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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개발광풍에 절울이가 운다


<홍영철 칼럼> 송악산에 추진되는 중국자본의 대규모 콘도·호텔 건설

 

  
▲ 분양형콘도 예정부지.

송악산의 다른 이름 ‘절울이’... 해안가 절벽에 부딪히는 파도소리가 우는 것 같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절울이’는 수중에서 화산이 폭발하여 형성된 수성화산 위에 육상화산이 분출해 형성된 이중화산이다. 지질학적으로도 가치가 높으며, 경관적으로도 마라도가 바라다 보이는 곳에 위치해 제주도민 모두가 아끼는 오름이다. 또한 일제강점기 알뜨르비행장, 고사포진지, 해안 진지갱도와 예비검속 시 비극의 학살터인 섯알오름을 거느리고 있는 오름이다. 최근에는 해안 진지갱도가 계속 붕괴되고 있어 도민들이 걱정하고 있는 곳이다.

이 절울이에 대규모 개발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중국자본이 분양형 콘도와 호텔을 짓겠다는 것이다. 최근 입지타당성 검토를 거쳐, 곧 환경영향평가 심의로 돌입할 예정이다. 예전부터 이 지역에 개발계획이 있었던 곳이라 이 계획을 둘러싸고 많은 갈등과 파장이 우려된다. 특히, 콘도와 호텔이 계획되어 있는 곳은 절울이 외륜(外輪: 이중화산 구조에서 육상화산의 바깥쪽을 바퀴처럼 둘러있는 수성화산체)의 사면이고, 호텔은 동알오름을 깎아야만 만들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장을 가 보신 도민이라면 계획된 입지가 얼마나 부적절한지 공감하실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이곳은 오름의 일부임에도 유원지로 지정돼 있어 법적으로 개발이 가능한 상황이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제주전역에 대한 GIS 작업을 하면서, 유원지로 편입되어 개발이 가능해졌다. 이 계획이 통과되면 최초의 오름사면에 들어서는 건물이 될 것이다. 심지어 호텔이 예정되어 있는 부지는 동알오름 일부를 훼손해야만 건축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 지역주민들은 콘도와 호텔이 들어설 경우, 정체되어 있는 지역개발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하는 분들도 있다. 그래서 일부 주민들은 이 개발계획에 찬성하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 반면에 반대하시는 주민들도 있어서, 이후 이 곳을 둘러싸고 지역주민간 극심한 갈등이 예상되기도 한다.

 

  
▲ 호텔 예정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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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정부지 위성사진.

제주도는 최근 절상대보전지역 조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절울이 주변에도 일부 절대보전지역으로 추가된 지역이 있으나, 누가 보더라도 명확한 오름이 절대보전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이대로 가면 여러 논란은 있겠지만, 개발이 예정했던 대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 개발에 있어서 우려되는 부분은 우선, 오름파괴다. 절울이 외륜사면과 동알오름이 콘도와 호텔신축으로 훼손될 것이다.  그러면 이후 절대보전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오름에 대한 개발행위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 한 가지는 지질적 문제다. 수성화산체를 이루는 응회암 지층은 매우 연약하다. 모래가 뭉쳐있는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절울이 해안 진지갱도가 계속 무너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 곳을 개발하기 위해 중장비와 공사차량이 드나들 것이고, 터파기로 인한 진동이 고스란히 연약한 지층에 전달되어, 절울이 해안 붕괴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예전에 차량의 통행으로 인해 붕괴가 심각해, 현재 대부분의 차량 통행을 중단시켰으나, 진동의 여파인지는 불명확하지만 최근 붕괴현상이 빈번하고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후, 공사로 인해 발생되는 진동까지 겹쳐진다면 추가 붕괴로 인한 훼손과 안전사고의 위험까지 예상된다.

우리는 ‘개발이익’이라는 말에는 익숙하나, ‘보전이익’이라는 말은 낮설다. 그 이유는 ‘개발이익’은 단기적으로 눈에 보이고 직접적인 반면, ‘보전이익’은 장기적이고 간접적이기 때문이다. 어느 것이 절대적으로 크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이 지역이 개발된다면, 단기적으로 이곳의 지가가 상승하고 지역 상가에 일정 정도의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하지만, 이 지역 경관이 사유화되고(올레길 일부도 잠식), 후손들에게 물려줄 유산을 잃는 것이다. 한편 우리 눈에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지만, 이미 이곳은 ‘보전이익’을 누리고 있다. 올레길이 이 곳을 지나면서 간접적으로 지역자산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이후의 미래도 주민들이 결정하는 권리를 가지고 갈 수 있다. 보전을 하면서 주민들의 협력으로 보전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도 많다.

제주도정은 지역의 주민들이 주인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지원해야 한다. 저개발국가식의 자본유입개발은 제주도에 적절한 방식이 아니다. 다행히 이 지역개발계획이 철회된다면 제주도가 적극 나서서 중국자본에 팔린 땅을 매입하고, 지역주민과 함께 보전하면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개발환상에 사로잡혀 제주의 미래를 망쳐서는 안된다. /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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