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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협의회에 도민참여 이뤄져야


 

제주도와 도의회의 첫 정책협의회와 관련한 논평




제주도 당국과 도의회 간의 첫 정책협의회가 어제 개최되었다.


우선, 그간 불협화음을 겪던 도 집행부와 의회가 공식적인 테이블에서 각각의 최고 수장이 주관한 정책협의회가 제도적으로 마련되었다는 것에 민주적 정책결정과정의 진일보라고 평가한다.



다만, 도의회가 정책협의에 임하면서, 어떤 상임위의 경우는 위원 전체의견을 모아 이를 내고, 또 어떤 상임위는 위원장 개인의 의견처럼 피력되는 식의 아직 덜 갖춰진 모습도 보였다. 심지어 일부 의원은 상임위원장 자격임에도, 의원개인의 의견을 누가 봐도 준비되지 못한 구두화법에 의존한 모습을 보여 다소 실망스럽기도 했다.


더욱이 의원별 의견과 질의에 대해 도지사가 일괄답변하는 과정은 도 당국이 정책협의회를 별로 중요하지 않은 요식절차로 받아들이는 인상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 모든 문제가 첫 정책협의회라는 점에서 충분히 보완될 가능성이 있고, 정책협의회 발전에 기대를 표하며,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정책협의회 의제선정과 협의과정에 도민의 의견수렴이 반영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의제선정 과정에 도민의 다양한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의제선정과정에서부터 창구를 열어야 할 것이다. 어제 정책협의회에 상정된 안건은 제주사회의 모든 중대 현안이 총망라된 듯 보인다. 그러나 그만큼 논의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느 의원이 지적했듯, 요즘과 같은 경제위기국면에서 도민의 살림살이와 관련된 실물경제 분야의 ‘숨은 안건’들이 발굴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니면, 최소한 도와 의회가 사전 조율된 정책협의회에 의제에 대해 일정 기간 도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토대로 정책협의에 나선다면 보다 효과적이고 또한 도민의 입을 빌어 집행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주문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정책협의회는 의제선정 - 협의 - 협의결과 반영의 전 과정이 도민의 참여와 알권리를 충족하는 차원에서 면밀히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도민이 정책협의회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 의제에 따라 관련자 직접의견이 필요한 경우 당사자 출석을 요청해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관련 조례가 보완되었으면 한다.



셋째, 정책협의는 구체적인 쟁점협의가 되어야 한다. 어제의 경우처럼, 모든 사안에 대한 현황보고와 질의 방식으로 계속 간다면, 정례화된 정책협의회를 거듭할 수록 도민의 기대와 관심에서 멀어져 결국 실효성을 상실하고 오히려 도나 의회 모두 명분용이라는 비판에 처하게 될지도 모른다. 어느 의원이 지적했듯, 정책의제에 대해 구체적인 쟁점을 놓고 충분하고도 깊은 협의가 투명하게 이뤄지는 입체적이고 열린 장이 되어야 한다.



네째, 정책협의회 과정이 모든 도민에게 생생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제 협의회는 도의회를 찾지 않는 도민들은 전 과정을 생생하게 살필 수 없었다. 따라서 인터넷 의사중계 시스템을 활용한 인터넷 중계, 케이블 TV와 의회 케이블망을 이용해 어디서나 이를 시청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우리는 도와 의회간의 정책협의회가 자치의 수준을 높이고 도민들의 실질적인 참여를 일궈내는 제도적 기반으로 발전해 나가길 진심으로 바라며, 앞으로도 이에 주목해 나갈 것임을 밝힌다. 





2009. 4.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