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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철 칼럼> 7대자연경관 치적 쌓기에 급급한 우근민 도정 '난독증'


틈만 나면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세계 7대자연경관 치적’을 홍보하기에 여념이 없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의 국가브랜드지수를 가지고 또 한 번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정작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 내용을 자세히 보면, 어이없음을 넘어 안쓰럽기까지 하다. 우근민 도정이 지난 3년간의 성과가 세계 7대자연경관 밖에는 없는 것인가. 아니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전에 비판을 차단하기 위한 노림수인가.

지난 7월말 우근민 도지사는 삼성경제연구소의 2011년 국가브랜드지수 조사결과를 가지고 세계7대자연경관 치적 홍보에 나섰다. 우선 이 보고서는 2012년 2월 2일에 발표된 1년 하고도 5개월이 지난 보고서이다. 오래 전 보고서의 한 부분을 보고 홍보거리를 찾았다는 기쁨에 서둘러 이야기 했는지 모르겠지만, 전체 내용을 보면 국가브랜드지수 상승과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의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이 보고서 7쪽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다양한 국제행사 개최, 국제적 유명인사의 부상(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연임 등), 세계7대자연경관에 제주도 선정, 해외에서의 K-POP 인기 등의 성과로 '유명인', 현대문화', '전통문화/자연'에 대한 자화상이 전년 대비 상승" 이라고 쓰여 있다.

이 내용을 보고 우근민 지사는 "국가브랜드 상승 이유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와 한류, 마지막이 제주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이 3가지 때문이었다는 결과가 나왔다"라고 했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대목이 '자화상(自畵像)'이라는 것이다. 자화상이라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자평(自評)이다. 국내의 평가이고, 국외의 평가는 '타화상(他畵像)'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당연히 국가브랜드 상승은 국외의 평가가 중요하다. 우근민 도지사는 국내의 평가를 가지고 마치 이것이 국가브랜드 상승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부풀리고 있다.

우근민 도지사가 강조한 부분 뒤로 바로 두 단락 뒤의 보고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프라', '전통문화/자연'부분에 대한 실체와 이미지 평가가 2010년 대비 상승했으나, 해외의 평가는 낮아 실체를 개선해 격차를 축소할 필요"라고 쓰여 있다.

여기서 우근민 도정의 난독증이 보이는 것이다. 결국 국내의 평가와 해외의 평가의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보고서의 9쪽을 보면 "국내(자화상)보다 해외(타화상)에서 더 우호적으로 평가되는 '정책/제도', '국민' 부문의 실체를 단기적으로 집중 개선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대목이 있다. 결국 해외에서의 평가가 높은 분야는 따로 있다는 이야기며 이에 근거하여 국가브랜드 상승의 원인을 꼽고 있는 것이다.

우근민 도정의 업적을 애써 폄하할 의도는 없다. 하지만 입맛에 맞는 부분만을 끌어 들여, 전체 보고서 내용을 뒤 바꾸는 우스운 꼴을 보이는 것은 결국 제주도정과 제주도민의 품격을 끌어 내린다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우근민 도정이 세계7대자연경관에 대한 치적을 홍보하려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 최소한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과정에서의 예비비 전용의 문제와 투표과정에서의 과도한 동원행정,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이벤트의 실체를 도민과 국민에게 정확히 알리지 않은 점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있고 난 후, 치적에 대한 홍보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여전히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과정의 문제를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우근민 도정은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이후, 그 성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 점에 대해 ‘시민단체의 의혹 때문’이라고 했다. 세계7대자연경관 후속사업에 대한 예산을 시민단체의 의혹제기로 중앙정부가 편성해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의 의혹제기로 국가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다면, 4대강 사업은 어떻게 거대한 예산이 편성되었는지 궁금하다.

우근민 도정은 안쓰럽기까지 한 세계7대자연경관에 대한 치적 홍보를 하는 것보다, 제주가 전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람사르 습지에 대한 관리와 홍보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이 자랑거리에 대한 제주도의 보전과 관리는 상당히 미흡하다고 평가한다. 다른 나라의 보호지역의 관리와 이용에 대해서 연구하고 제주도민들과 이 보물을 지켜나가는 노력을 하는데도 시간이 부족하다. 부디 손에 든 것이 '옥'인지 '석'이지 냉철하게 보시기를 바란다. /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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