 감정가보다 140여억원이 많은 430여억원을 제시해 입찰에 성공했다. 제주시는 당시 ‘감정원가보다 높은 가격을 받음으로써 택지개발 사업에 활력이 붙을 전망’이라며 반색을 표했다. 그러나 ‘서민’의 주거를 안정시키겠다는 지자체가 취해도 좋을 입장인지 의문이 든다. 동종 건설업계에서조차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체비지를 매각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높게 책정된 사업비는 고스란히 서민의 부담(높은 분양가)으로 전가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각대급 지급 기일인 1월 19일을 훨씬 넘긴 현 시점까지 업체는 매각대금 납부를 늦추고 있다. 그럼에도 제주시는 ‘일정기간 독촉 이후 계약 해지’라는 애매모호한 방침만을 고수하고 있을 뿐, 사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업체가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는데 계약해지를 통보하는 것은 너무 매정하다는 입장인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온정주의가 그동안 서민들에게 취해졌던 각종 행정처분에도 동일하게 적용됐는지도 의문이다. 이처럼 건설업체에게만 적용되는 온정주의라면 제주시는 행정기관으로서 자격을 상실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또한, 이도2지구 사업시행업체의 고도제한 완화 요구에 대해서도 당초 계획인 23m에서 36m로 변경함으로써 사실상 행정 집행의 일관성을 잃고 있다. 12층 높이인 36m는 현재 개발 중인 삼화지구의 공동주택 필지에도 적용된다. 삼화지구가 이도2지구보다 낮은 고도에 위치한 것을 감안한다면 이도지구 공동주택 필지의 고도를 삼화지구와 같게 책정한 것은  건설행정의 일관성에 위배된다.


이도2지구 개발사업은 체비지 매각저조 → 고도규제 완화 → 체비지 최고가 매각 → 매각대금 미납사태로 설명되는 일련의 상황 이외에도 앞서 밝힌 것과 같은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제주도내 주택보급률이 이미 100%를 넘어섰음에도 마구잡이식 개발과 건설업체 간 경쟁을 행정이 부추김으로써 이미 경제성을 잃은 개발사업이라는 데 있을 것이다.


 


(이 기고문은 2월 20일자 제민일보에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