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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변호사회의 해군기지 활동은 이데올로기 문제를 간과한 결과?















기고>   '해군기지 이기주의로 풀어야 하나'를 읽고
고유기 <제주참여환경연대 사무처장>







2009년 10월 12일 (월) 20:02:44 제민일보 webmaster@jemin.com















   
 
   
 
고계추 제주도개발공사 사장의 10월 12일자 칼럼 '해군기지, 이기주의로 풀어야하나'는 해군기지 문제를 집단이기주의 문제로 규정하고 있다.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강정주민들은 이미 해군기지뿐만 아니라 어떤 개발시설도 반대한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주민들은 해군기지가 정당한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금이라도 주민투표를 통해 찬성표가 단 한 표만 더 나온다면 그날로 반대활동을 접겠다고 하고 있다. 이것을 이기주의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강정주민들의 정확한 의사도 파악해보지 않고 이를 '이기주의'로 규정하는 글을, 그것도 기관장 자격으로 쓸 수 있는지 의문이다.

나아가, 고계추 사장은 해군기지 문제를 '보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이데올로기 관련 사안' 이라고 선언하고, 이 중심에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있으며 여기에 '일부 재야단체'가 동참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기주의 주장도 문제지만, 해군기지 문제의 본질은 이데올로기이며 이 중심에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을 중심으로 일부 재야단체가 있으니, 해군기지 반대가 '지역주민 일부 피해의식'에서 나온 반대로만 이해하고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치 강정마을 주민의 반대가 천주교 등의 사주에 의한 것인냥 몰고 가고 있다.


궁극적으로 고계추 사장의 글은 최근 지방변호사회의 해군기지 관련 활동을 겨냥하고 있다. 해군기지 문제가 천주교와 일부 재야단체에 의한 이데올로기 사안이니 만큼, 변호사회가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의 요지이다. 지방변호사회가 사안의 본질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이 문제에 천착하고 있다는 뉘앙스다. 그러면서, 그가 제시한 해법은 '지방정부보다는' 중앙정부가 적극 나서서 해결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해군기지는 국가사업이니 만큼 중앙정부의 책임이 크다. 그러나 개발공사 사장의 입장에서 이런 논지를 펴려면, 여론조사를 통해 스스로 결정했던 지방정부의 책임도 겸허하게 거론해야 한다.

고 사장의 사실관계나 표현방식도 문제다. 천주교는 정의구현사제단 차원이 아닌, 제주교구차원에서 이 문제에 관여해왔다. 평택과는 다르다. '일부 재야단체'라는 표현은 민주화 운동과정에서 격렬한 투쟁을 벌였던 과거 이미지를 교묘히 동반한다. 민주화운동의 시대적 정당성을 훼손함과 더불어, 오늘날 시민단체들의 역할을 부정하는 언사로 비친다. 필자에게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스스로의 경직된 인식을 고백하는 것으로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