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일 강승화 국제자유도시본부장이 ‘제주지역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기고를 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외국인 투자기업의 효과가 초기단계지만 제주경기 활성화와 고용유발등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일부에서 우려하는 중국자본의 유입과 부동산 잠식 등은 정책에 대한 이해와 정보부족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그런가하고 수긍이 갈 법도 하다. 그래서 그 이해를 좀 넓혀보고자 강 본부장이 근거로 내세우는 한국은행과 국토교통부의 자료를 찾아보니, 필자는 강 본부장의 말씀을 더욱더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다.
지난 2월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성과 평가 및 향후과제] 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외국인 및 기업의 투자, 에 대한 현황을 상당히 비관적으로 평가하는 내용을 담았다.
한국은행의 보고서에 의하면 2006년 이후 관광지 개발 등의 용도로 총 4조 6천억원의 투자를 유치하였으나 이중 실행된 투자실적은 3천억원 수준”으로 약 6.5%의 실투자가 이루어졌고, 제주지역의 외국인직접투자 규모 자체가 타 지역에 비해 크게 작으며 전국평균의 ⅓ 수준이다.
한국은행 보고서 중 가장 유심히 바라봐야할 부분은 투자도착률(도착금액/신고금액)인데, “16개 시도중 최하위 수준이고, 2008년~2010년 중 실제 투자된 금액(9천8백만달러)중에서도 토지구입 등에만 활용되고 공사 착공이 이루어지지 않은 부분이 전체의 98%(9천6백만달러), 이에 따라 실제 착공이 이루어진 외국인직접투자(2천1백만달러)의 경제적 효과는 생산유발효과(명목) 26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실질) 15억원에 그침”이라는 내용이다.
강승화 본부장은 이러한 외국인 투자의 효과로 인해 제주경기가 활성화 되고 있고 고용유발효과도 나타난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았는데, 한국은행 보고서의 내용을 읽고난후 희망보다는 암울함을 느끼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강 본부장은 나아가 국토교통부의 자료를 근거로 “제주의 외국인 부동산 보유비율은 금액기준 0.8%, 면적기준 4.3%로 전국평균에 못 미치고 있고, 제주 내에서 미국 일본 중국 순으로 0.1% 수준이다. ”라고 하는데, 조선일보에 따르면 2012년 말 이미 금액면, 누적취득건에서 모두 중국인이 미국인을 앞질렀다. 2010년 이후 부동산 투자이민제로 중국인의 제주토지 보유증가율은 5년간 90배에 달한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학계, 시민단체들이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던 외국인투자, 특히 중국인의 제주 토지 보유증가는 단순히 정책에 대한 이해부족과 부정적 견해로 치부해버릴 성질의 것이 아니다. 오히려 IMF와 2008년 세계경제위기를 겪고 나서도 자신들의 실적을 위해 생산적 자본과 투기자본도 구별할 능력도 없이 투자유치에만 급급하는 공직자들의 구시대적 관료성이 이제 도마에 올려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더욱 전문성, 장기적 안목 등 심히 의심되는 수준인 공직자들이 내세우는 모델링(modeling), 특히 향후 2차 종합계획에서 벌어질 중국자본유치 올인 정책은 심각히 재고되어야 한다. / 김현국 제주참여환경연대 정책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